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실패' 평가 속 조선일보 "MBC, 尹 사적 발언 사실인 것처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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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5박7일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가치외교 성과" 평가
비속어 논란 역공에 나선 여당...조선일보 "정언유착 의혹 공방"
동아일보 "야당 비판 발끈하기 전에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 

5박 7일 일정의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5박 7일 일정의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빈손 외교’ ‘막말 파문’으로 얼룩진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혹평 일색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제2의 광우병 선동’ ‘가짜뉴스’를 언급하며 메신저 공격으로 전환했지만, 26일 조간을 보면 외교라인 문책과 윤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윤 대통령이 미‧일‧독 정상과 협의를 통해 주요 현안 해결 및 신뢰 구축을 도모했다는 대통령실의 자평과 달리 ‘48초 환담’, ‘굴욕 외교’에 이어 비속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순방의 의미는 크게 퇴색됐다.  

순방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일부 보수신문은 ‘비속어 논란’에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MBC 소수노조(3노조)가 제기한 더불어민주당과 MBC 간의 유착 의혹을 부풀렸다. 

4면 <MBC노조 “박홍근 尹발언 비판, MBC 첫 보도보다 빨라”>에서 “해당 영상을 촬영한 풀 기자가 MBC A 카메라 기자였는데, MBC가 첫 보도를 하기도 전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공식 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하고 나온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라며 MBC 3노조의 주장을 전했다. 

3노조는 MBC 디지털뉴스가 동영상을 최초로 업로드한 시각은 오전 10시 7분인데, 박 원내대표가 9시 30분에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노조의 주장을 상세하게 실으면서 "정황상 A 기자의 보고와 전파 과정을 통해 ‘대통령 비속어 발언’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사설에선 “MBC는 명확하지 않은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자막을 달아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대통령실에 정확한 발언 내용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윤 대통령은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상황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 야당도 무조건적인 대통령 때리기와 무책임한 선동 정치를 멈추고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 9월 26일 4면 기사.
조선일보 9월 26일 4면 기사.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이번 논란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기도 전에 정치권 일각의 설익은 문제 제기와 일부 언론 보도로 인한 기정사실처럼 수용된 측면도 있다. 대중은 분명하지 않은 사안이더라도 반복해 접할 경우 각인 효과에 따라 자칫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야당과 MBC에도 책임을 물었다. 

다수의 신문은 ‘총체적 외교실패’를 지적하면서 전면적인 외교 시스템의 재점검을 요구했다. 

<한겨레>는 1면 <총체적 난국 드러낸 5박7일>에서 윤 대통령의 3개국 순방을 결산하면서 “뉴욕을 떠나기 직전 불거진 윤 대통령의 욕설 파문은 국민들에게 이번 순방의 전체적 인상을 규정하는 사건이 됐다”며 “욕설 파문은 외교 정책 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논란의 발달과 이후 해명은 외교‧안보에 대한 대통령의 몰이해와 참모진의 무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라면 169석 야당을 향해 막말을 한 셈이 되는데도 대통령은 물론 참모진 입에서도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나온 게 없다. 평소 야당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 것으로 봐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되물으며 “‘외교참사’ 운운하는 야당 비판에 발끈하기 전에 발언 경위를 직접 설명하고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15시간이 흘러서야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으로 바로 잡았지만 야당을 향해 ‘이 XX들’이란 욕설을 한 본질은 그대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나서 비속어가 없었다며 대통령실 해명조차 부정하는 모습은 지나치다. ‘광우병 사태’를 언급하며 야당과 언론을 향해 역공에 나선 것도 볼썽사납다”고 비판하며 “미숙한 외교안보 및 홍보라인의 전면적 재점검이 없는 한 외교 실패는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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