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임 정연주 방심위원장 ..."무도한 尹과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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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이명박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까지 … 세 번째 수난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대응으로 싸울 것"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PD저널=엄재희 기자]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을 해촉한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KBS 사장에서 해임됐다가 해임무효 판결을 받아냈던 정 위원장은 "15년 전처럼 다시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싸워야겠다"고 밝혔다.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방통위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해촉안을 재가했다. 정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앞서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심위를 대상으로 한 달 간 벌인 국고보조금 집행내역 회계감사에서 정 위원장이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 근무태만을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해임 직후 입장문을 내 "방통위가 급조된 별동 감사팀(감사원 4명, 검찰 수사관 2명, 경찰 2명, 방통위 3명)을 만들어 한 달 넘게 집중 감사를 한 뒤 내놓은 결과물은 어느 기자의 독백처럼 '태산명동 서일필', 허술하고 누추했다"며 "15년 전 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과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나를 KBS에서 해임했고 그는 결국 감옥에 갔다"며 "2023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방심위원장 자리에서 했임했다. 그의 운명은 이미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지난 2008년 KBS 사장을 지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임됐다. 당시 감사원은 KBS에 특별감사를 진행했고, 부실경영 및 인사권 남용을 이유로 KBS이사회에 사장 해임제청을 요구했다. 이후 검찰은 정 위원장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은 배임혐의를 무죄라 판결했고, 해임처분무효소송에서도 정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하 정연주 방심위원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다시 해임을 맞으며

꼭 1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하여나를 구차스러운 방식으로 KBS에서 해임했다.

역사는 다시 뒤집어져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해임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급조된 별동 감사팀(감사원 4명, 검찰 수사관 2명, 경찰 2명, 방통위 3명)이 만들어져 한 달 넘게 집중 감사를 한 뒤 내놓은 결과물은 어느 기자의 독백처럼 '태산명동 서일필', 허술하고 누추했다.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

1975년 3월, 자유언론을 위해 싸우다 동지들과 함께 동아일보에서 해직 되었다. 그때 우리들을 집단 해고한 권력의 핵심 박정희 대통령은 그 뒤 저격당해 세상을 떠났다.

2008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은 나를 KBS에서 해임했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갔다.

2023년 8월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했다. 그의 운명은 이미 보인다. 3년 8개월짜리 대통령이 진시황 노릇하는 그 결말은 21세기 문명 세계에서 너무 자명해 보인다.

이번 가을이면 만 77살이 된다. 살 만큼 살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 왔다고 자부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한 뼘이라도 더 퍼지기를 기원하며 미력하나마 애써왔다. 불의한 권력과 맞서는 싸움도 외면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합하여 선하게 하시는 그 분께서 내게 다시 무도하고 불의한 권력과 맞서 싸우라며 한 길을 예비해주신 데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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