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속에서 ‘보수 텃밭’에 쏠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아침신문은 지지층 결집에 치중한 윤 대통령의 민심 행보를 실으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하고, 대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문시장을 찾아 “(대선) 전날 마지막 유세 때 서문시장에서 보내주신 뜨거운 지지와 함성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그 생각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3일자 5면 <또 대구 서문시장 간 윤 대통령 “힘이 난다”>에서 “서문시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즐겨 찾은 보수의 ‘성지’와 같은 곳으로, 윤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대선 전날인 지난 3월 8일 이후 네 번째”라며 “집권 2년차를 맞은 윤 대통령의 올해 지역 방문 동선을 보면, 영남권 행보가 절반에 이른다”고 짚었다.
‘집토끼’ 다잡기에 치중한 윤 대통령의 행보를 다룬 신문들은 부정적인 태도가 엿보인다.
<한국일보>는 4면 <대구 찾고 안보 강조하고…지지층 결집 나선 윤 대통령>에서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보수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국정 우선순위로 강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지율이 4개월만에 최저치인 30%로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도 민심을 외면하고 지지층부터 다잡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는 지금 과도하게 10분의 3을 이루는 자기 지지층을 향한 구애에 치중한다. 윤 대통령이 대구의 서문시장을 네 번이나 방문한 것은 그 상징적 예다. 그것은 달콤한 늪”이라고 평가한 신평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30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개월만에 최저치인 30%로 하락했다.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동아일보>는 8면 <취임 후 3번째 대구 서문시장 찾은 尹 “초심 되새겨”>에서 ‘현장 행보’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로 꼽히는 내년 총선을 1년가량 앞둔 시점에서 ‘지금 지지율 하락 흐름을 끊어내지 않으면 내년 총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여권은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당정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별다른 비판 없이 윤 대통령이 대학 시절 야구부에서 활동한 경력 등을 언급했다.
5면 <역대 대통령 시구…야구부 출신 尹은 ‘스트라이크’>에서 “시구한 대통령 중에선 윤 대통령의 투구 폼이나 구질이 가장 나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른 대통령은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나거나 원바우드 볼을 던졌다”며 “역대급 돌직구”라는 허구연 KBO 총재의 평가를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4‧3 추념식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 왜곡과 폄훼에 우려를 표명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1일 대구를 방문해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시구하고 서문시장을 찾았던 윤 대통령이 이틀 뒤 열리는 행사를 ‘해외 순방’ 등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하는 것도 석연치 않다”며 “윤 대통령이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던 당선인 시절의 약속대로 악의적인 역사 왜곡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