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스포츠 '어울림픽' 꿈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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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KBS '즐거운 챔피언 시즌3: 어울림픽' 김홍균 PD

지난 4월 올림픽공원 평화의문에서 진행된 2023 KBS배 어울림픽 농구대회에 참가자들의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80회 이달의 PD상 TV교양 부문에 <즐거운 챔피언 시즌3 : 어울림픽>이 수상했다.  4가지 각기 다른 장애의 선수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육상·양궁·농구 종목에서 한 팀 이뤄 함께 훈련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모습을 담았다.

<즐거운 챔피언 시즌3 : 어울림픽>을 연출한 김홍균 PD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스포츠 경쟁을 하는 어울림픽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올림픽과 페럴림픽이 더해진 '어울림픽' 대회로 확장할 무모한 생각을 했다"며 "다른 나라와 연계하는 등 연속성을 가지고 더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장애인 분들을 보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냥 사람이더라"며 "장애인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홍균 PD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이다. 

KBS 김홍균 PD
KBS 김홍균 PD

- 수상 소감 부탁드려요.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만남이라는 생소한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를 알아봐 주시고 상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심사위원회는 "공익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을 뿐만 아니라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합친 '어울림픽'이라는 새로운 스포츠 이벤트로 확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어요.
"처음 기획할 때 궁극적인 목표가 그것이었어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올림픽 대회를 하는 콘셉트는 처음 도전한 것 같은데, 그 확장성 면에서 언젠가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더해진 '어울림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무모한 생각을 했던 것이죠.”

- 어떻게 기획한 건가요?
“KBS 50주년 특집으로 규모감 있는 스포츠 대회를 고민했는데요, 기획안 쓰신 선배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만남을 생각한 거죠. 예전에는 장애인 분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무겁고 톤이 다운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우리는 그런 식으로 하지 말자고 했어요. 그리고 장애인 스포츠에 비장애인이 들어가면 장애인보다 훨씬 못해요. 사실 일반 사람들의 시선으로 장애인은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고 우리보다 뒤처지는 거 같지만 장애인 스포츠에선 장애인은 비장애인을 끌어줘야 하는 사람이 되거든요.”

- <즐거운 챔피언> 시즌1과 시즌2는 어떻게 보셨어요?
“처음 시즌1은 비장애인이 장애인 스포츠를 체험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댄스 스포츠였기 때문에 같이 어울린다가 중점이었어요. 단순 체험에서 함께 경쟁한다는 걸로 나아간 건 좋은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 육상과 양궁, 농구 종목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선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했어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스포츠 대회를 열려면 인기 있는 스포츠여야 했고요. 그다음에 저희 출연진이 단기간에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선정해야 했죠. 골볼이나 보치아를 생각해 봤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재밌는 스포츠는 아니더라고요. 또, 사람들 인식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하면 안전부터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휠체어 농구는 어떤 스포츠보다 격렬하거든요. 그래서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그다음은 육상은 세계 최초 시도인 것 같은데,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진 분이 한 팀으로 계주하잖아요. 이것을 보여주겠다는 목적이 가장 컸어요.”

- 장애인 선수들은 어떻게 선발한 건가요?
“규모다 크다 보니까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각 종목 협회 분들과 만나서 협의를 했어요. 또, 지리적 이점이 필요했어요. 회사도 서울이고 출연자들도 서울이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지역에 사는 분과 연습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일차적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우신 분들을 생각했죠"

- 훈련은 어땠나요?
"진짜 훈련처럼 했어요. 휠체어 농구선수들처럼 패스부터 전술, 슈팅,실전 훈련도 했죠. 짧은 기간 내에 대회에 나가야 하니까 그분들이랑 비등비등하게 붙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KBS 즐거운 챔피언 시즌3 : 어울림픽
KBS 즐거운 챔피언 시즌3 : 어울림픽

- 이 프로그램 하기 전에 장애인에 대한 생각은 어땠나요?
“사실 장애인을 딱히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쩌다가 보면 저분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그냥 사람인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릴레이 육상할 때 션 씨의 파트너였던 선지원 선수가 있었는데 그분을 응원하기 위해 친언니가 왔었어요, 그 언니도 시각장애인이에요. 그분이 하셨던 말씀이 '가이드 러너와 시각장애인 선수는 서로 끈으로 연결돼 있다'는 거예요. 단순히 스포츠에서만 이런 게 필요한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 제작하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우선 PD로서 난이도가 높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동시에 힘들었죠. 또, 조연출로서 총연출을 담당하는 PD의 역할도 맛볼 수 있었고요. 종목 하나 담당해서 제가 한 호흡을 끌어가는 것을 처음 해보는 어려움도 있었죠. 또 이 소재를 처음 해보니, 장애인 스포츠를 어떻게 바라볼 건지에 대해 생각도 처음 해봤어요. 그리고 단순히 일회성 대회로 끝나는 게 아니라 확장성을 가지고 있고, 다른 나라와 연계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같이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해요"

- 원래 스포츠국에서 스포츠 프로그램 연출하셨는데요.
“저희는 중계를 중점으로 하는 조직입니다. 프로그램 제작 기회가 자주 오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서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스포츠라는 소재가 좋다고 생각해서 이곳에 들어왔어요. 동일한 위치에서 하는 스포츠라는 매력을 잘 전달해야겠죠." 

김홍균 PD는 KBS 스포츠국 소속으로 2019년에 KBS 입사해 도쿄올림픽(2020년), 베이징동계올림픽(2022년), 카타르월드컵(2022년) 등 대형 츠포츠 중계를 제작했으며, 스포츠 프로그램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 <즐거운챔피언 시즌3 : 어울림픽>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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