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전 조선·동아에서 해직당한 언론인들 “‘언론자유’ 끔찍한 과거로 회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동아일보 사옥에서 릴레이 기자회견

17일 동아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원로 언론인들이 각각 동아일보사와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17일 조선·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해직언론인들이 각각 동아일보사와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48년 전 조선·동아일보에서 해직당한 기자들이 "언론자유가 끔찍한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1975년 언론 자유를 외쳤다는 이유로 강제해직된 언론인들로 구성된 동아·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는 17일 <동아일보>,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아투위는 오늘 결성 48주년을 맞았고, 조선투위는 지난 6일이 48주년 기념일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쫓아낸 두 언론사의 반성을 촉구하면서 언론의 자유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날 발언에 나선 조선투위 성한표 위원장은 "48년 전 저희들이 쫓겨날 때 정치와 언론 상황들이 반세기 만에 다시 재현될 거 같다"며 "현재 언론상황을 보면 수십 년 전에 일어난 박정희 시대의 탄압이 새삼스럽게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조성호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지금 유신독재 체제의 그림자가 곳곳에서 덮쳐오고 있고, 다시 반민주 세력이 그 마수를 내려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며 "저들이 언론탄압 책동을 경계하고 대처하면서 자유언론 민주언론 수호를 위해 깊게 다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투위는 결성 48주년을 맞아 내놓은 성명서에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 사례로 MBC의 '날리면' 보도 이후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및 광고 탄압성 발언, YTN 공기업 지분 매각, TBS '지원 조례안' 폐지, TV조선 재승인 심사위원 및 방송통신위원회 간부 구속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언론탄압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파괴되어 나라가 망가지고 있으며 역사가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며 "현 정권의 민주주의 유린 행위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투위도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KBS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논란 등을 언급하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공영방송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권력의 작태를 국민들은 언제까지 목도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현업 언론인들도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성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최근 수신료 분리 징수 논란에 대해 "아래로부터 회초리는 얼마든지 맞을 수 있지만,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실로부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지금의 수신료 분리 징수 논의는 말 그대로 언론을 탄압하고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도 공기업 주주의 YTN 지분 매각과 관련해 "(권력이) 예전처럼 잡아가두고 생계를 박탈하는 방식을 하지 못하니까, 자본에 언론을 넘겨서 장악하려고 한다"며 "이것을 '언론장악의 외주화'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은 현장에 있는 언론인들을 향해 "과거에는 신문사 사주가 권력에 굴복했는데, 지금은 기자들도 권력하고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아리송할 정도로 변화되고 있다"며 "기자들의 저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이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을 마음대로 키우려고 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거나 굴종하면 그건 기자가 아니다"며 "올바른 기자의 태도를 가지고 그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스스로 결단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아투위는 성명서에서 "언론이 힘 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의 카르텔이 쏟아내는 주장을 받아쓰는 데만 열중하고, 그 이면의 진실을 파헤치고 참다운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포기한다면, 그건 언론이라 말할 수 없다"며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금 이 땅의 기성언론들은 그 길을 걸으면서 온갖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고 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