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선출 파행...양대노조 "후보 공모부터 다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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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성향 이사 자진사퇴로 KBS 사장 후보 선정 절차 중단
언론노조 KBS본부·KBS노동조합 '박민 반대' 입장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6일 KBS 본관 앞에서 '낙하산 사장 반대, 이사회는 졸속 선임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여권 성향 KBS이사의 자진사퇴로 KBS 사장 선임 절차가 파행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 등 양대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 입장을 내고 사장 후보 재공모를 요구하고 나섰다.

5일 여권 성향의 김종민 이사가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10명이 된 KBS이사회는 6일 오전 사장 선임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해산했다. 사장 선임을 위한 후속 절차와 논의 일정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가 사퇴 의사를 거두지 않는다면 KBS이사회는 여권 성향 이사 5인, 야권 성향 이사 5인으로 재편된다.

앞서 KBS이사회는 지난 4일 사장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26대 KBS 사장 임명제청에 관한 규칙'에 따라 1·2위 득표자인 박민 후보와 최재훈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해야 하나, 서기석 이사장은 결선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이사회를 6일 오전으로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여기에 5일 밤 결선 투표에 오른 최재훈 후보가 "이사회 파행으로 인한 사장 공석 장기화를 막겠다"며 자진 사퇴를 선언하면서 현재 박민 후보만 결선 투표 대상자로 남아있다.

KBS이사회가 내부 규칙을 위반했다는 논란과 자진사퇴까지 겹치면서 KBS내부에서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6일 오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역사상 이토록 지저분한 사장 선임 과정은 없었다"며 "낙하산 사장 임명을 위한 졸속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토록 밀어붙이면서까지 선임하려는 사장 후보는 법조언론인클럽 출신이자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라는 인사로 방송 공공성에 정면 배치되는 권언유착 카르텔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이사회 파행을 이끈 주범 서기석 이사장은 당장 사퇴하라"며 "미증유의 위기에 빠진 공영방송을 이끌 적격자를 찾기 위한 객관적이며 공개적인 공모절차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도 5일 성명을 내고 "4일 면접 과정에서 박민 씨가 했다고 알려진 발언을 보면 박민 씨는 단순하게 방송과 경영에 문외한이거나, 방송장악 프레임에 대한 우려를 넘어 근본적으로 역량이 없다는 점까지 드러났다"며 "KBS 이사회는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박민 소동으로 벌어진 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하루빨리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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