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입력 2023.04.19 19:00
  • 수정 2023.04.22 15:42

‘모범택시2’ 이단 PD, “시즌제, 높아지는 시청자 기대치 충족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범택시2' 종영 인터뷰..."무겁지 않으면서도 의뢰인들의 사연에 공감할 수 있는 방법 고민"

SBS '모범택시2'를 연출한 이단 PD.
SBS '모범택시2'를 연출한 이단 PD.

[PD저널=박수선 기자] <모범택시> 시즌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단 SBS <모범택시2> PD는 시즌3 제작과 관련해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규모있는 프로듀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종영한 <모범택시2>는 시즌1을 훌쩍 뛰어넘는 2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모범택시>는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와 무지개운수가 억울한 피해자의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시즌2에선 김도기의 다양한 부캐 플레이로 재미를 더했다.

<모범택시2>를 연출한 이단 PD는 서면 인터뷰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슬퍼하고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 PD는 범죄의 심각성을 가볍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김도기의 부캐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특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피해자들의 사연이 심각하게 다뤄질수록 김도기 기사가 신명나게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연출을 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지점입니다. 시청자들이 전편을 사랑해주셨던 이유 중 하나는 잔혹한 현실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회고발적인 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놓고 가지 않으면서도 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방법,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기 위해 범죄 피해자들을 묘사할 때는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강조점을 뒀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흔적이 잘 묻어 있는 현장감이 살아있는 로케이션까지 찾아가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치킨집 사장님의 상처투성이 손 분장, 할머니가 꼬깃꼬깃하게 모은 장롱 속 쌈지돈이라든지, 시청자들이 피해자들의 사연을 가까운 곳의 이야기로 받아 들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미지적인 디테일들을 챙기려고 애썼다”고 했다. 

다만 ‘버닝썬 게이트’ 등 실제 범죄사건을 연상케하는 소재가 많았던 만큼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주의했다. 이 PD는 “의뢰인들의 사연은 실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지만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겠다, 어디서 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묘사하려고 했다”며 “우리가 실제 피해자들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은, 이런 사건들이 많은 대중들로부터 잊히지 않게 하는 것,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된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천지훈 변호사로 분했던 남궁민 배우를 비롯해 SBS 금토드라마에서 활약한 김소연, 문채원 배우 등이 특별출연해 ‘SBS 유니버스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 PD는 “금토드라마 유니버스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배우들이 마침 금토드라마의 히어로들이어서, 더 가까운 식구 같은 마음으로 허락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막바지 촬영 중에 옆 세트가 <낭만닥터 김사부> 세트여서 한석규 배우가 잠깐 방문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한석규 배우가 등장해주시면 정말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낭만+택시 혹은 모범+닥터의 조합,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SBS '모범택시2'에서 화려한 부캐 플레이를 선보인 이제훈 배우.
SBS '모범택시2'에서 화려한 부캐 플레이를 선보인 이제훈 배우.

시즌2를 마친 지 얼마 안 됐지만 ‘모범택시’ 운행 재개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이 PD는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주연 배우들이 꼭 필요하고, 작가님도 꼭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2에 대해 “속도감있는 전개는 좋지만, 빌런을 소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하기에도 분량이 짧기 때문에 개연성을 무시하고 가야하는 측면이 있었다. 시즌1의 박양진 같은 인상깊은 빌런이 탄생할 수 없었던 시즌2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고 평가하면서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규모있는 프로듀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PD는 시즌2 연출 경험을 토대로 “사건 해결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며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제작진과 배우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면 호흡 맞추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자연히 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