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견 생략한 윤 대통령, 조선일보와 별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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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신년사 취재진 없이 9분 남짓 진행...지난 30일 조선일보 2시간 인터뷰
한겨레 "보수 언론 골라 ‘편한’ 인터뷰...'불통' 개선 기미 없어" 비판

조선일보 1월 2일자 1면 기사.
조선일보 1월 2일자 1면 기사.

[PD저널=박수선 기자] 신년회견을 생략한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별도의 인터뷰를 가졌다.

<조선일보>는 2일 다섯 개 면을 할애해 외교·경제·정치·3대 개혁 등을 주제로 진행된 윤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 대응에는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기획-공동연습’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고, 정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도 언급했다. 

지지율 하락과 상승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답게 보이면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 같고 대통령다움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면 덜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중단에 대해선 “도어스테핑이라는 게 대통령과 젊은 기자들이 힘을 합쳐서 대국민 소통을 잘해보자는 거였는데, 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노동개혁 추진 이유에 대해선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며 “사업주에게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려고 하는 건 사업주‧자본가들이 더 투자하게 해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자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선거 때는 대통령 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며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 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용산 대통령실 청사 3층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답변 자료 없이 자기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1일 방송사들이 생중계한 윤 대통령의 신년사는 9분 남짓한 시간 동안 질의응답 없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3대 개혁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 신년사에서 통합과 협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겨레 1월 2일자 6면 기사.
한겨레 1월 2일자 6면 기사.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친 신년사와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두고 '불통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는 2일자 3면 <취재진 없이 ‘9분20초 신년사’…집권 2년 시작도 ‘불통 행보’>에서 “전임 대통령들이 통상 진행했던  신년기자회견도 열지 않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출근길문답(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대통령의 ‘일방향 소통’이 계속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들은 1월을 대국민 소통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1월 중 신년사 발표와 신년회견을 별도로 소화했다. 지난해 회견 취소 당시 ‘불편한 질문’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고 짚었다. 

<한겨레>도 6면 <기자회견 없이 9분 발표…참사 위로도 협치 메시지도 없었다>에서 “대통령실은 부처 업무보고와 국회 순방일정 등이 촘촘한 탓에 새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윤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지난 연말 1시간 40분을 할애해 인터뷰한 것과는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불편한 물음이 나올 수 있는 새해 기자회견 대신 보수 언론을 골라 ‘편한’ 인터뷰를 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매체들과도 돌아가면서 인터뷰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번 신년사 방식과 <조선일보> 인터뷰를 두고 “들어야 할 ‘귀’는 닫아버린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낸 것”이라며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윤 대통령을 따라다닌 대표적 비판이 ‘불통 대통령’이었다. 집권 2년차가 됐어도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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