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와 '막내아들', 에미상 후보작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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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 에미상' 후보에 오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재벌집 막내아들'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2021년 <오징어 게임> 이후 K-콘텐츠는 넷플릭스 등 전세계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은 인터내셔널 카테고리(미국 외 콘텐츠)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이제는 영어 콘텐츠와 견줘도 충분히 경쟁 가능한 수준까지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 드라마가 미국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 에미상을 주관하는 ‘텔레비전 예술 과학 인터내셔널 아카데미'가 지난 2023년 9월 26일 발표한 2024년 국제 에미상 수상작 후보작 명단 56개(20개국, 6대륙)에 한국 작품 두 편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주요 부문에 두 편이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스트 드라마' 후보작에 포함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xtraordinary Attorney Woo)>와 'TV무비·미니 시리즈' 부문 후보작에 이름을 올린 <재벌집 막내 아들(Chaeboljib Maknaeadeul)>이 그 주인공이다.

베스트 드라마에 배우 박은빈의 ‘우영우’ 외 독일 드라마 넷플릭스 독일 오리지널 <황후 엘리자베스(The Empress)>, 영국 스릴러 <The Devil’s Hour>, 아르헨티나 역사 스릴러 <Regretful Spy> 등도 이름을 올렸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베스트 ‘TV무비·미니시리즈’ 후보작에 올랐다. <재벌질 막내아들>은 미국에서는 스트리밍 비우(Viu)에서 방송됐다. 국제 에미상은 미국이 아닌 글로벌 국가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어워드다.

'우영우', '막내아들' 글로벌 시장에서 스며들다

수상 가능성과 관계없이 한국 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장르가 됐다. 2022년 KBS 사극 <연모>가 텔레노벨라 부문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국제 에미상 주요 부문에 두 편이 올라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수상에 대한 기대도 높다. 두 편 다 미국 스트리밍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만큼, ‘한국 콘텐츠의 미국 시장 진출’의 성과를 측정하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재벌집 막내아들>은 둘 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됐다.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는데 큰 주목을 받았다. '우영우'는 넷플릭스 공개 후 7주 만에 톱10(비영어) 리스트에 올랐다. 7,740만 명이 시청해 2022년 8월 15일에서 21일 비영어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가 됐다. 또, ‘우영우’는 54개국에서 톱 10(시청시간)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2022년 넷플릭스 구독자 중 60%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봤다고 공개했다.

이런 인기에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난 2023년 6월 한국을 방문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한국 콘텐츠는 가끔 예측할 수 있는 결론으로 미국 오디언스를 사로잡았다”며 “영화, 예능, 드라마 모두 한국 관객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향후 5년 동안 한국 오리지널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란도스 CEO는 2023년 10월 13일(미국 시간) 블룸버그 스크린타임에 출연해 “<오징어 게임>은 한국을 위해 만들어 낸 콘텐츠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오디언스와 만나면서 과거와 다른 성공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행사를 진행한 루카스 쇼(Lucast Show) 블룸버그 기자는 “수년 동안은 한국 콘텐츠의 시대였다”며 “제2의 한국 콘텐츠는 어떤 나라로 보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재벌집 막내 아들> 역시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스트리밍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에 따르면, '막내아들'은 서비스 론칭 5일이 지난 시점인 2023년 11월 2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5대륙의 50여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아닌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K-콘텐츠의 대중화가 확인된 지점이다. 국제 에미상 아카데미(International Academy)는 후보작에 대한 시상식인 ‘국제 에미상 TV 페스티벌(International Emmy World Television Festival)'을 미국 뉴욕에서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최종 에미상 수상작은 2023년 11월 20일 갈라쇼에서 공개된다.

작가 파업 이후 더 중요해질 한국 콘텐츠

전문가들은 한국 콘텐츠의 2024 국제 에미상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수상 여부와 함께, 작가 파업 종료 이후 한국 콘텐츠의 방향성은 매우 중요하다. 인터내셔널 장르를 넘어 미국과 영국, 아시아 등에서 ‘한국(Korea)’라는 한 장르로 인정받는 계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런 모멘텀은 에미상 같은 글로벌 이벤트가 훌륭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K-콘텐츠의 글로벌 대중화의 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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