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매각 과정 불법 정황"...국정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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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언론노조 YTN지부 'YTN 불법 매각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 열어
돌연 지분 '통매각' 결정에 매각 주관사 선정에도 의혹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PD저널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을 앞두고 '불법'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매각 주관사가 돌연 두 공기업의 지분을 묶어서 매각하는 결정을 하면서 '이해 충돌' 여지가 있었지만 강행됐기 때문이다. YTN노조는 "이미 정해진 매수자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선사하려는 의도"라며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20일 언론노조 회의실서 'YTN 불법 매각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매각 과정의 불법 정황을 지적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공기업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YTN 지분을 21.43%, 9.52%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매수하면 30.95%로 YTN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명목으로 두 공기업이 가진 YTN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계획을 밝혔다. 한전KDN은 지난해 8월 수익성 등을 고려해 YTN 주식 계속 보유 의견을 밝혔고, 한국마사회도 지분매각을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당시 언론노조 YTN지부는 “최대주주를 공기업에서 특정 자본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언론의 공공성을 내팽개치는 정치적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매각 권고 회신'을 보내는 등 정부의 압박이 시작되자, 각각 지난해 11월 23일과 12월 21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지분 매각을 대행하는 매각 주관사 결정 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올해 2월 한전KDN의 지분 매각 주관사 1순위로 삼성증권이 선정됐지만, 돌연 포기 의사를 전달하면서 차순위인 삼일회계법인이 매각 주관사가 됐다. 한국마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NH투자증권이 입찰 참여 심사 서류를 제출했다가 돌연 철회한 것이다. 이후 3차례의 유찰을 거듭한 끝에 삼일회계법인이 선정되면서, 한국KDN과 한국마사회 지분 매각 작업을 모두 맡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전KDN의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KDN은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을 고려해 매각 주관사가 YTN 지분을 가진 다른 회사의 자문에 응하려면 사전 동의를 받기로 계약했지만, 삼일회계법인은 별다른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기업의 매각 주관사를 공동으로 맡는 것은 금융계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삼일회계법인은 고객인 한전KDN 몰래 마사회와 계약을 맺었는데, 무엇을 믿고 이런 일을 벌인 것인지 국정조사나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이 20일 'YTN 불법 매각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분 통매각도 논란거리다. 삼일회계법인은 애초 한전KDN 지분 단독 매각 의지를 보였다. 이미 최대주주인 한전KDN 입장에선 단독 매각이 이익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YTN지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매각 주관사 입찰 과정에서 "YTN 지분 단독 매각으로 진행하여 전략적 경쟁 유도를 통한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은 돌연 통매각을 제안했다. 한전KDN은 삼일회계법인을 통매각의 공동 주관사로 두는 것이 괜찮은지 법률 자문을 구했고, 두 공기업 간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어 매각절차, 매각대금 배분기준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의 이익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건 어렵기때문이다. 그러나 한전KDN은 이 '이해충돌'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일회계법인의 통매각 제안을 받아들였다. 

고 지부장은 "한전KDN은 자사의 이익이 아니라 매수자에게 안정적인 경영권을 주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 배임 혐의가 있고, 삼일회계법인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크다"며 "YTN 지분 매각 과정이 불법으로 얼룩져있어 국정조사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20일까지 YTN 지분 인수를 원하는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입찰신청을 받겠다고 공고했다. 23일 오후 4시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최종 낙찰자 선정이 진행된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심사를 거치면 YTN 새 최대주주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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