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지원자 불만" 기사 삭제 요청한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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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극소수 일부 커뮤니티 댓글 인용해 채용 업무 방해"
미디어오늘, “공채 제도 문제점 환기 목적...'기사 삭제' 과도한 요구”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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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장세인 기자] EBS가 공개채용 지원자들의 반응을 취재해 공채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사에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

EBS는 19일 <미디어오늘>의 <1~4차 전형에 2개월 인턴까지 거치라니 지원자 부글거리게 만든 EBS 공채>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미디어오늘>은 극소수의 일부 커뮤니티 댓글 등을 언급하며 ‘지원자 부글거리게 만든’, ‘지원자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등의 내용으로, 마치 EBS 직원 공개 채용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인되도록 하여 EBS의 직원 채용 업무를 방해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19일 해당 기사를 통해 “2022년도 EBS 공개채용(공채)에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1차 서류전형 대신 시행하는 AI 인적성 평가, 독서평가에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새로 생긴 최종 전형 절차인 ‘2개월 채용형 인턴’에 대해 ‘사실상 7차 전형’, ‘지원자 배려가 없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EBS 공개채용은 서류평가 대신 ‘AI 인적성 평가’와 ‘직무·문해력·독서평가’가 신설됐다. 4차 임원면접 이후에는 채용형 인턴 2개월 과정이 예정되어 있고, 심의 및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미디어오늘>은 언론인 지망생 커뮤니티인 다음 ‘아랑’ 카페에 올라온 “(1차 ‘AI 인적성 평가’) 마지막 문항 대답하다가 오류나서 그냥 꺼졌다”, “긴 채용 절차, 게다가 바로 채용이 아닌 인턴직으로 뽑는 상황에서 이리 복잡하게 절차 진행하는 것이 맞나 싶다" 등의 댓글과 지원자 인터뷰를 통해 EBS 공채와 관련한 반응을 담았다. 

미디어오늘 10월 19일자 보도.
미디어오늘 10월 19일자 보도.

EBS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 “‘아랑’이라는 커뮤니티에서 3명 내외의 게시자가 대화한 내용과 현재는 사라진 5개의 캡쳐 내용을 근거로 기사화했으며, EBS 지원을 포기했다는 1인과 응시자 1인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며 “이번 EBS 1차 전형에서 3천명이 응시했다. 지원자수가 오히려 올해에 작년보다 1천명이 더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2개월 인턴 전형'에 대한 지원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타 지상파 A사의 경우에는 2차 전형과 3차 전형 중간에 사전과제를 추가하는 등 더 복잡하며, 전형 기간도 EBS보다 한 달이 더 소요된다. 다른 지상파 B사의 경우도 6주간의 인턴을 거쳐야만 최종면접 응시기회가 주어진다”면서 “일반 기업의 채용형 인턴 기간은 평균 4개월이나 EBS는 2개월”이라고 주장했다.

기사 내용을 반박한 EBS는 "공개채용 절차에 불신을 줄 수 있는 보도"라며 기사삭제까지 요청했다. 

<미디어오늘>은 EBS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기사에 과도하게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미디어오늘> 측은 “취재과정에서 EBS의 입장을 충분히 청취했고 기사에도 반영했다. 그럼에도 EBS는 채용절차에 불만을 가진 소수의 목소리를 과장했다고 주장하면서 취재기자에게 소송을 운운하고 기사 삭제와 같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EBS 채용 진행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공영방송의 공채 제도로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미디어비평 매체로서 공채 제도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기 위한 보도였다. EBS의 기사 삭제 요구는 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재 과정에서 '소송 제기'를 언급한 EBS가 법적 대응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EBS 관계자는 “기사 삭제 요청 이후 <미디어오늘> 측으로부터 아직 연락이 없는 상태인데, 공이 그쪽으로 넘어갔으니 상황을 봐서 대처할 예정”이라며 “채용 담당 부서에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고, 현재 채용을 진행 중인 엄중한 상황이라 심각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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