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디즈니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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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부문 매출 하락세...후임자 두고 내부 문제
동성애 혐오 플로리다 주지사와 대립하기도

ⓒDisney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오는 2023년 10월 16일 디즈니(Disney)는 100주년을 맞는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처음 맞는 새로운 금자탑이다. 디즈니는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해왔다. 엔터테인먼트와 테크놀로지를 접목시켜 늘 정상의 인기를 유지해왔다. 유성 애니메이션을 처음 선보였고 디즈니랜드, 디즈니월드에 설치되는 라이드(Ride)도 최근 기술을 탑재해 참석자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그러나 최근 디즈니는 위기를 겪고 있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패턴 변화로 주 사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고, 정치적인 논란에도 휩싸였다.

여기에 100일이 넘게(8월 17일) 이어지고 있는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은 생산 파이프라인을 훼손시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도 이겨낸 디즈니가 이번 위기도 극복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위기는 과거 디즈니가 겪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TV의 미래에 대한 고민
디즈니(Disney)는 TV왕국이다. 지금도 디즈니 채널에서부터 ABC, ESPN까지 장르와 영역의 TV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는 보유 케이블과 지상파 TV채널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2023년  7월 시청 점유율(닐슨)
2023년 7월 시청 점유율(닐슨)

점점 더 사람들이 케이블TV를 떠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케이블TV가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23년 2분기 미국 케이블TV 구독 가구는 380만 가구가 감소했다. 실시간 TV 소비량도 줄어들고 있다. 2023년 7월 닐슨이 발표한 스마트TV 소비 점유율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지상파와 케이블TV 통합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49.6%)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스트리밍과의 전쟁에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던 케이블TV의 점유율도 30% 미만(29.6%)으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스트리밍TV는 점유율은 40%에 육박한 38.7%였다. 하루 10시간 중 4시간을 스트리밍을 보는데 할애한다는 것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실시간 TV 부문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지만, 코드 커팅(유료 방송을 중단하고 스트리밍으로 옮기는) 트렌드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시간 TV비즈니스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한 내외부 반발이 심했다. 경우에 따라 TV사업을 매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거는 극단적인 선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분사, 투자 등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지고 있다. 디즈니의 TV사업 실적은 좋지 않다. 2023년 4~6월 분기 ESPN의 TV광고 매출이 10% 상승했지만 전체 디즈니의 TV네트워크 부문 매출(미국)은 4% 하락했다. ESPN은 카지노 운영사 펜 엔터테인먼트(Penn Entertainment)로부터 5억달러 주식과 10년간 현금 15억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디즈니의 미래지만 아직 수익은 나지 않고 있다. DTC부문 적자에 허덕이던 디즈니(Disney)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수익을 높이기 위해 월 이용 가격을 27% 인상했다. 디즈니는 2024년 디즈니의 스트리밍 부문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작가와 배우들의 더블 스트라이크에 힘들어하고 있다. 현재(2023년 8월 15일) 모든 할리우드 제작은 중단됐다. 디즈니도 마찬가지다.

플로리다 주지사 론 드산티스( Ron DeSantis)와의 싸움
디즈니는 100년 생일을 앞두고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엔 정치적인 이슈다.

수십년 동안 디즈니와 플로리다는 경제 공동체로 지내왔다. 플로리다 위치한 디즈니월드는 디즈니는 물론이고 플로리다(Florida)에도 많은 경제적 이익을 안겨줬다.

그러나 디즈니의 전 CEO 밥 체이펙(Bob Chapek)이 플로리다의 동성애 교육 금지법(Don’t Say Gay)을 비난하고 나서 친구 관계는 끝났다.

플로리다의 주지사 드산티스는 디즈니의 퇴출을 위협하며 압박하고 있다. 디즈니와 플로리다는 이제 법적공방에 돌입했다. 드산티스가 디즈니의 경제 특권을 철폐하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주지사 드산티스는 2023년 8월 14일 CNBC에 출연해 밥 아이거 디즈니 CEO가 정치 보복을 주장하며 낸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산티스는 “그들은 플로리다를 상대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소송에서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산티스는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매우 좋은 주”라며 “유니버셜, 씨월드 등 디즈니의 경쟁사들은 사업을 매우 잘하고 있다. 디즈니만 특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CNBC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비즈니스하기 좋은 주 8위에 올랐다.

후임자 결정(Succession fiascos)
내부 문제도 있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디즈니 CEO로 근무했던 밥 아이거 CEO는 2022년 10월 다시 복귀했다. 2020년 밥 체이펙을 후임으로 결정했지만 2년도 안돼 물러났다. 그러나 2026년까지 임기를 인정 받았다. 하지만, 그 전에 아이거가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임기에 그는 픽사, 루카스필름, 마블 등을 인수하며 디즈니를 최고 IP회사로 만들었지만, 그 마법은 두 번째 임기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이런 IP를 앞세워 프랜차이즈 콘텐츠와 상품, 영화, 이를 디즈니랜드(DisneyLand)까지 이어가고 있다. 많은 기록도 세웠다.

이들 콘텐츠의 인기와 수명이 예전같지 않다. 특히, 젊은 세대의 스타워즈에 대한 충성도는 많이 낮아졌다. 지난 7월 CNBC 인터뷰에서 밥 아이거 CEO는 새로운 스타워즈와 마블 콘텐츠 추가 제작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그러면 마블과 스타워즈를 이을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픽사는 지금 확실히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거의 심복이었지만 그의 후임이 밥 체이펙(Bob Chapek)으로 결정되면서 회사를 떠났던 케빈 마이어(Kevin Mayer)와 톰 스태그(Thomas O. Staggs)가 고문으로 복귀했다. 그들은 아이거의 M&A를 주도했고 디즈니+를 만들어 낸 장본인들이다. 이는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내부에서 아이거의 후임으로 거론됐던 인물들은 긴장하고 있다. 아이거의 통제력도 예전 같지 않다.

한때 200달러(주당)를 넘어섰던 디즈니 주가는 90달러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2022년 11월 취임 후 진행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내부 반발도 심하다. 아이거는 복귀 이후 7,000명이 넘는 인력을 정리해고 했다. 올해(2023년) 비용 절감 목표인 55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지만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

애플 제품 발표 행사장에 등장한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애플 제품 발표 행사장에 등장한 밥 아이거 디즈니 CEO

디즈니는 100년 동안 더 심각한 위기도 넘어왔다. 지금은 위기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자신들의 방향을 찾을 수도 있다. 지금 위기는 과거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디즈니가 지켜왔던 가치들이 온전히 흔들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결국 디즈니를 애플에 팔 것이라는 루머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애플이 공간 컴퓨팅이라고 부르는 혼합현실 VR를 내놓은 날 밥 아이거는 애플의 기자 간담회에 등장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가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디즈니의 위기 극복을 방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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