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대표 후보자 공개정책설명회 평가단에게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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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대표이사 공모 10여명 지원한 듯...임추위 '비공개' 방침
"공개정책설명회도 비공개 여부 논의"...2019년 사장 선임 때는 온라인 생중계
투명성 후퇴 우려..."비공개 설명회 불필요한 오해 만들 수 있어"

ⓒ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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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엄재희 기자] TBS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공개정책설명회가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달 29일까지 대표이사와 이사 등 임원 지원자를 공개 모집한 TBS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이달 중순께 대표이사 후보자들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공모에는 십수 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체적인 지원자 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공개정책설명회의 공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TBS 관계자는 “정책설명회의 비공개 진행 여부를 (임추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공개정책설명회의 공개 범위가 일반 시민에게까지 공개하는 것인지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규정된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개정책설명회) 생중계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TBS 정관과 임추위 운영 규정에는 대표이사 후보자가 참여하는 정책설명회를 ‘공개’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임추위 운영규정 ‘대표이사 후보 특례’ 조항에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 시에는 서울특별시민평가단 대상 공개정책 설명회 점수와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 점수를 합산해 고득점자 순으로 결정한다‘고 적혀있다. 

8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대표이사 후보자 공개정책설명회에서 이강택 후보자가 시민평가단 앞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 12월 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대표이사 후보자 공개정책설명회에서 이강택 후보자가 시민평가단 앞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TBS가 독립법인으로 전환한 2019년에 처음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시민평가를 반영했다. 서울시는 당시 “출연기관 최초로 대표이사 후보자 공개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알리면서 “공정성을 기해야 할 방송사라는 특수성과 공영방송인 KBS 등 타 방송사의 사례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TBS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 공개정책설명회를 거쳐 미디어재단 TBS의 초대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설명회에 참여한 시민평가단 140명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40점 비중으로 반영됐다.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한 다른 언론사들도 후보자 정책설명회, 면접 과정을 공개한 바 있다. KBS와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성이 강한 언론사들은 공개정책설명회와 임원추천위 면접 과정을 자사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평가단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 폭넓게 공개하는 게 시민 참여 취지에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TBS 임추위가 운영 규정에 나오는 ‘시민평가단 대상 공개정책설명회’ 문구를 좁게 해석해 제한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경우 투명성 후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출연금 대폭 삭감, 출연기관 퇴출을 목전에 둔 TBS 내부에선 현재 낙하산 사장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지원 폐지 조례안’을 밀어붙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그동안 TBS가 편파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더군다나 임추위는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장이 추천한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서울시의 입김이 대표 선임에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선영 TBS 이사장은 지난 11월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아마 5대2의 비율로 추천위원회가 구성될 것 같다”며 “(차기 대표는) 총독이 내려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조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장은 대표이사 후보자 설명회 비공개 개최 논의와 관련해 “지난번에 사장을 선임할 때는 설명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는데, 이번에 안 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다”며 “밀실에서 사장을 선임한다고 해서 서울시에 좋을 것도 없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시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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