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품은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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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37]

ⓒ부산국제영화제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 서비스부)] 오랜만에 2023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드라마센터에서 일할 때는 거의 매년 다녀왔었으니 거의 10년 만인 셈이다. 모든 영화가 매진되어 최근 한국 영화가 부진에서 벗어나 미래는 밝겠다는 희망을 보는 듯하였다.

예전과 다르게 부산국제영화제가 눈에 띈 점은 OTT와의 관계였다. 10월 8일 OTT 오리지널 시상식이 열리고, 10월 7일 영화 아카데미와 넷플릭스가 공동 주최한 특강 등을 보면서 한국은 참으로 OTT 시장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우선 OTT 오리지널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서 넷플릭스는 <독전2>와 <발레리나>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온 스크린 섹션에서는 지난해 3편에 이어 올해에는 6개 국내‧외 OTT 상영 예정 신작도 공개되었다. 티빙의 <운수오진날>·<러닝메이트>·<LTNS>, 웨이브의 <거래>, 디즈니플러스의 <비질란테>, 넷플릭스의 <시가렛걸> 등이다. 영화제 측은 “스크린 너머 온라인 플랫폼까지, 최근 폭넓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영화산업의 모습을 빠르게 반영해 내며 변화하는 영화적 흐름과 가치를 포용해 그 의미를 더한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면서 한국은 OTT에 대한 포용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3년간 10개 이상의 프랑스 영화에 4천만 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이 작품들은 극장 개봉 후 OTT 공개까지의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년 3개월로 단축하며, 프랑스에서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4%를 프랑스 또는 유럽 국가 영화에 투자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럼에도 아직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칸느 영화제에 출품할 수 없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세션 '한국 창작자와 넷플릭스의 동행'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OTT 작품만을 대상으로 청룡시리즈어워즈가 열려 넷플릭스의 <D.P.>가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올해에는 디즈니+의 <카지노>가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하였고, 새로 신설된 대상을 배우 송혜교가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서도 올해부터 OTT 어워즈를 신설했다. 2019년부터 한국과 아시아 전역의 우수한 TV·OTT·온라인 콘텐츠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아시아콘텐츠어워즈(Asia Contents Awards, ACA)에 OTT 작품을 추가해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로 확장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광역시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 OTT 축제 (International OTT Festival)와 협력한 결과이다. 축제도 규모가 커져야 승수효과가 일어나는데 아주 적절한 결정이라고 본다.

시상식은 디즈니+의 <무빙>이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을 받으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베스트 오리지널상은 웨이브의 <약한영웅>이 수상했고, 최우수 감독상은 <만장적 계절>의 신솽 감독, 남자 주연 배우상은 <무빙>의 류승룡, 여자 주연 배우상은 <특종>의 카리시마 타나, 작가상은 <무빙>의 강풀 작가상이 받았다. 올해는 <무빙>의 해였다. 남자 신인상(이정하), 여자 신인상(고윤정), 베스트디지털 VFX 작품상까지 6관왕에 올랐다.

 2023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에서 주연 배우상을 받은 류승룡. 생중계 화면 갈무리
 2023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에서 주연 배우상을 받은 류승룡. 생중계 화면 갈무리

영화 아카데미와 넷플릭스가 공동 주최한 “한국 창작자와 넷플릭스의 동행: K-콘텐츠의 미래와 기회에 대한 이야기” 특강은 넷플릭스가 4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콘텐츠진흥원과 영화진흥위원회와 체결한 ‘콘텐츠 산업 인력 교류 및 K-콘텐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의 김용훈 감독과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의 이충현 감독, <지옥>과 <마스크걸>의 한미연 편집기사가 나와서 영화 아카데미 재학생, 졸업생, 예비 입학생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해 주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약 600명이 참석한 ‘N Production Story’ 워크숍을 개최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인력 양성에 투자를 지속해 주기를 바란다. 현장에서 만난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은 실제로 앞으로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에서 벗어나 TV 드라마로, OTT 드라마로 점차 확장하고 있다. 갈수록 영화와 TV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런 영화제를 통해 감독상을 받은 <만장적 계절>도 알게되었다. 더욱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교류하면서 글로벌로 확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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