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CBS 아나운서 '원직복직' 촉구 시위 100일...응답 없는 CB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노위 원직복직 명령에 '프리랜서'로 복직 시킨 CBS
"꼼수 복직 선례 남겨선 안돼...최 아나운서만의 문제 아냐"

4일 CBS 목동 본사앞에서 열린 복직 투쟁 집회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프리랜서 복직을 원직복직이라고 우기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이것이 용인된다면 부당해고가 결정되어도 프리랜서로 복직시키면 되는데, 이것은 최 아나운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태경 경남CBS 아나운서의 원직복직을 요구한 1인 시위 100일을 맞이해 CBS 목동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은 "괴로운 것은 최 아나운서뿐만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 명령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최 아나운서 사례가 방송계 전반에 끼칠 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도 "최 아나운서의 문제는 한 사람의 노동인권을 넘어서 언론노동 현장 전체의 권익과 연결되어 있다"며 "최 아나운서를 포기하는 것은 언론노동자 전체의 삶을 포기하는 것과 동일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론노조는 절대 최 아나운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CBS 등에서 7년 넘게 프리랜서로 일한 최 아나운서는 2021년 말 사측의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최 아나운서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으나, CBS는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원직복직"이라며 '프리랜서'로 복직시켰다. 언론단체들은 '꼼수 복직'이라며 정상적인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으나, CBS는 최 아나운서의 지정좌석을 없애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5월 4일 CBS 목동 사옥 앞에서 진행된 최태경 경남CBS 아나운서 원직 복직 촉구 집회에서 '방송국 내 유령 플래시몹'을 진행 중인 집회 참가자들.©언론노조
5월 4일 CBS 목동 사옥 앞에서 진행된 최태경 경남CBS 아나운서 원직 복직 촉구 집회에서 '방송국 내 유령 플래시몹'을 진행 중인 집회 참가자들.©언론노조

이날 집회에서 '연대'의 의사를 밝힌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노위와 중노위는 최 아나운서에게 원직복직을 명령했는데, 계약직전 상태인 '프리랜서'로 복직해야 한다는 CBS의 주장은 자기모순이자 형용모순"이라며 "최 아나운서를 반드시 해고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아니라면 괴롭힘을 멈추고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경 노무사(돌꽃 노동법률사무소)는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최 아나운서는 '이 말도 안 되는 선례가 방송 바닥에 남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며 "본인의 안위를 위한 싸움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아나운서는 CBS가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그는 "CBS는 저를 투명인간, 유령, 불가촉천민으로 대하고 있지만, 저는 CBS의 조직원이자 노동자이며 존중받아야 할 인간이다"며 "하나님의 정의는 CBS 안에서 세워져 세상으로 흘러넘치게 해야 한다. CBS가 자정능력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