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이사장 “무력감 느껴” 중도 사임…이사진 대폭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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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영 이사장 "'조례 폐지' 행정소송 하기로 의결했지만, 이후 진행 안돼" 14일 사임서 제출
오세훈 시장 취임 전 임명된 TBS 이사 4명도 임기 만료...인적 개편 본격화

유선영 TBS 이사장 ⓒTBS
유선영 TBS 이사장 ⓒTBS

[PD저널=엄재희 기자] 임기 만료로 오는 17일 TBS 이사 4명이 교체되는 가운데 임기가 11개월 남은 유선영 이사장이 최근 서울시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당연직 이사와 노동이사를 제외하고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전에 임명된 TBS 이사진이 모두 교체되면서 서울시와의 관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TBS는 지난 14일 유 이사장의 사임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선영 TBS 이사장의 사임서를 접수했고, 비위사실 조회 등 절차를 거쳐 수리할 예정"이라며 "후임 이사장 선임 방식은 검토를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중도 사임에는 ‘지원 폐지’ 행정소송을 둘러싼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TBS 이사회는 지난달에 TBS 지원을 폐지하는 조례안이 부당하다고 보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대표이사 선임 국면과 맞물려 이후 행정소송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선영 이사장은 통화에서 “TBS 이사회는 최고의결기관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지원조례 폐지의 부당성을 밝혀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이사회가 행정소송을 하기로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척이 없는 상황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다"며 “회사에서 의결 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사회의 의사결정권을 침해,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오세훈 시장 취임 전에 서울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됐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유선영 이사장은 ‘지원 폐지’ 조례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유 이사장은 “(이사진 교체 이후) 앞으로 이사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고, 다수의 벽을 넘기도 어렵다고 본다. 이사장과 대표이사가 새로운 (이사회) 체제에서 갈등을 빚는 것도 직원들이 볼 때 걱정스러운 사태라서 사임을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에 이어 유 이사장도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TBS 이사 11명 가운데 5명이 물갈이된다. 
 
TBS 이사회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치는 이사(5명)와 당연직 이사(4명), 노동이사(2명)로 구성된다. 방통위 추천 이사 1명과 서울시의 당연직 이사, 노동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교체되는 것이다. 박성구 감사(법무법인 태청)의 임기도 16일 끝났다. 

TBS 이사는 서울시장 추천 2명, 서울시의회 추천 3명, TBS 이사회 추천 2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고, 오세훈 시장이 임명한다. TBS 이사 선임을 앞두고 친오세훈 시장 성향의 이사가 이사회를 채우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이사진이 교체되면 TBS의 개편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회가 ‘편파방송’이라고 몰아세운 TBS는 출연금 삭감, ‘지원 폐지’ 조례의 여파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김어준씨 등 간판 진행자가 모두 하차한 뒤 TBS 청취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6일 취임한 정태익 대표는 “사내 역량 있는 전문가들로 개편 TF를 발족시키고 우리 채널의 정체성 재정립, 적합한 콘텐츠의 발굴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악화일로를 걷던 서울시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출연금을 확보하는 게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서울시는 정태익 대표를 임명하면서 “현재 TBS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의 혁신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직 혁신’을 주문했다. 

이강훈 TBS 노동이사는 "회사가 벼랑 끝에 서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는 게 가장 절박하다. 이사회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원 폐지’ 조례에 대한 행정소송은 의결한 사안이기 때문에 (새 이사들이 오면) 이사회 내부에서 다시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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