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엄재희 기자] TBS 사원들이 서울시의회의 '출연금 중단' 조례안 추진에 맞서 직접 행동에 나섰다.
28일 출범한 '공영방송 TBS 지키기 사원행동'(이하 사원행동)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아 'TBS 폐지조례안' 발의로 빚어진 위기 상황을 타개해 보겠다는 취지로 결성됐다. TBS 양대 노조 가입되어 있지 않은 프리랜서, 뉴딜 일자리 참가자 등 비정규직까지 아울러 대안을 모색해보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110여 명이 사원행동을 지지한다고 힘을 보탰다.
28일 상암동 TBS 앞에서 열린 사원행동 출범식에는 사원 20여명이 ‘갈등과 분열을 잠시 멈춰요’, ‘공영방송 말살 시도에 단호히 맞서요’, ‘함께 일하고 뜨겁게 연대해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참여했다.
사원행동 대표를 맡은 주용진 PD는 “사실 어떻게든 되겠지, 누군가 나서겠지 생각하고 있었다. 다들 각자 업무만으로 버겁고 하루를 살아가는 게 바쁜데,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조례 폐지안이 상정됐고 정신차려 보니 우리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 속에서 잃어버린 TBS의 본질을 수면위로 올리고 싶었다. 노조가 당당히 앞서서 싸울 수 있게 사원들끼리 밀어주고 싶었다. 그 가운데서 사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동네 라디오> 시민PD로 활동했던 황호완 씨는 “재난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현실에서 TBS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실마리가 보이는데, 예산 삭감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지역공영방송으로서 TBS 역할이 무엇인지 어떤 방송을 만들고 어떤 시민을 만날지 지금부터라도 사원행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진수 TBS협회장은 “연초에 예산 삭감으로 프로그램 3개를 폐지하고, 재방송을 늘리는 개편을 단행했다. 가을 개편에서 3개 프로그램이 재방송으로 대체되면서 생방송 프로그램은 3개만 남게 됐다“며 “우리의 운명을 다른 누군가의 손에 맡길 수 없다. 이 난관을 구성원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사원행동)에 많은 참여와 지지를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제 TBS 사원들이 직접 나서 말하겠다.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콘텐츠를 일궈왔는지, 왜 서울공영방송이 필요한지. 지금 벌어지는 정치권의 압박이 얼마나 부당한지 이야기하겠다”며 “ 수도권형 지역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저널리즘은 어때야 하는지, 그리고 그 가치에 맞게 제작되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의회에 공영방송 특위 설치를 요구하는 한편 국민의힘에는 "공영방송 말살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영진에는 지역공영성 강화를 위한 내부 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특별기구를 설치해△ 지역 공영성과 시민참여 강화 △ 시사 보도 제작 가이드라인 재정비 △ 재원 다각화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이 11월 서울시의회 정례회 전에 논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출범식 이후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규탄하는 선전전을 진행한 사원행동 측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지지 서명운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