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민생’ 안 보인 경제회의...조선일보 “절박한 상황과 거리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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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중계' 비상경제민생회의서 대출 규제 완화 등 대책 내놔
동아 "성과 나열에 많은 시간 할애"...한겨레 "‘쇼’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비상’과 ‘민생’이 보이지 않은 비상경제민생회의였다. 28일 조간은 전날 생중계된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27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각 부처는 ‘무주택자‧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까지 허용’(금융위원회), ‘중도금 대출 기준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조정’(국토교통부), ‘30인 미만 영세업체 연장근로제 일몰 2년 연장’(고용노동부) 등의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부처의 산업부화’를 독려했다.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서비스부로, 국방부는 방위산업부, 국토교통부도 건설 산업부가 돼야 한다”며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뛴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쇼를 연출하는 건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정치쇼”라는 혹평이 나왔다. 

28일자 아침신문은 비상경제회의에서 나온 규제 완화 방안을 비중 있게 전했지만, 평가는 박했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3각파도가 닥친 상황에서 절박함과 위기감이 보이지 않고, 민생고 해법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일보>는 4면 <윤 대통령 “민생경제 안정 최우선”…전 부처의 산업부화‘ 강조>에서 “답보 상태인 국정 지지율 반등을 위한 ’보여주기식 회의 생중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선 인수위 때부터 밝혀온 국정과제보다 더 나아간 비전 등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1면 <민생 대책이라며 ‘전 부처 산업부화’>에서 “회의에서는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와 채권시장 불안 △미국의 인플래이션 감축법 대책 △경상수지 악화 문제 등 시급한 위기는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며 “평택 SPC 제빵공장 노동자 사망 등 연이은 산업재해 문제나 고금리로 인한 서민층 부담 경감 완화 대책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한겨레 10월 28일자 1면 기사.
한겨레 10월 28일자 1면 기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경제 불확실성 속에 대기업들까지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투자 축소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위기 돌파 전략은 무엇인지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생중계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추경호 부총리는 ‘복합위기 직면’ ‘잠재성장률이 2% 내외까지 낮아진 상황’ 등 위기 진단을 내놨지만 그에 걸맞은 논의로 이어지진 못했다. 경제와 민생위기를 진단하고 공유하기보다는 ‘2차전지 수주금액 560조 원’ ‘올해 방산 수출 130억 달러 달성’ 등 일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의 성과를 나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그러다보니 ‘자금대란’ 등 경제주체들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절박한 이슈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과 대책 제시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비상스럽지 않았던 비상경제회의>에서 “‘비상’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와 수출, 해외 건설 확대 방안 등이 주 내용이어서 자금 경색에 숨이 넘어갈 지경인 금융시장의 절박한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5개월여간 윤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경제 위기에 대응해 왔는지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쇼 연출하는 거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이 위중한 시기에 국민 눈에 정부가 보여야 한다.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민간이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복합위기 상황’이라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출 활성화’가 핵심이라는 말로 방향을 이끌어갔다. 세계 경제가 빠른 속도로 후퇴해가는 국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져,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며 “윤 대통령은 ‘쇼는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는데, ‘쇼’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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