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엄재희 기자] “전국~”이라는 선창이 나오자 “노래자랑”이라는 후창과 함성이 이어졌다. 17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특설무대에 모인 3천여 명의 시민들은 KBS <전국노래자랑> 새 MC 김신영 씨를 뜨겁게 환영했다. 익숙한 '딩동댕동' 실로폰 소리와 함께 오프닝 곡이 나오는 동안 김신영 씨는 연신 두 팔 벌려 박수를 쳤다.
김신영씨가 "일요일의 막내딸이 첫인사로, 잘 보이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큰절 한 번 올립니다“며 엎드려 절을 하자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이날 두번째 녹화 무대에 선 새 진행자를 응원하기 위해 연예계 지인들이 총출동했다. 가수 양희은 씨가 52년 활동 만에 처음으로 <전국노래자랑>에 게스트로 참여해 오프닝 무대에 올라 ‘참 좋다’를 불렀다. 이어 무대에 등장한 김신영 씨는 함께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며 눈가를 훔쳤다. 노래가 끝나자 김 씨는 "제가 잘 우는 편은 아닌데, 힘들 때 들었던 노래를 <전국노래자랑> 첫 방송에서 부르니 벅차오르더라"라고 말했다.
선배인 송은이 씨는 ‘정말로’를 부르고 난 뒤 “김신영이 이렇게 큰 프로그램에 자리하면서 우뚝 서 있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가문의 영광"이라며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이어 이계인 씨가 나와 주거니받거니 성대모사를 이어가며 '보릿고개'를 불렀고, "땡"이 나오자 "아버지 강철 땡이 나왔습니다"라고 해 객석에서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가수 나비 씨는 왕관을 선물하며 MC계의 여왕이 되라는 덕담을 전했다.
이날 본선에 오른 12팀의 출연자들도 각자의 장기를 뽐냈다. 입시를 한 달 남겼다는 ‘4수생’ 학생이 ‘사이다’를 부르고, 하남경찰서 경찰공무원도 제복을 입고 나와 노래를 불렀다.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처음으로 올랐다는 브레이브 걸스, 에일리와 박현빈, 박서진 등 다양한 연령대의 초대 가수도 함께했다. 악동뮤지션 이찬혁도 관객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새 진행자의 무대가 궁금해서 나왔다는 20대 커플은 “앞으로도 <전국노래자랑>을 보게 될 거 같다. 김신영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42년 역사를 이어가야 할 무거운 숙제를 떠안은 김신영 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생각한다. 나이테가 있는 나무를 한 번에 베고 무언가를 만들 생각은 없고, 나무 옆에서 자라나는 작은 나무라고 생각해주고, 나무가 키 높이가 맞으면 두 그루의 나무가 되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긴 시간 고 송해 선생님의 후임 MC를 고민한 김상미 CP는 "김신영 씨는 라디오를 10년째 진행하는 등 누구보다 성실한 점과 저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을 잘 관찰하고 그런 분들에게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점"을 MC 낙점의 이유로 들었다.
이날 30도를 넘나드는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도 관객들은 2시간을 함께 웃고 떠들며 자리를 지켰다. 김신영은 능숙하고 매끄러운 진행으로 관객과 출연자를 하나로 만들었다. '하남시' 편은 오는 10월 16일 김신영 씨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 첫 번째 방송분으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