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수단체들 보낸 ‘혐오’ 근조화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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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사옥 백여개 설치…보수 유튜버 방송에 욕설까지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주변에 설치된 근조화 ⓒPD저널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주변에 설치된 근조화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극우 단체 회원들과 유튜버들의 KBS에 대한 혐오와 원색적인 비난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주변에 극우단체 회원들이 보낸 근조화 수백개가 설치된 상태다.  

22일 현재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신관과 본관 담벼락을 따라 ‘좌빨’, ‘빨갱이’ ‘간첩’ 등의 표현이 적힌 근조화 백여개를 비롯해 “KBS를 장악한 민노총은 해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KBS 신관 앞에는 군복을 입은 보수단체 회원들은 마이크를 통해 “좌빨” “빨갱이”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근조화는 대통령실이 TV수신료 분리징수를 밀어붙인 12일 이후 설치되기 시작해 연일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회사 측은 KBS를 둘러싼 근조화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KBS 로비에서 극우단체 인사들과 KBS 직원간 충돌이 있기도 했다. 김의철 사장 퇴진 농성을 중계하는 영상이 KBS 보수성향의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영풍TV’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나가자 이를 보고 찾아온 극우 지지자들이 KBS 직원을 향해 욕설을 해 급기야 고성이 오고가는 등 험악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KBS 본관 앞에서 결의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D저널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2일 KBS 본관 앞에서 결의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D저널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2일 특별결의문을 통해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의도는 결국 반지성과 반인권으로 무장한 극우 폭력 세력들에 의한 KBS 미디어 공론장 해체임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 참담한 공론장의 폐허에서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의 버팀목이 될 것을 이 자리에서 결의한다”며 “혐오와 폭력에는 합리와 이성으로, 분열과 대립에는 연대와 단결로 맞설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고리로 해서 KBS를 겁박하는 시도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알 것”이라며 “KBS의 진정한 위기는 이 겁박과 협박에 굴복해 권력이 KBS를 장악하는 길을 여러분들 스스로 열어주는 그 순간 시작될 것이다. 5년짜리 권력 앞에 굴복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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