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끈끈해진 한중일 PD들…콘텐츠 교류 한 단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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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 PD포럼’ 10일 폐막
‘피지컬:100’ 등 한중일 OTT 큰텐츠 성공사례 공유

 

[PD저널=박수선 기자] 한중일 PD들이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주제로 머리를 맞댄 ‘2023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 PD포럼’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PD연합회와 경기콘텐츠진흥원, 중국TV예술가협회, 일본TV프로그램제작자연맹, 일본방송비평간담회 공동주최해 지난 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열린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PD포럼'이 10일 파주출판단지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폐막식을 가졌다. 한중일 PD 100여명은 11일 파주DMZ평화누리공원,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을 돌아보는 투어를 끝으로 일정을 마감한다. 
 
포럼 3일차인 10일,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PD들이 발표자로 나서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지컬:100>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쇼 부문 1위를 달성한 장호기 PD는 “기획 당시에 전세계가 코로나로 고통 받고 있던 때라서 건강과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은 누구나에게 있기 때문에 ‘피지컬 유니버스’를 한국에서 시작해 각 나라별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피지컬:100> 시즌2 후반 작업 중이라는 장 PD는 “(시즌1) 게임을 설계할 때 어려우면 안 된다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 칠레에 계신 할머니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매달리세요' '밀어보세요’ 등 한 문장으로 정리되도록 했다”며 “또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나와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이 출연한다는 인상을 받는데, 시청자들이 플레이어들의 땀방울에 공감했으면 했다. 남녀노소 모든 시청자들이 어려움 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단순한 서사 구조를 만드는 게 숙제였다“고 말했다.  

‘단순한 서사 구조'를 강조한 그는 “유명 셀럽 섭외와 ’예능 자막‘은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지만 일단 배제했다”며 “여기에 넷플릭스 측에서 각국의 문화에 맞는 더빙, 홍보 정책을 구사한 덕분에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2019년 중국 OTT 텐센트를 통해 공개된 <풍미원산지>는 이용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현재 여섯번째 시즌을 제작 중이다.  당초 중국 시청자를 고려해 제작한 <풍미원산지>는 시즌1 공개 이후 넷플릭스에 판권이 팔리면서 소개 지역 등에서 변화가 생겼다. 

<풍미원산지>를 제작한 리지에는 “기획 초기에는 예상치 못했는데,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상위 10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넷플릭스가 판권을 구매한 이후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하고, 번역이 어려운 중국어를 최대한 줄였다”고 말했다. 

리지에는 “중국을 포함한 각국의 시청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런 시청습관을 가진 시청자들이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콘텐츠를 여러 번 나눠 보기 원한다는 걸 포착하고 에피소드를 최대 15분 내로 단축해 소비자들이 집중적으로 콘텐츠를 볼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일본 유명 연예기획·제작사인 요시모토홍업에서 제작한 <다큐멘탈>은 20개국이 넘는 나라에 포맷이 팔렸다. 아마존 프라임 <다큐멘탈>을 제작한 다케이 히로키 PD는 “2016년 즈음에 일본 대표 개그맨인 마츠모토 히토시가 새로운 아이디어 있으니까 프로그램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 룰은 굉장히 단순한데, 개그맨이 밀실에 모여서 상금 100만엔을 걸고 서로를 웃기는 게임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브라질, 캐나다, 스웨던 등 20개국 이상에 <다큐멘탈> 포맷을 수출했다”며 “인기 요인을 생각해보는데, 문화와 언어가 달라도 규칙이 심플해 여러 나라에 적용 가능했던 것 같다. 자유롭게 포맷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었다”고 평가했다. 

10일 열린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PD포럼'에서 장호기 PD가 '피지컬:100' 성공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김성헌
10일 열린 '글로벌 콘텐츠 컨퍼런스&한중일PD포럼'에서 장호기 PD가 '피지컬:100' 성공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김성헌

3개 프로그램의 글로벌 시청패턴을 분석한 김기주 한국리서치 상무는 “<피지컬:100>은 한국 다음으로 영국에서 이용이 많았다. 최근에는 남미와 북미에서도 소비층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국가별로 콘텐츠를 소비한 연령층을 살펴보면 영국은 25~34세 이용이 많았고, 성별 시청은 비슷하게 나왔다. 말레이시아는 남성 중심의 소비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처럼 각 국가와 연령대별로 소구하는 시청층이 확연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주 상무는 “플랫폼이 콘텐츠에 구속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글로벌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구체적으로 타깃 시청층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시청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소재 발굴의 확장성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대한 대응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웨이브, 중국 아이치이, 훌루재팬 등 국내외 OTT 관계자들이 참여한 토론은 한중일 PD들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요구와 함께 OTT 기업이 한국 콘텐츠에 보낸 관심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유기환 넷플릭스 코리아 콘텐츠팀 디렉터는 제작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어떤 기획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 △로컬 퍼스트 △익숙하지 않은, 하지만 대중적인 △다양한 형식 장르 등 3개의 기준을 들었다.  

유기환 디렉터는 “많은 제작자분들이 해외에서 인기 있을 것 같은 주제로 제안을 하는데, (넷플릭스는) 해외시장을 보지 않고 한국에서 잘 되는 것을 찾고 있다"며 "넷플릭스 한국오피스는 내부에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인데, 해당 국가의 제작자, 오피스 관계자들이 시청자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유료 플랫폼이라는 넷플릭스 특성을 언급하면서 “익숙한 콘텐츠가 보이면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 화면에 떠있는 드라마나 미드를 뚫고 다큐를 클릭해야 한다”며 “기시감이 드는 콘텐츠는 초기에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특이하거나 타깃이 좁아지는 소재도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채택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훌루재팬을 운영하는 HJ홀딩스 합동회사의 CCO를 맡고 있는 나가사와 카즈후미는 처음으로 한국 제작사와 공동제작한 <플레이, 플리>를 소개하면서 “<오징어게임> 성과 이후 멜로 장르는 줄어든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 시청자의 러브 스토리 수요는 굉장히 크다”며 “<플레이, 플리> 이외에 현재 논의 진행 중인 작품이 추가로 있다”고 말했다. 

중국 OTT 아이치이의 편성부장인 비위시는 한국 방송사·제작사와 예능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예능은 연예인 수요가 강한 장르로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한국의 제작자들이 제안하면 공동 프로그램을 계획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중일 3개국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한중일 PD포럼은 내년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가오젠 중국 TV 예술가협회 부총장은 2024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한중일PD 포럼’에 초대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OTT와 디지털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정보와 통찰을 준 시간이었다”며 “이번 포럼에 참석한 중국 TV 예술가들 모두 많은 도움을 얻었다. 삼국 PD들의 교류도 한단계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야마다 치소 일본 TV 방송제작사연맹 부이사장은 “3일 동안 이어진 마스터클래스, 뜨거웠던 피칭과 패널토론, 스페셜 컨퍼런스 모두 많은 시사점을 줬다”며 “한중일 현장에서 활약한 경험을 나누고, 여러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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