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전주 비하 논란'에 "가이드라인 위배…제재 절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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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적절한 발언…진심으로 사과"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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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엄재희 기자]  KBS가 최근 불거진 자사 기자의 '전주 비하' 발언에 대해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 위배됐을 소지가 크다"며 사과했다. 

9일 KBS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일 라디오 경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기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해당 발언이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 위배됐을 소지가 크다고 보고 사내 심의 규정에 따라 당사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7일 KBS1 라디오 프로그램 <성공 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나왔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KBS 기자 A씨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 논란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친구 중에도 기금 운용역으로 있다가 '도저히 못 살겠다. 여기 소 냄새 난다. 돼지우리 냄새 난다' 그러면서 올라온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그러면서 "그런데 지방은 이런 종류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절대로 못 가지느냐, 이런 건 다 서울만 가져야되느냐 이런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당시 진행자는 "전북 전주 지역 분들 언짢을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운용역들이 하는 얘기니까. 그런 고민도 있다는 점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청취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방송 이후 '전주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공영방송에서 친구의 말을 빌려 지역을 조롱한 해당 기자의 발언은 기금운용본부의 마이너스 수익률의 원인이 본부의 소재지가 전주에 있는 것인 마냥 해석될 수 있어 그 해악성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수도권 집중이라는 망국적인 현상을 타개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조치가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이라며 "지역에는 단 한 개도 양보할 수 없다는 수도권 기득권 세력의 탐욕을 반영한 일부 서울 언론들이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이전에 군불을 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막말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으로 생방송 됐다”며 “KBS 사장은 당장 관계자들을 징계하고, 전주시민과 대한민국의 모든 시청자에게 지금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A 기자는 <성공 예감 김방희입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A 기자는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저를 제외한 가족 대부분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 KBS 입사 뒤로는 2008년 지역국에서 근무를 했다. 대한민국의 지역간 불평등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했다"며 "당일 방송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인력난이 심하다, 본부가 전주에 있다 보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다면, 거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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