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갈 수 없는 여행으로 대리만족 주고 싶었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1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연출한 김지우 PD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제281회 이달의 PD상 TV예능 부문에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가 선정됐다. <태계일주2>는 웹툰작가 기안84의 '무계획' 여행기를 담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인도의 결혼식 풍경과 기차 여행을 담은 편은 큰 화제를 모았다.

<태계일주2>를 연출한 김지우 PD는 “인도는 별의별 일이 일어나는 신기한 공간이었다"며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쉽게 하지 못할 행동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제작이 확정된 <태계일주> 시즌3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기안84는 남미와 인도에 이어 '원시의 바다'를 찾아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로 떠난다. 빠니보틀과 덱스도 동행한다. 김 PD는 "올해 안에 첫 방송이 될 것"이라며 "기대해달라"고 했다.

<태계일주2> 제작기가 궁금해 지난 5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김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김지우 MBC PD

- 수상 소감 부탁드려요.
“'시즌3 준비가 한창이어서 바쁜 시기인데요, 이 와중에 수상 소식을 팀원에게 전할 수 있어 기쁩니다. 시즌1, 2를 열심히 해서 상을 받을 수 있었고, 시즌3을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 수상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태계일주>는 무계획 현지 밀착이라는 컨셉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온전히 따라가는 여행 예능 방식을 시도했어요. 그동안 여행 예능이 인기 장소를 갔다면, 저희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에서 쉽게 하지 못할 행동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었다는 점이 큰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안84의 독특하고 재밌는 캐릭터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 처음에 기획안 냈을 때 퇴짜를 맞았다는 인터뷰를 봤어요. 어떤 상황이었어요?
“우려가 있었어요. 이런 식의 여행 예능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게 될까' 했고, 반대로 여행 예능이 이미 많은데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우려가 많았죠.

- 시즌3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이번엔 어디를 여행하나요?
“아직, 공개하긴 어렵고요. 시즌2 마지막회 예고 영상에서 말한 대로 '원시의 바다'에 간다고는 말할 수 있어요. 바다는 바다인데, 인프라가 갖춰진 관광지가 아니라 원시적인 느낌을 주는 곳, 바닷사람들이 있는 곳을 갔습니다. 올해 안에 방송하니까 기대해주세요.” (인터뷰 당시 여행지는 공개가 되지 않은 상태로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편집자 주)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 아무 계획이 없이 여행을 가면 어렵지 않나요?
“출연자가 무계획으로 와서 현장에서 일정을 정하면 스태프들은 다음 날 아침 촬영까지 위험하진 않은지, 실현 가능한지, 교통편이나 숙소가 있는지 확인하느라 잠도 많이 못 잤어요.

- EBS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그 프로그램은 여행 유튜브에 가까운 느낌이죠. <태계일주>는 기안84가 혼자 여행하기도 하지만 덱스나 빠니보틀, 이시언 같은 다른 출연자들이 함께 여행하는 차이점도 있죠."

- 왜 덱스 씨를 섭외했나요?
“인도의 환경이 거칠기 때문에 이런 면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출연자를 고민했죠. 덱스가 가진 야생적 매력이 섭외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 인도 결혼식, 시장 코끼리, 설국열차같은 기차여행 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아요.
“인도에서 결혼식은 중요한 행사죠. 마을 주민과 가족들이 모여 경건하게 축하하는 느낌이에요. 게다가 3일씩 하잖아요. 인도 사람들은 춤추기도 좋아하고 흥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인도는 별의별 일이 일어나는 신기한 공간이에요. 시장에서 코끼리가 과일을 받아 먹는 장면을 촬영한 날은, 굉장히 특이했어요. 교통사고가 났잖아요. 지나가던 시민들이 모여서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또 기사님은 대수롭지 않게 넘아가는 것도 한국과 달라요. 여러 가지로 신기한 하루였습니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 인도 기차 여행도 인상 깊어요, 기차가 늦게 오잖아요. 어땠나요?
“마음 가짐이 달라져요. 한국에서는 5분, 10분 늦으면 큰일이지만, 인도는 1시간 늦는 건 애교라고 생각해요. 현지 사람들은 큰 불만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마다 시간에 대한 관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 여행 예능 프로그램하면서 느끼는 게 있을까요?
“기안84가 항상 '우리 큰 집'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다른 나라를 가면 처음에는 다른 면이 많이 보이는데, 보면 볼수록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을까요?
“장르라기보다는 리얼한 느낌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하는, 그런 색깔이 많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 2013년에 MBC PD로 입사한 김지우 PD는 <라디오스타>, <나혼자산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1, 2 등을 연출했고 현재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3을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