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모금 생방송, '십시일반' 힘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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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76회 이달의 PD상 수상작 '아름다운 보시' 박광열 BBS PD

수상작 '아름다운 보시'를 연출한 BBS 박광열 PD.
수상작 '아름다운 보시'를 연출한 BBS 박광열 PD.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BBS 불교방송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5시간 특별 생방송으로 내보낸 <아름다운 보시>는 276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시사교양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2월 23일 방송된 <아름다운 보시>에 대해 심사위원회는 "현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내는 모금 방송으로 사회윤리 신장과 공적 기여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수상소감과 함께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3일 <아름다운 보시>를 공동 연출한 박광열 BBS PD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박 PD와 나눈 일문일답.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한 5시간 특별 생방송 <아름다운 보시>로 PD연합회 ‘이달의 PD상’ 수상하셨는데 먼저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달의 PD상’은 PD들이 또 직접 심사해서 주는 상이기 때문에 다른 상보다 더 의미가 깊고 값진 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더 좋은 프로그램 만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튀르키예 지진 피해 돕기 특집 모금 방송 위해서 함께 방송을 만들어준 동료 PD와 스태프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금 방송에 함께해주신 청취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출품은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PD연합회에서 매달 출품 접수를 받는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단독 연출이 아니라 지진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돕기 위해 여럿이 마음을 모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달의 PD상’에 한번 출품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출품하게 됐습니다.”

-수상 소식을 받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다른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특집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이 정말 좋은 마음으로 만들고, 제작한 사람들과 또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의 좋은 마음이 모였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생각해서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보시>는 어떻게 기획된 프로그램인가요?

“2월 초에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크게 났잖아요. 지진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영상을 요즘은 실시간으로 우리가 접할 수가 있잖아요. 보니 참혹하기도 했고 어려운 분들을 도울 방법이 없을지 생각했어요. 불교계에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공익재단이 있어요. 이곳과 같이 공동으로 성금 모금방송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이런 거에 관심이 있으셨어요?

“코로나19 초창기에 대구 지역 중심으로 코로나가 많이 퍼졌었잖아요. 그때도 저희가 방송사에서 대구지역 의료진과 그쪽에 계신 분들을 돕기 위한 모금방송을 한 번 한 적이 있었어요. 이런 모금방송에 많은 분이 동참해 주시는 걸 경험해봤고 저희가 특히 종교방송이다 보니까 누군가를 돕는 방송에 반응이 좋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모금방송으로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모금방송은 다른 프로그램과 연출하는 게 다를 것 같아요.

“아무래도 라디오 방송은 청취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좋아하는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는 게 일반적입니다. 저희 청취자들은 스님들의 법문이나 강의를 즐겨 들으시는데요. 라디오라는 매체가 가진 특성도 있지만, 소통하시는 걸 좋아하고 공감력도 뛰어나시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분들의 힘을 많이 느꼈었던 것 같아요.”

-8786만 7000원의 성금이 모였던데, 청취자들 반응은 어땠나요?

“십시일반이라고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한 그릇의 밥이 된다고 하는 말이 있죠. 어찌 보면 정말 튀르키예 지진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재난 상황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품 중에 측은지심이 있죠. 그런 마음들이 모여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방송에 힘을 보태주셨던 것 같아요.”

-TV는 그림을 보여주면 되는데 라디오는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해서 어려웠을 것 같아요.

“TV매체는 어찌 보면 그 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니까 바로 와 닿죠. 그러나 그 느낌을 라디오로 소리로 표현한다는 건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소리로 현장을 모두 담지 못하지만, 현장에 있는 활동가분들의 인터뷰 그리고 같이 참여한 분들의 이야기 통해서 현장의 느낌을 전하고자 노력했어요. 

기자님과 제가 얼굴을 마주 보면서 인터뷰하면 좀 더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전화로 하기 때문에 더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잖아요. 라디오가 그런 것 같아요. 라디오라는 것은 소리로 전달하고 소리로 그 내용을 듣기 때문에 더 집중력이 생긴다고 할까요. 그래서 오히려 부족할 것 같은 그 부분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보시>에서 주안점 둔 부분은 뭔가요?

“튀르키예 지진이 발생하고 우리나라에서 119 소방대원들을 파견하고, 여러 사회단체에서도 인력을 파견했어요. 불교계 NGO들도 구호활동을 빨리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지진 나고 바로 출국해 한 달 동안은 긴급 구호 활동을 펼쳤고요. 그러다 보니까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모금방송을 통해서 청취자분들에게 최대한 전달하려고 했어요. 현지의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했던 게 가장 주안점이었고요.”

-생방송으로 연출하시면서 느끼신 점이 있을까요?

“저희가 프로그램 제목을 '아름다운 보시’라고 했잖아요.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불교에는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라는 말이 있거든요. 무주상보시라는 게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베풀었다는 마음을 가지지 말고 온전하게 자비심으로 베풀어주라는 걸 말하거든요. 얼마 전에 방송됐던 <어른 김장하>에서도 김장하 선생님이 말씀하신, ‘줬으면 그만이지’가 딱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보시거든요. 방송에 동참하신 분들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서 함께한 거고요.

불교에서 또 제가 좋아하는 말이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게 있는데 재물이 없어도 할 수 있는 7가지의 보시라는 뜻입니다. 이 중에서 말로 베풀 수 있는 '언시', 또 마음을 열고 마음을 베풀어주는 '심시'가 있어요. 성금에 몇백만 원을 내신 분도 있고 적게는 몇천 원을 내신 분도 있지만 또 성금을 못 내신 분도 있어요. 하지만 그분들이 문자 참여를 통해 ‘튀르키예 계신 분들 하루빨리 일상으로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들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것도 그분들이 보시한 거거든요. 여러 모습의 동참을 보면서 참 요즘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래도 사람들 마음은 따뜻하고 아직 우리에게는 인류애가 남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이건 이번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닌데 영상의 시대라고 하죠. 하지만 분명히 아직도 라디오 매체가 가진 힘이 있거든요. 많은 분께서 라디오를 청취해 주셔서 고맙고 또 보다 많은 분이 라디오를 아껴주시고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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