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스토리 성공전략' 한중일PD포럼 개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주출판도시에서 3박 4일간 일정
펠리시티 모리스 다큐 감독 개막 강연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 PD포럼'이 8일 파주출판도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3박 4일간 일정에 돌입했다.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 PD포럼'이 아시안 스토리 성공전략을 주제로 오늘부터 11일까지 나흘간 파주출판도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열린다.

한국PD연합회가 주관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중국TV예술가협회, 일본TV프로그램제작자연맹, 일본방송비평간담회 주최로 열리는 '한중일PD포럼'은 3국의 PD들이 한자리에 모여 방송현안을 토론하고 콘텐츠 협력과 혁신을 촉진하는 국제 교류 행사다. 21회째를 맞는 올해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아시아 글로벌 콘텐츠 전략을 모색하는 컨퍼런스로 확대했다. 

첫날 마스터클래스 강연은 넷플릭스 <데이팅앱 사기:당신을 노린다>를 연출한 펠리시티 모리스가 맡았다. <데이팅앱 사기:당신을 노린다>는 데이팅앱 사기꾼인 사이먼 레비에브가 어떻게 여성 착취 범죄를 벌이는지를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사이먼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 세 명이 직접 나와 피해를 증언하며 사건의 과정을 영화처럼 보여주는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개봉 후 28일 만에 1억 6,660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시청률의 다큐멘터리로 기록됐다. 

이날 생생한 제작 과정을 전한 모리스는 "이 다큐를 통해 사이먼이라는 사기꾼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이먼한테 사기당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다"며 "이런 다큐를 보면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청자가 이렇게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과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여성들이 사이먼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속게 되는지 그 여정을 살펴보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연인이었던 사기꾼을 고발하는 피해자의 인터뷰는 다큐멘터리의 핵심적 구성요소이기에 모리스는 인터뷰를 하면서 겪게되는 고민을 나눴다. 그는 "촬영하기 전 인터뷰를 가상으로 해보거나 충분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인터뷰를 할지 스크립트를 작성했다"며 인터뷰를 준비하는 사전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게 하고 감정을 잘 드러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넣어주면 좋겠다'고 기억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했고, 진정성 있게 대화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리스는 촬영 과정에서 사이먼과 접촉한 비화도 꺼냈다. 그는 "사이먼에게 이런 다큐를 찍고 있다고 했는데, 그가 '나도 관여하고 싶다'고 전해왔다"며 "그러나 '이 다큐는 당신(사이먼)의 시각이 아니라 여성의 시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답변 후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시아 다큐의 북미시장 진출 전략'을 주제로 재미교포 2세인 그레이스 리 IDA 국제다큐멘터리협회 이사회 공동의장이 강연에 나섰다. 그는 미국 정치와 시민 참여를 변화시키는 유색인종 여성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다음은 그녀가 될 수 있다>와 아시아계 미국 여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다룬 <그레이스 리>를 연출하는 등 미국 주류사회에 소수자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랜서 프로듀서이기도 한 그는 미국 다큐멘터리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전했다. 그레이스 리는 "익숙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을 접촉하는 시도를 계속하라"며 "여러 후원기관이나 부호들에게 다큐 작품이 끼칠 파급효과를 피력해 자금을 요청하거나 샘플 영상을 만들어 지원 기관을 찾아가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금 확보를 위해서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하는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논픽션 코어 애플리케이션(Non-Fiction Core Application)'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미국 다큐멘터리 시장 경향에 대해서 "한국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고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색인종 미국 시민들은 기존의 반복되는 내용에 지쳐있어서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이야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개막식에선 '한중일PD포럼' 주최 단체 각 대표자가 환영사를 전했다.

김종일 한국PD연합회 회장은 "글로벌 OTT 등장으로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난관일 수 있다"며 "PD들이 이전보다 더 자주 만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오젠 중국TV예술가협회 부사무총장은 "최근 5G,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OTT 등 새로운 기술이 광범위하게 응용되면서 글로벌 콘텐츠 생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콘텐츠의 선택 등의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제작 경험과 연구 성과를 나눠 동아시아 TV예술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

요토 요시히로 일본 방송비평간담회 이사장은 "한중일 3국의 TV 제작현장에 계신분들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교류가 가능한 포럼이 되길 기대한다"며 "동북아에서 시작해 미래를 개척할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