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가 영화의 황금기를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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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디오 솔루션 스타트업 '런웨이'의 달라진 위상
생성AI가 미디어 산업에 끼칠 영향은

ⓒUnsplash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AI로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스타트업 '런웨이'가 2018년 설립됐을 때만 해도 AI가 배우와 작가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당시만해도 생성AI(Generative AI)가 일반화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생성AI는 주어진 명령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AI로 2022년 11월 챗GPT 등장 이후 전산업을 흔들고 있다. 2023년 런웨이도 전혀 다른 위상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런웨이는 할리우드가 AI 침투에 민감하게 반영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람이 없어도 영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작가, 콘텐츠 제작자, 편집 전문가 등을 긴장시키고 있다. 로봇이 할리우드를 점령하는 상상을 하는 이들도 늘었다. 작가와 배우 조합의 동시 파업도 AI가 자신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동시에 AI가 도입되면 고비용 제작 구조가 해결되고 시장을 민주화시킬 것이라는 희망론도 나오고 있다.

런웨이는 크리스토발 발렌주엘라 등 미국 뉴욕대학교(NYU)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졸업생들이 공동 창업했다. AI기술을 이용해 텍스트나 이미지를 비디오로 전환하는 툴(Gen)을 공급하고 있다. 젠은 사용자가 명령하면 오리지널 이미지의 백그라운드나 피사체를 없애거나 변형시킨 뒤 새로운 합성 이미지, 영상을 만들어낸다. 젠에는 AI텍스트-이미지 변환 오픈 솔루션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 탑재되어 있다. 런웨이는 젠으로 만든 가짜 피자집 광고가 유튜브 유행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런웨이는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의 고비용 특수 효과 작업을 AI로 간편하고 저렴하게 수행해내면서 입소문을 탔다. 타임은 2023년 6월 런웨이를 ‘가장 인상적인 100대 기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지난 6월 23일 런웨이 공동창업자 크리스토발 발렌주엘라이 Bloomberg Technology Summit에서 대담을 나눈 영상

 

AI는 제작 현장을 민주화시킬 것인가?
기술 발전은 늘 방송 콘텐츠 업계를 민주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온다. 특히, 디지털, 3D, 메타버스 등 영상 분야 기술 혁명은 독립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거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경쟁하기 쉬운 구도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환상을 불러왔다. 더 적은 비용으로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거대 시스템이 맡았던 그래픽 작업도 이제는 개인 노트북이 담당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는 달리, 이런 희망은 실현되지 않았다.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더 많은 자본과 더 큰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독집 PD, 제작사들을 압도했다.

그렇다면 AI는 다를 것인가? 발렌주엘라 CEO는 최근 미국 온라인 매체 세마포르(semafor)와의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에서 AI의 역할과 미래 방향을 전달했다. 이 글은 런웨이 소개와 세마포르 인터뷰 일부를 번역해 전달한다.

- 런웨이는 영화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엣 올 원스’ 작업 이후 대중에 많이 알려졌다. AI기술 때문에 이 영화는 촬영 시간과 예산이 줄었다.

발렌주엘라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엣 올 원스’는 요즘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하지만 런웨이는 이 영화 중 몇 장면만 만들었다. 가장 큰 매력은 저예산 영화라는 것뿐만 아니라 편집팀도 7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 영화 에디터와 채팅을 했었다. 그는 아바타 에디터들과 만나고 있었다. 아바타 편집자들은 영화에 이렇게 적은 인원이 투입됐고 오스카상을 받았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런웨이의 특징은 집 컴퓨터를 쓰고 있는 사람이나 혹은 주요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이다. 크리에이터에서부터 메이저 영화 제작사까지 런웨이에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런웨이를 사용해 본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발렌주엘라 : 우리는 AI이미지 생성 솔루션을 내놓은 이후 얼마전 ‘젠2(Gen2)’로 업데이트했다. 젠2는 명령에 따라 최대 18초 길이의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전에는 4초 정도) 유명 음악 아티스트가 런웨이를 써서 자신의 다음 싱글 앨범을 낸 것을 봤다.

런웨이의 AI비디오 솔루션 '젠2'
런웨이의 AI비디오 솔루션 '젠2'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은 런웨이를 스토리보드 작성에 사용하고 있다. 런웨이를 이용해 영화 촬영 장소나 소품을 영상으로 만들고 상상하고 있다. 기존,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선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 작업만 일주일 걸린다.

이제 텍스트나 사진을 런웨이에 넣고 명령어를 입력하면 수 분 내 스토리보드가 만들어진다. 이후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보일지 지시하면 된다. 실제 영화에서도 런웨이의 방향대로 찍을 수 있다. 이미 런웨이를 이용해 만든 훌륭한 단편작들이 있다. 40초 비디오에서부터 10분까지 다양하다.

- 배우들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까?

발렌주엘라 : 배우, 영화 제작자, 작가, 화가 등 우리가 예술가라고 말하는 이들은, 모두 런웨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비디오로 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은 모두가 흥미로워할 수 있다. 직접 자신의 비디오를 찍고 비율을 조정해 다른 비디오 포맷으로 바꿀 수 있다. 실제 많은 배우들이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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