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성 고민, 아슬하지만 재미있고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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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SBS 라디오 '뜨거우면 지상렬' 윤의준 PD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78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정규 부문에 SBS 라디오 <뜨거우면 지상렬-꽈추왕자 와이공주>가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은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출연해 민감할 수 있는 성 문제를 의학적인 조언과 함께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수상 소식과 함께 프로그램이 제작 과정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뜨거우면 지상렬> 연출하는 윤의준 PD와 만났다. 

SBS 〈뜨거우면 지상렬 〉 윤의준 PD
SBS 〈뜨거우면 지상렬 〉 윤의준 PD

- 제278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정규 부문을 수상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동료 PD들이 주는 상이라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우선 감사드려요. 게스트와 스태프분들 그리고 안정적으로 재미있게 진행하는 지상렬 DJ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전문의 시각으로 재미있고 좋은 말씀하시는 꽈추형 홍성우 비뇨의학과 원장 그리고 와이공주 김지연 산부인과 전문의께도 감사드리고요. 홍은혜 작가는 원고 준비 때마다 검색창이 19금 이야기로 꽉 찰 만큼 자료조사를 철저히 하고 좋은 원고 씁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황수빈, 오유진 작가 그리고 청취자 ‘열열이’ 여러분께 진심으로 갑사드립니다.”

-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프로그램 제목이 <뜨거우면 지상렬>이잖아요. 제목에 뜨겁다는 얘기가 들어간 건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하지 않았던 화끈한 얘기를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요. 프로그램 부재는 ‘고민 타파 버라이어티’인데, 현대인들의 큰 고민에서부터 사소한 고민까지 여러 고민을 재미있게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어요. 뜨거운 얘기하면 아무래도 성적인 얘기를 많이 떠올리죠. 사실 사람들이 19금 관련된 얘기로 고민이 많거든요. 그런데 성적인 고민이 있을 때 보통 인터넷으로 해결하더라고요. 인터넷의 경우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많아요. 성적인 문제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병원에 안 가고 인터넷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고민을 전문 의사 시각으로 솔루션을 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어요.”

- 방송 시간이 오후 4시인데, 약간 빠르지 않나요?

"사실 이런 얘기는 심야 시간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에는 심야에 라디오를 많이 안 듣기도 하고요, 오후 4시면 그래도 성인들이 많이 듣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풀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상파 심의 기준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풀어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 미성년자도 들을 수 있는데 19금이 맞나요?

“저희가 모든 청취자를 다 아우를 수는 없죠. 그리고 채널 특성상 러브FM이 약간 더 주목받아야 하긴 하거든요. 지금까지 파워 FM에 비해서는 조금 청취율이 떨어지다 보니까 조금 더 임팩트 있는 내용을 다루려고 노력했고요.

그리고 실제 질문도 성인과 관련된 질문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성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고민이 있거든요. 그래서 청취자들이 자기 아이들에 관련된 문제도 실시간으로 많이 주세요. 그래서 그 아이들 문제까지도 저희가 풀기도 하고요. 모두에게 신체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저희 프로그램이 다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SBS 러브FM '뜨거우면 지상렬-꽈추왕자 와이공주'
SBS 러브FM '뜨거우면 지상렬-꽈추왕자 와이공주'

- 반응은 어떤가요?

“아주 뜨거운 반응이 있고요. 생방송에서 실시간으로 청취자들의 질문을 받아요. 질문이 엄청 많이 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19금 문제에 대해 병원에 안 가거나 병원에 가서도 솔직하게 얘기를 못 하는데 저희는 익명을 보장해서 질문을 소화하니까 사람들이 오히려 병원에 갔을 때보다 더 솔직하게 질문을 많이 하세요.”

- 패널로 김지연, 홍성우 원장이 출연하는데 섭외 이야기가 있을까요?

“일단 홍성우 비뇨의학과 원장이 ‘꽈추형’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나 TV에 많이 나오거든요. 1년 전에 섭외했을 때만 해도 TV에는 많이 나오지 않고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하셨는데 저희가 인터넷 영상을 서치하다가 이분을 보게 됐는데 입담이 유쾌하시고 또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는 분이라서 저희가 직접 가서 말씀드리고 섭외했고요.

그리고 여성 질환이나 산부인과 문제를 다뤄줘야 되잖아요. 이쪽으로 어떤 분이 있을까 해서 서치하다가 김지연 원장도 유쾌하고 알기 쉽게 풀어주는 분이라 섭외를 했고요. 두 분 다 공통점은 일단 재밌으시고 쉽게 설명을 해주세요.”

- 사연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는지 이런 걸 먼저 보고 선정하게 되고요. 아무래도 솔직하게 자기 얘기하는 분들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연령대나 남녀 비율도 따지고요. 나이 많으신 분들부터 시작해서 청년인 분들 그리고 아이들의 문제도 많이 들어오거든요. 최대한 균형맞게 하려고 하고 있죠.”

- 어떤 사연이 오나요?

“다양한 사연이 들어옵니다. 최근에는 난임이나 불임 문제로 상담 문의가 많이 오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성기능과 관련된 문제도 많이 오죠. 그래서 남자분들 같은 경우 발기가 안 된다는 질문도 많고 여성 분들은 질환 같은 내용이 많이 물어옵니다.”

- 오후 시간대라서 선정적인 건 하기 어렵지 않나요?

“그래서 적당한 선을 유지하려 해요. 지상파에서 소화 가능한 정도로 용어로 순화해요. 지상렬 씨가 언어의 연금술사거든요. 언어를 자기 식대로 바꿔서 쓰는 데요. 예를 들면 성관계를 ‘사랑 숙제’라고 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재미있게 용어 바꿔서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죠.”

SBS 러브FM '뜨거우면 지상렬-꽈추왕자 와이공주'
SBS 러브FM '뜨거우면 지상렬-꽈추왕자 와이공주'

- 방송 분위기는 어떤가요?

“분위기는 재밌고 좋죠. 보통 라디오 프로그램은 사연만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은 19금 얘기라든지 성적인 얘기가 솔직하게 오가니까 패널이나 DJ도 흥미 있게 접근하고, 또 스태프들이나 함께 라디오 생방송 진행하는 엔지니어들도 주의 깊게 듣고 재밌어합니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SBS 핫>이라는 인스타에 릴스로 올리고 있거든요. 반응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이것도 모르나 해서 황당했었던 게 정관 수술인데, 사람들이 공포가 많더라고요. 그 수술을 하면 아예 사정 못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얘기를 저희가 사연으로 소화했었거든요. 기초적인 지식인데도 오해하거나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느끼는 게 있을까요?

“처음에는 사실 재미로 시작했어요. 솔직하게 얘기해서 다들 야한 얘기 하면 재밌어하잖아요. 그런 의도로 시작한 건데 막상 시작하니 사람들이 이런 쪽에 고민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죠. 솔직하게 다양한 사연 보내주시는 거 보고, 저희가 약간 병원 문턱 낮춰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에요. 전문의 패널들이 꼭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상담은 해주는데 이 문제는 꼭 병원 가서 솔직하게 얘기해라"라고요. 그러면 이분들이 그 전에 병원 안 갈 문제도 가서 얘기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성과 관련된 문제를 병원에 가서 속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요."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단 저희 <꽈추왕자 와이 공주> 코너에 '이달의 PD상'이라는 좋은 상을 받았으니까 재미있게 계속 만들 생각이고요. 저희 프로그램은 수도권 주파수 103.5 그리고 인터넷 라디오 '고릴라'로 들으실 수 있는데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방송합니다. 작년 7월부터 만들었고요. 저희 러브FM 채널에 좋은 프로그램 많은데 그 좋은 프로그램들과 함께 이 103.5 러브FM 채널을 좀 더 띄울 수 있도록 게스트분들 그리고 저희 DJ 지상렬 씨와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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