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턱밑까지 쫓아온 틱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정적인 하일라이트'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틱톡 인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동영상 숏 폼 틱톡이 TV시리즈나 영화를 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틱톡에서 한 주에 에피소드를 반복 시청하고 있다. 틱톡에서 ‘바비’나 ‘무빙’ 등 최신 콘텐츠를 검색하면 챌린지, 밈 영상 이외 10분 미만의 숏 클립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불법으로 저작권 위반이다. 영화나 드라마의 숏 폼 클립을 유통하는 틱톡 계정은 수천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홍보에 틱톡을 이용하기도 한다.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은 숏 폼 클립을 틱톡에 직접 유통한다. NBC유니버셜A는 ‘킬링 잇(Killing It)’, ‘러브 아일랜드 USA(Love Island USA’ 등의 전체 에피소드를 틱톡에 방송하며 젊은 세대와의 교감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 콘텐츠가 틱톡 알고리즘을 타면서 큰 홍보가 됐다.

플랫폼 별 미국 성인 하루 시청 시간 (버라이어티)

크레이그 로빈슨(Craig Robinson)이 출연한 코미디 시트콤 ‘킬링 잇’은 시즌2 공개에 앞서 시즌1이 스트리밍 피콕(Peacock)에서 무료로 공개됐다. 동시에 틱톡과 유튜브에서도 에피소드가 무료 오픈됐다. 미국 성인 상당수가 TV가 아닌 다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보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틱톡은 TV보다 모바일에서 주로 이용한다. 한국 드라마 역시, 틱톡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넥티드 다바이스(인터넷 연결 가능한 기기)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는 트렌드가 대세가 됐다. 경제 전문 미디어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3년 디지털 비디오 소비 시간이 TV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미국 성인의 일일 TV시청 시간은 2시간 55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디지털 비디오 시청 시간은 3시간 11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실시간 시청은 전체 TV시청의 47.7%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비디오 시청은 과반인 52.3%까지 올라섰다.

2022년에는 미국 성인의 디지털 비디오 소비 시간은 평균 3시간 2분으로 실시간 TV소비 시간 3시간 7분에 약간 못미쳤었다. TV 시청 시간은 2020년 소폭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2013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24년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디지털 비디오 시청 시간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였다. 2022년에는 한 자리 수 증가율로 둔화되었으나 2024년까지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틱톡과 넷플릭스는 이제 경쟁 상대

미국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통한 비디오 시청(소셜 비디오 시청)이 크게 늘고 있다. 소셜 비디오 시청은 거의 모바일 기기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틱톡이 대세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틱톡을 통한 비디오 시청은 현상이 되고 있다. 틱톡의 부상에는 드라마, 영화의 숏 폼 클립(Short form Clip)이 중심에 있다.

미국 성인 1일 플랫폼 시청 시간(버라이어티)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통한 동영상 시청 증가는 TV와 영화 덕이다. 틱톡을 포함, 소셜을 통해 TV나 영화 등을 보는 비율은 전통적인 영상 유통 플랫폼인 스트리밍이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에 근접하고 있다. 때문에 틱톡과 1위 비디오 플랫폼 넷플릭스와 간극도 줄어들고 있다. 인사이더가 조사한 넷플릭스, 틱톡, 유튜브의 미국 성인(18세 이상) 일일 시청 시간(U.S. Daily Time Spen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넷플릭스는 61.8분, 틱톡 55.8분, 유튜브는 47.5분이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 미디어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다. 심지어 상당수 시청자들은 TV앞에서도 스마트폰 틱톡을 통해 TV콘텐츠를 보고 있다.

2차 스크린 현상이 틱톡의 대세 형성

‘2차 스크리닝(second-screening)’ 현상은 TV를 보는 동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다른 다바이스 멀티태스킹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2차 스크리닝에서도 시청자들의 초첨은 1차 스크린인 TV였다. 그러나 Z세와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 그들에게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첫 번째 스크린이다. 소셜 미디어의 유통 콘텐츠가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2차 스크리닝은 대부분 게시물이 텍스트 또는 이미지일 때 사용자 활동은 이메일 확인, 쇼핑 또는 소셜 미디어 이용 등에 국한됐다.

모바일이 1차 스크린이 되는 상황에서 틱톡의 중요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틱톡은 2025년 모든 동영상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소비 시간 기준)으로 보인다. 틱톡의 급부상에 메타도 틱톡의 복제품인 릴스를 내놨고 유튜브도 숏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인터랙티브한 틱톡, 결정 대신 공감

틱톡을 통한 비디오 시청은 스트리밍이나 실시간 TV에 비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는 틱톡 비디오를 선호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교감’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TV에서 못느끼는 인터랙티브 기능을 틱톡에서 경험하고 있다. 영상을 본 뒤 다른 사람들이 코멘트를 즐기는 것이다. 틱톡은 대화형이지만 이용자에게 결정을 요구하지 않는다(More discussions, fewer decisions) 자동 추천으로 새로운 영상이 계속 노출된다. 스트리밍도 공유 시청 등 소셜 미디어의 일부 기능(Netflix TeleParty, Hulu Watch Party)을 탑재한 바 있지만 팬데믹 당시, 오프라인 이벤트가 제한됐을 때였다.

틱톡에서는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쓸 필요가 없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콘텐츠양이 늘어나면서 구독자들에게 결정 장애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닐슨이 지난 2023년 8월 발표한 ‘2023 State of Play report’에 따르면 미국, 멕시코 등 스트리밍 이용자는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는데 10.5분이 걸렸다. 닐슨에 따르면 2021년 7월 미국, 영국, 캐나다, 멕시코, 독일 등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는 190만 개였다. 그러나 2023년 7월 그 숫자는 270만 개로 늘었다. 이제 시장 유통 콘텐츠 중 86.7%가 스트리밍에서도 볼 수 있다. 늘어나는 콘텐츠로 탐색 시간도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틱톡은 다르다. 검색보다는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한다.

게다가 젊은 세대들은 코드 커팅(유료 방송을 끓고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코드 네버(Cord Never)다. 틱톡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비디오를 무료로 끊임없이 제공한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풀 영상보다는 숏 폼 요약을 선호하고 있다. 틱톡은 보고 싶은 ‘결정적인 하이라이트’를 제공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틱톡 드라마 요약을 보면 10분 안에 모든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다. 전통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부족했던 부분을 틱톡은 만족시킬 수 있다. 앞으로 틱톡의 확장이 더 예상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