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있으나 북한 알기에 한 걸음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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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특별기획 「김승규의 평양리포트」

|contsmark0|서울방송이 특별기획으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내보낸 「김승규의 평양리포트」는 남북 분단 후 반 세기만에 최초로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방북하여 북한 명소를 소개한 프로그램이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된 「평양리포트」는 북한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찍은 화면을 보며 패널들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이 프로는 ‘북한 기행물’로서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예컨대 외국인의 취재를 통해서나 겨우 볼 수 있었던 평양시내의 풍경과 만경대, 학생소년예술궁전, 묘향산, 단군릉, 평양성,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등 평소에 접하지 못한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 리포터가 북으로 직접 들어가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북한쪽 수행원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인터뷰도 격의없이 진행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남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프로그램이라는 데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평양리포트」는 일종의 북한기행물로서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한계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입국이기에 북한쪽과 합의한 일정과 취재라인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북한 이면에 있을 수 있는 구석구석의 작은 부분을 살피지 못하고, 널리 알려진 명소의 ‘탐방기행’으로 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사회에 대한 아무런 이해없이 마구잡이식으로 필름을 해석하는 패널들의 엉뚱한 얘기들은 이 프로그램의 질을 더욱 떨어뜨렸다. 특히 제2부에서 한 패널이 “북한 청소년들이 굶고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공연)에 출연한 아이들은 특별히 잘 먹이나요?”하며 필름내용과는 상관없는 질문을 던졌고, 제5부에서도 영화배우인 패널이 “왜 우리나라 영화같이 다양한 내용을 찍지 않는가?”라는 사회주의 영화에 대한 몰상식을 드러내는 우문을 던져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리고 남과 북의 화해를 위해 적합치 않은 “북한에도 그런 것이 있나”하는 식의 멘트도 군데군데 들어가 있었다. 보수층들의 북한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 이런 질문들은 반공교육을 위해 그동안 많이 들어왔던 짜여진 멘트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그러나 제작진의 몇 가지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패널들의 적합치 못한 대화 속에서도 북한의 명소를 최대한 사실 위주로 보여주려 했고, 객관적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제5부 조선예술영화촬영소 편에서는 프로그램 끄트머리에 “북한영화는 사회주의의 예술 작품이므로 우리의 영화와는 다르다”라는 내용의 자막을 삽입해 공정한 시각을 유지하려는 세심함을 보여줬다.일부에서는 “수십만 달러를 주어가며 그런 촬영을 해야 했나?”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포장된 현실의 모습을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찍어와야 하느냐”라고도 한다. ‘언론사들마다 지나친 경쟁의 바람이 불어 북한측에 지나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지나친 경쟁과 돈주고 찍어오기식의 북한 관련 촬영물들이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동안 폐쇄적이던 언론의 북한접근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북한 관련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나름대로의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알기가 보다 객관적이고 빈번하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contsmark1|※ 김승규 씨는 우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양리포트가 방영된 후 시청자들이 큰 반응을 보여 놀랐다”고 말했다. 촬영분 가운데 방영되지 못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었나하는 질문에 “편집상의 문제로 잘려나간 ng그림과 일반적으로 봤을 때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그래서인지 북한쪽의 선전이 담긴 장면이 삭제되어 방영된 듯한 인상을 주었다. 또한 “이 프로에 대한 반향이 크게 일어 원래 이어서 내보내려 했던 평양리포트 종합편을 잠시 시간을 둔 후 상황을 지켜본 뒤 내보낼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관련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의 기준이 되는 객관적 잣대가 없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내보내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속내를 내비췄다.|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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