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첫 신속심의 ‘뉴스공장’, 중징계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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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소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주의' 의결
"의혹 제기에 신속심의 부당...집권여당 위한 심의인가" 지적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출처 : PD저널(http://www.pdjournal.com)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PD저널=엄재희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이태원 참사’ 신속심의 첫 번째 안건으로 다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했다. 
   
22일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회의에서 다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보류한 이태원 참사 신속 안건 7건을 심의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선 ‘주의’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올리기로 하고, 참사 당시 자극적인 영상을 보도한 지상파 3사 특보는 차기 회의에서 의견진술을 거쳐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5일치 방송을 묶어 심의를 받았다. 민원인은 ‘과거 일방통행이었는데 이번에 안 했다’, ‘(소방대응 3단계까지) 2시간 걸렸다’, ‘대검에서 부검 시 마약검사할지도 모른다’ 등의 발언에 심의를 신청했다. 방송심의 규정 ‘공정성’, ‘객관성’, ‘재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조항이 적용됐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오인환 PD는 과거 이태원 할로윈데이에 경찰의 통제가 있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TBS가 과거 직접 할로윈데이에 해당 거리에서 직접 취재한 영상을 확보해 보도했다”며 “국회에 제출한 경찰의 방역대책을 보면 코로나방역 임무만 부여받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추천의 김우석 위원과 황성욱 위원은 참사의 원인과 관련해 제작진을 집중 추궁했다. 황성욱 위원은 "TBS 방송 제작진들은 이번 이태원 참사 원인은 마약수사라고 그렇게 판단을 내리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김우석 위원도 "참사가 마약수사와 관련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제작진의 의견을 직접 물었다. 이에 오 PD는 "다양한 검증이 필요한 의혹을 제기했을 뿐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어준 씨가 너무 독주하는 거 아닌가“, "당당하면 김어준 씨가 (의견진술 절차에) 나오라는 것” 등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를 겨냥한 질문도 이어졌다. 

오인환 PD는 “공정방송위원회를 설치하고 실효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마련한 제작가이드라인에 부족한 부분이 있어 2차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원인이 심의를 요청한 ‘한미일 군사훈련’과 관련한 진행자의 발언도 심의 대상에 올라 김우석 위원이 제작진에게 “북핵 문제를 진짜 심각하게 생각하나”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뉴스공장> 심의와 의견진술이 이태원 참사 신속심의와 무관한 내용과 질의로 채워지면서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객관성·공정성 조항 위반 안건을 신속심의에 올리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윤성옥 위원은 “이태원 참사 원인은 정부에게 요구해야 하는 것이지 제작진에게 소명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며 “오늘 심의가 희생자들을 위한 내용인지, 집권여당을 위한 것인지 판단해봐야 한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민영 위원은 "심의규정 '정확한 정보 제공' 조항은 구조를 해야하는 시점에서 언론이 보도를 잘못했고 그것이 잘못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 희생자들이 많아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정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이태원 참사 관련한 안건을 보면 오히려 이 조항을 정부의 책임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틀어막는 수단처럼 되어 안타깝다"고 했다. 

'객관성' '재난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조항 위반으로 올라온 심의 안건에 대해 이견이 드러나면서 해당 조항이 적용된 KBS <뉴스9> <주진우 라이브>는 전체회의에서 제재 수위 등을 정하기로 했다. 

<특집 뉴스9>는 윤 대통령에게 최초보고된 시각이 23시 1분인데도 다음날 0시 5분에 보고됐다는 보도 내용이, <주진우 라이브>는 '작년에는 큰 행사가 있을 땐 안전선을 설치하고 경찰을 많이 배치했다'는 진행자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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