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불참한 KBS 50주년 기념식..."정치적 독립, 쉽지 않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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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 KBS 초청에도 정부·여당 인사들 모습 안 보여
김의철 사장 "공영미디어 존재 가치 증명해낼 것"

KBS 공사 창립일을 하루 앞둔 2일 KBS 아트홀에서 열린 KBS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 ⓒKBS

[PD저널=엄재희 기자] 정부·여당 인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KBS 공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의철 사장이 "지천명을 맞은 2023년에도 KBS는 정치적 독립 등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2일 KBS 아트홀에서 열린 공사창립 기념식은 1973년 3월 3일 KBS가 문화공보부 산하 방송국에서 공영방송으로 거듭난 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특히 올해 공사창립 50주년을 맞은 KBS는 '50년사' 발간, 'KBS를 빛낸 50인' 선정 등을 추진하면서 대대적으로 기념일을 준비해왔다.   

김의철 사장은 인사말에서 “지천명을 맞은 2023년에도 KBS는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있다. 정치적 독립 문제는 끊이지 않고, 2500원의 수신료는 글로벌 OTT의 맹폭 속에 그대로다”라며 “더 강력한 공영미디어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 품격있는 콘텐츠로 공영미디어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KBS가 성대하게 마련한 이날 행사였지만, 여당 인사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회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변재일‧이정문‧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리했다. 정부 쪽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김창룡김현 상임위원이 참석했다. 전임 정부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의 추천을 받은 위원들로, 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공사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도 없었고, 국무총리도 불참했다. 앞서 KBS 공사창립 30주년 행사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고, 40주년 행사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KBS는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 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한 명도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 KBS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여야의 (정치적인) 문제도 아니고, 우리 사회에서 50년 동안 크든 작든 역할을 해온 공영방송 출범을 기념하는 행사다. 여당 측 인사가 한 분도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2일 열린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그리고 남영진 KBS 이사장과 최경진 KBS 시청자위원장,장이 떡 커팅식을 하고 있다.©KBS
2일 열린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식’에서 남영진 KBS 이사장(왼쪽부터), 김진표 국회의장, 김의철 KBS 사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최경진 KBS 시청자위원장이 떡 커팅식을 하고 있다.©KBS

윤석열 정부 들어 굵직한 방송계 행사에서 정부여당의 보이콧 움직임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59회 방송의 날 축하연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관계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고, 연초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공영방송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의철 KBS 사장은 이날 KBS의 청사진이 담긴 '2040 비전'을 발표하면서 "미래의 온라인 세상 속에 공공서비스를 어떻게 확장할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며 "공공서비스의 미디어는 상업미디어가 할 수 없는 보편성, 독립성, 다양성 가치를 토대로 민주주의 사회 소통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현실에 부합하지 않은 낡은 법과 규제를 현대화(Re-vising)하고, 온라인 중심 미디어 환경에 적합하도록 콘텐츠 제작방향을 정립(Re-vitalizing)하며, KBS의 지역 거점을 단계적으로 재편(Re-structuring)해 지역 공동체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3Re 전략’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KBS를 빛낸 50인'으로 뽑힌 영광의 얼굴 중에서는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 최불암씨, KBS 50년 역사를 함께한 김동건 아나운서, 연기대상 최다 수상자인 유동근씨,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김신영씨, 한류 열풍을 일으킨 윤석호 PD가 무대에 올라 기념 트로피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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