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간 예능, 예전만 못한 화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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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능, K푸드 알리는 프로그램 봇물
화려한 출연진 내세웠지만, 포맷 비슷

지난 2일 방송을 시작한 tvN '장사천재 백사장'
지난 2일 방송을 시작한 tvN '장사천재 백사장'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해외 예능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방송가에서 사라졌던 해외 예능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그간 억눌려있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많은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만큼 차별화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방영된 해외 예능의 면면을 보면 배낭여행 떠나기, 낯선 곳에서 체류하기, 또는 한식 소개하기 등 예능의 맛을 살리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또 탄탄한 인기가 입증된 유튜버, 예능에서 보기 힘든 배우와 가수, ‘쿡방’의 원조인 백종원 등 출연자 섭외에도 공들이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해외 예능 포맷은 ‘여행’이다. 방송사들은 저마다 발 빠르게 여행 예능을 내놓고 있다. tvN은 올 상반기에 해외 예능을 줄줄이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달부터 방송 중인 <텐트 밖은 유럽2> 스페인 편은 캠핑장, 렌터카, 현지 마트를 이용해 유럽을 여행하는 캠핑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배우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 등이 초보 캠핑러로 합류했다. <아주 사적인 동남아>에서는 배우 이선균, 김도현, 김남희, 장항준 감독이 뭉쳐 입담을 선사한다. 

이 밖에 스타 가족의 해외 여행기를 다룬 KBS <걸어서 환장속으로>, 가수 지코, 크러쉬, 잔나비 최정훈 등 뮤지션이 대거 출연한 SBS <수학 없는 수학여행>, JTBC <뭉뜬리턴즈>,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 등을 앞세운 <지구마불 세계여행> 등도 있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허성태·이시언·안보현·곽튜브가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tvN<니가가라 시드니>는 오는 23일 방영을 앞두고 있고, 기안84의 무계획 여행을 담은 MBC<태계일주>는 시즌2‧3 제작을 확정 지었다. 

'뭉뜬 4인방'이 패키지가 아니라 배낭여행을 떠나는 '뭉뜬 리턴즈' 11일 방송 예고화면  갈무리.
'뭉뜬 4인방'이 패키지가 아니라 배낭여행을 떠나는 '뭉뜬 리턴즈' 11일 방송 예고화면 갈무리.

해외에서 요리하는 ‘쿡방’도 있다. 이서진은 멕시코에서, 백종원은 모로코와 이탈리아에서, 그리고 이연복은 영국에서 요리한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tvN<서진이네>에서는 멕시코 바칼라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한국의 분식을 소개하는 식당을 열었다.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방탄소년단의 뷔 등이 나섰다. <서진이네>는 <윤식당>의 스핀오프 예능이다. 해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형식은 비슷하지만, 사장이 이서진으로 바뀌면서 영업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백종원과 이연복은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일 첫 방영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은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창업부터 운영까지 직접 발로 뛰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백종원은 이미 <골목식당>에서 재미와 영업을 엮어낸 ‘식당 컨설팅’으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연복은 지난달 25일 JTBC<한국인의 식판>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를 돌며 한식 급식을 소개하고 있다. 영양사가 출연해 안전한 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해외 예능 제작에 뛰어들고 있지만, 새로움은 예전만 못하다. 출연진의 ‘찰떡 호흡’과 차별화된 콘셉트에도 막상 들여다보면 세부 설정만 다를 뿐 기존 예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광을 빼면 예능적 재미가 덜하거나 식상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고,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에 비해 미미한 화제성에 그치기도 한다. 배우 조진웅, 권율 등이 출연한 <텐트 밖은 유럽>은 4%대로 답보 상태고, 예능에서 보기 힘든 뮤지션 조합의 <수학 없는 수학여행>은 1%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에 한식을 소개하는 예능도 낯설지 않다. <현지에서 먹힐까>, <국경없는 포차>, <강식당> 등처럼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예능’과 유사하다. <한국인의 식판>은 영국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황희찬의 출연으로 화제성을 노렸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그나마 백종원이 모로코 야시장에서 자본금 300만원으로 겪는 위기의 순간을 담은 <장사천재 백사장>의 첫 방송이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일상 회복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어떤 해외 예능이 대중의 이목을 붙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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