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TBS를 떠난 김어준씨가 유튜브에 새롭게 차린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첫 방송에서 "나쁜 권력을 구축하는 카르텔에 편파적으로 균열을 내겠다"고 밝혔다. 방송 시작 전부터 구독자가 급증한 <겸손은 힘들다>는 방송 도중에 구독자 53만명을 돌파했고, 동시접속자 18만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여권의 출연금 삭감, 지원 폐지 압박 속에 지난 연말 TBS 라디오에서 하차한 뒤 김어준 씨가 문을 연 <겸손은 힘들다>는 <뉴스공장>과 동일한 오전 7시~9시에 공개됐다.
<뉴스공장>의 스튜디오와 출연진도 그대로 가져왔다.
<뉴스공장>에서 뉴스 브리핑 코너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를 진행한 류밀희 기자가 합류했고, 단골 출연진으로 꼽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첫날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어준 씨는 오프닝 멘트에서 "언론과 검찰의 진짜 힘은 보도했어야 기소했어야 일들을 묻어버리는 데 있다. 그 힘으로 기득의 카르텔이 만들어지고, 나쁜 권력이 구축된다. 그런 권력은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닥치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 카르텔에 편파적으로 균열을 내겠다.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규제에서 벗어난 김어준씨는 '5년 동안 청취율 1위를 한 자신을 쫓아냈다'고 한층 날을 세웠다.
김씨는 “방송사 전체를 인질로 잡고 같이 죽을래, 혼자 죽을래 (하는 게) 협박이 아니냐”며 나가 죽어라(고 하는데) 못 죽겠다. 더 어그레시브(aggressive)하게 인게이지(engage)하겠다. 그게 민주사회의 레귤레이션(regulation)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보인 화법을 차용해 방송의 방향성을 설명한 것이다.
지난 연말 김어준씨와 함께 하차한 주진우 전 기자는 “국민의힘이 문제제기를 한 방송이 <뉴스공장>이 1위, 2위가 <주진우의 라이브>였다. (맨 앞에서) 바람을 맞아준 김어준이 사라져서 이가 시리다. 모든 언론인들이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스트로 나온 유시민 작가는 <겸손은 힘들다>를 ‘망명정부’로 칭하면서 “망명정부, 망명방송 하기 좋은 시절”이라고 했다.
유 작가는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지만, 탄압 받는 것은 반대한다는 게 20세기 고전적인 명제였다. 대통령이 자유를 엄청 좋아하는데, 이 정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와 반대되는 사람의 자유를 없애는 게 자유다. 언론도 경쟁자가 없어지는구나, '가짜뉴스를 만드는 얘야'라고 부추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공장이 사실관계를 착오한 것도 있었고, 불완전한 주장을 한 것도 있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를 내는 방송이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갈 때 아니라고 말하는 방송이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었다. 이건 정치권력과 언론이 합작해 쫓아낸 것”이라며 “뉴미디어 출신으로 올드미디어에서 성공한 사람이 있지만, 압도적인 성공을 한 사례는 없다. 보통 올드 미디어가 붙잡는데 아무도 안 붙잡는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지금 언론은 공론장이 아니라 이해집단의 일부가 되어서 자기 이해를 관철하는 정보업체가 되어 있다”며 “중요한 뉴스 알아야 할 뉴스를 골라주고,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정보를 해석, 해설해주는 방송이 필요하다. 그런 방송을 망명방송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어준씨는 “IMF 당시에 언론이 IMF가 올수가 없다고 했던 때와 데자뷔를 느낀다. 통제밖의 정보를 계속 내야겠다. 혼자 감당하기에는 정보량이 많고, 접근할 수 없는 정보에 최대한 접근해 다른 해석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