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3회 이달의 PD상 라디오 음악오락 부문에 KBS <작당모의-K팝 작사가들의 당당한 이야기>가 선정되었다. 8월부터 9월까지 매주 토요일 자정에 방송된 <작당모의>는 K팝의 작사가를 초대해 가사에 대한 이야기 듣는 프로그램이었다.
<작당모의>를 연출한 유기성 PD는 “가사에 집중한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아봐 주고, K-POP이 가사 또한 귀담아들어야 하는 음악이라는 걸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수상 소식을 듣고 뿌듯했다"고 소감 밝히면서 같이 고생한 스태프와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작당모의>는 어떻게 기획했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23일 <작당모의> 연출한 유기성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유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심사위원회로부터 "'초대석, 신곡 소개, 챌린지'라는 천편일률적 방식으로 진행되던 그동안의 K-POP 소개 형식에서 벗어나 '가사'에 집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차별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너무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한데요. 특히 가사에 집중한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아봐주고, K-POP이 가사 또한 귀담아들어야 하는 음악이라는 걸 상기시켰다는 점이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뿌듯했습니다. 제작을 함께한 주하영 PD, 김재희 작가, 진행자 정동환 씨에게도 감사 인사드리고요. 무엇보다 주인공인 작사가들과 평론가, 인터뷰를 도와주신 리포터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작당모의-K팝 작사가들의 당당한 이야기>는 어떻게 기획된 프로그램인가요? 그동안 K-POP 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특집을 준비한 주하영 PD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K-POP 가사를 좀 다뤄보자고 했고요. 만든 사람으로서는 부끄럽지만, 저도 어렸을 때 들었던 가사 외에는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없어요. 특정 후렴구만 기억하고 있었지 가사가 정확하게 어떤 내용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몰랐는데요. 이번에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사를 좀 더 살펴보면서 저한테도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작사가는 작곡가에 비해 덜 조명받은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작사가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윤종신·김이나·황현·조윤경 작사가는 TV 토크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고, 서지음 작사가는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널리 알려졌죠. 제가 만약에 TV 제작 연출자라도 가사만 계속 얘기하면 지루할 것 같긴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영상 콘텐츠가 못하는 걸 오디오 콘텐츠가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고요. 처음 조윤경·정하리 작사가님과 만나면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논의했습니다.”
-멜로망스의 정동환 씨를 진행자로 섭외한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진행자까지 가사 전문가가 나온다면 단순한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았어요. 그 분야를 알면서도 작곡, 프로듀싱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 제작진 생각이었고요. 마침 정동환 씨가 다른 방송에 대타 DJ 나와서 하시는 걸 봤는데 목소리도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저희 빙송 시간이 자정이잖아요. 밤에 듣기에 좋겠다고 생각 해서 정동환 씨한테 요청을 드렸습니다.”
- 작사가 선정 기준이 있었을까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노출이 많이 된 작사가보다는 발굴이 덜 된 작사가를 찾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전달해보고 싶었습니다. 'K-POP 작사신'이라고 해야 될까요? 정말 왕성히 활동하시는 분들 위주로 섭외하자고 했어요. 이런 기준으로 조윤경·서지음·당케·전지은 님에게 출연을 부탁드렸습니다.”
- 6부는 라디오 다큐로 제작했는데,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요?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동안 집중적으로 해온 콘텐츠를 거의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가 첫 번째 생각이었고요. 두 번째는 토크가 좋은 방식이긴 한데 특집이다 보니까 그냥 토크만 나가면 결실을 맺는 느낌이 안 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은 하나의 결실을 맺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혹시 시즌제 생각하시나요?
“여러 방향에 대한 고민은 있는데요. 시즌제보다 팟캐스트 생각을 더 하고 있어요. 요즘 세상에 무슨 팟캐스트인가 싶긴 하지만 음악에 대한 콘텐츠고, 또 가사에 대한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듣는 게 또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요. 가능하다면 ‘작당모의’라는 이름으로 계속 K-POP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K-POP으로 이야기할 거리는 굉장히 많죠. 팟캐스트로 하면 제일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유튜브가 아니고, 팟캐스트일까요?
“유튜브는 너무 좋은데 아무래도 저희 라디오 PD들은 약간 영상으로 일을 크게 벌이는 것보다 팟캐스트로 오디오 콘텐츠 만드는 게 좀 더 손쉽긴 하고요. 여건만 허락된다면 유튜브로 하고 싶은 마음도 많죠.”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평소 K-POP에 크게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가사를 한번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생각했던 거랑 다를 수 있어요. 본인이 평소에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깊고, 시대가 반영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K-POP을 다각적으로 즐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2016년 KBS 라디오 PD로 입사한 유기성 PD는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 <조충현의 러키세븐>, <박은영의 FM대행진>, <조우종의 FM대행진>. <최경영의 최강시사>, <김태훈의 프리웨이> 등의 프로그램 조연출 했고 <라디오 전국일주>, <상쾌한 아침>, <작당모의> 등의 프로그램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