4년 만에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尹 대통령 축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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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협회, 2일 제59회 방송의 날 축하연 개최
윤석열 대통령·한덕수 국무총리 불참...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국무총리 축사 대독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59회 방송의 날 축하연이 열리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59회 방송의 날 축하연이 열리고 있다.©한국방송협회

[PD저널=장세인 기자]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4년 만에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에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는 없었다.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일정상 불참하고 여당 관계자도 대거 불참하면서 정부의 공영방송에 대한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9회 방송의 날 축하연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방송계 및 방송유관기관 인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역대 방송의 날에는 통상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전했고 대통령이 불참할 경우 국무총리가 참석해왔는데 이번 축하연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한 총리의 축사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대독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모두 방송의 날 행사에 불참한 건 이례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열렸던 방송의 날 축하연에 불참했지만 축사를 대신 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3년 열린 축하연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신문의 날 행사에 참석했으며 지난 7월 열린 인터넷신문의 날 기념식에는 최영범 홍보수석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방통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감사원의 KBS 감사 결정 등 공영방송을 향해 이뤄지고 있는 전방위 압박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덕수 총리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탈정파적 시각을 방송에 주문했다.  

한 총리는 “그동안 방송은 진실을 전하는 눈과 귀로써 국민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역사적인 순간과 국민 삶의 현장에는 언제나 방송이 함께 했다. 세계 최고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 온 방송인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 “기술과 경제가 발달하고 정치와 사회가 복잡해졌다. 숨 가쁜 시대 변화에 맞춰 방송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더 막중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이 심할수록 방송은 정파적 시각에 기울지 않고 자유 민주주의의 창달을 위한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에 헌신해야 한다. 지성이 반지성을 이기는 사회, 사실이 거짓을 이기는 사회, 무분별한 억지와 선동 대신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방송이 가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변화된 상황에 맞지 않는 법체계를 정비하고 방송시장의 발목 잡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 공영성과 신뢰성 강화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 정부와 방송인이 하나의 드림팀이 되어 새로운 황금기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2일 방송의 날 축하연이 열리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2일 열린 방송의 날 축하연에서 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김의철 한국방송협회 회장(KBS 사장)은 환영사에서 “방송의 날은 1947년 국제사회로부터 한국이 독립적인 호출부호를 받은 날이다. 방송은 국민에게 가장 친밀하고 신뢰받는 매체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청정 미디어 영역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거대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방송인들은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역량으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차세대 미래산업은 문화콘텐츠 영역이 주도할 것인 만큼 정부와 국회도 아낌없이 지원해 달라”면서 “변화된 미디어 시장 현실에 맞지 않는 낡고 불공정한 규제들은 과감히 타파하고 국가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미래 산업으로 인식하길 바란다. 방송인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창작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한다. 고품질 콘텐츠로 대한민국 콘텐츠를 건강하게 만들고 공적 책임도 충실히 감당해 나가겠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방송과 미디어 산업은 국가 핵심 산업이다.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회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방송의 자유와 독립, 공적책임을 확대하는 것은 여야를 넘어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대원칙이다. 공영방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의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의 날은 우리나라가 1947년 9월 3일 ITU(국제전기통신연합)로부터 ‘HL’이라는 독자적인 호출부호를 부여받음으로써 방송에 관한 독립적인 주권을 갖게 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제59회 방송의 날 표어는 “방송 ON, 세상을 향한 울림”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온 세상에 방송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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