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사장 선출에 시민평가 제외...‘낙하산 사장’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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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성향 이사 주도로 새 사장 선출 절차 확정
시민평가단 방식 제외..."'낙하산 사장' 평가받을 것" 항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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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엄재희 기자] 해임된 김의철 KBS 전 사장의 잔여임기를 채울 보궐사장 선출 절차에서 시민평가 방식이 제외됐다. 이사회 구성이 바뀌자마자 사장이 해임되고 투명한 사장 선출을 위해 도입된 시민평가 방식도 빠지면서 ‘낙하산 사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평가단 참여 여부 두고 대립
KBS 이사회는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장 임명제청을 위한 절차에 방법 등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는 여권 성향 이사 주도로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후보를 공모하고 27일 3배수로 압축한 뒤, 10월 4일 이사회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기로 했다. 응모자가 제출한 지원서 및 경영계획서를 KBS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KBS 직원 대상으로 질문을 수렴하는 방안은 이견 없이 채택됐다.

다만, 이사회는 시민평가단 참여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앞서 2018년 양승동 사장, 2021년 김의철 사장 선임 당시에는 사장 후보자가 시민평가단 앞에서 정책발표회를 열었고, 이사회가 시민평가단 평가점수 40%와 면접점수 60%를 반영해 사장 후보자를 선정했다. 정책발표회는 KBS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여권 성향 이사들은 시민평가단 참여 방식에 일정상 촉박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검사 출신의 여권 성향 김종민 이사는 "시민평가단은 정치적 쇼밖에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국민이라는 게 무엇인가. 국민 백 명, 천 명, 만명 대상으로 해야 하나. 국민이라는 표현을 그만 쓰자"며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 받고 사장 면접에서 물어보면 되지 않나. '국민 국민'해서 찾은 게 양승동과 김의철인가"라고 했다

반면, 야권 성향 이상요 이사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그동안 KBS 사장을 두고 일어난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며 "심도있는 검증을 거쳐서 KBS에 새로운 기운을 낼 수 있는 능력과 도덕성, 공영성에 대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이사회는 시민평가단 도입 여부를 두고 표결했고, 여권 성향 이사 6인 반대로 부결됐다. 정재권 이사가 차선책으로 KBS 시청자위원회 참여 방식을 제안했지만 이 안도 부결됐다.

"'낙하산 사장' 평가나올 것"...여권 성향 이사 주도로 절차 확정
야권 성향 류일형 이사는 "시민평가단으로 뽑은 사장은 '낙하산 사장' 이야기를 안 들었다"며 " 이 제도의 차선책까지 묵살당하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 사장은 계속 낙하산 사장이라는 내외부의 평가를 받고 리더쉽도 발휘하지 못해 KBS를 망가뜨릴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장 선출 일정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여권 성향 이사 주도로 묵살됐다. 오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연휴가 이어지면서 사장 후보자를 검증하기가 여의찮다는 것이다. 정재권 이사는 "연휴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흘 만에 사장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이 일정 동안 심도있고 투명한 논의는 불가능하다. 사장 선출 절차가 졸속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의철 KBS 전 사장이 해임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은 오는 26일 오후 서울행정법원(행정5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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