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취향 꿰고 있는 글로벌 OTT, 커머스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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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32]

넷플릭스는 ‘셰프의 테이블’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 출연한 요리사들의 요리를 맛볼수 있는 팝업 레스토랑 ‘Netflix Bites’를 지난 6월 LA에서 문을 열였다. 
넷플릭스는 ‘셰프의 테이블’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 출연한 요리사들의 요리를 맛볼수 있는 팝업 레스토랑 ‘Netflix Bites’를 지난 6월 LA에서 선보였다.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제작기획2부)] 한동안 넷플릭스의 성공을 보고 구독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미디어 기업들이 구독자 증가의 한계에 따라 다른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최근 1년여 동안 OTT 업체들은 구독 요금을 저렴하게 하는 대신 광고를 보도록 하는 AVOD 모델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도입했다. 미국의 OTT 중에서 애플TV+를 제외한 넷플릭스, 디즈니+, Max, 피콕 등 대부분이 이미 도입했다. 반면 국내 OTT인 웨이브와 티빙은 이 모델을 도입하지 않았다.

이제 OTT 서비스는 커머스로 확장하고 있다. 가입자에게 가입자가 보는 콘텐츠와 연계하여 상품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어떻게 이런 전략을 세우고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NBC유니버설과 로쿠(Roku)는 콘텐츠 이용자에게 상품 광고의 효과를 실험하고 있다. 로쿠는 시청자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QR 코드를 스캔하도록 요청하거나 구매를 유도하여 시청자가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액션 광고(Action Ads)를 출시했다. 월마트, 도어대시(DoorDash), 쇼피파이(Shopify) 등이 이 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로쿠는 쇼피파이와 제휴하여 광고를 보고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구매와 배송은 로쿠에 사전에 입력된 지불 정보를 통해 중단없이 이루어진다. 로쿠에 의하면 로쿠 시청자의 약 48%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광고를 클릭했다고 했는데 이는 6,970만 명의 미국 이용자에 해당한다. 이중 절반만 구매해도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

NBC유니버설은 자체 OTT 서비스인 피콕(Peacock)의 TV쇼에 나온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머스트 숍 TV(Must Shop TV)라는 쇼핑 광고 포맷을 실험하고 있다. 화장품, 스킨케어 아이템 또는 해변 용품 등을 리얼리티 TV쇼 <러브 아일랜드(Love Island)>에 노출하였고, 시청자들은 TV쇼가 끝나고 쇼핑을 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이동했다. NBC유니버설에 따르면 여기에 노출된 브랜드는 인지도가 4배 증가하였고, 시청자의 40~70%가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NBC유니버설의 커머스 파트너십 담당 수석 부사장 에반 무어(Evan Moore)는 3~5년 내에 TV를 통한 쇼핑이 보편적인 경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월마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피규어.
월마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피규어.

넷플릭스는 이와는 다른 방식의 커머스를 도입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쇼핑몰에 들어가면 콘텐츠에 나왔던 액세서리나 의류, 카드, 수집품, 도서, 음반 등이 있다. 또한, 2021년 월마트 웹사이트에 디지털 스토어로 시작한 넷플릭스 허브(The Netflix Hub)는 미국 2,400개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했다.

애슬레틱 브루잉 컴퍼니(Atheletic Brewing Company)와 제휴한 무알콜 맥주는 넷플릭스 드라마 <위처(The Witcher)>를 처음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LA의 그로브 쇼핑센터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여 한정판 상품과 <기묘한 이야기> 시즌4의  빌런 베크나(Vecna)의 실물 크기의 복제품을 판매했다. 6월에는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호평받은 셰프들이 참여하는 넷플릭스 바이트(Netflix Bites)라는 식당까지 오픈했다. 

OTT 업체가 커머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첫째, 확보한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많은 기업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다. 유튜브도 백만, 천만 등 가입자가 가장 중요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카카오도 무료 가입자를 확보한 뒤 가입자를 활용하여 금융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약 2억 4천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를 포함해 상당한 가입자를 확보한 OTT들은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둘째, OTT 기업은 소비자의 정보를 갖고 있다. 개별 소비자들이 어떤 성향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커머스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토대로 커머스 영역은 점차 확장될 것이다.

셋째, 오리지널 콘텐츠의 저작권을 갖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 MD 상품을 만들어 팔 수도 있고, 음원을 유통할 수도 있고, 팝업 스토어도 운용할 수 있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뿅뿅 지구오락실>의 경우 더현대에서 처음 시작한 팝업 스토어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라고 여겨졌던 구독모델 SVOD 시장의 포화에 따라 OTT 서비스 기업들은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기본 생리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자칫 콘텐츠를 보는데 지나친 상업성을 띤다고 하면 시청자는 그 서비스를 바로 외면할 수도 있다. 스타벅스도 한때 그랬다. 하워드 슐츠가 2000년 CEO에 내려왔을 때 후임 CEO는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매장에서 비싼 음식을 판매했다. 그러나 음식 냄새가 커피향을 해쳐 스타벅스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트렸고, 충성 고객들은 떠나갔다. 하워드 슐츠가 다시 CEO로 복귀한 스타벅스는 고급 문화에 집중하여 여전히 커피 산업을 주름잡고 있다. 과연 얼마만큼 OTT 서비스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얻을지가 커머스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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