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편성된 '과몰입 인생사', "빌런 등 다양해진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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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SBS ‘과몰입 인생사’ 연출한 손정민 PD

283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손정민 SBS PD. 사진=본인 제공.
283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손정민 SBS PD. ©SBS 홍보팀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3회 이달의 PD상 TV 교양정보 부문에 SBS에서 파일럿 2부작으로 방송된 <과몰입 인생사>가 선정됐다. <과몰입 인생사>는 역사적인 인물이 역사와 다른 선택 했을 때 어떻게 됐을지 가정해 본 토크쇼다.

<과몰입 인생사>를 연출한 손정민 PD는 "시청자들이 삶의 갈림길에서 마주하는 외로운 순간에 용기를 내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에 시즌제로 정규 편성된 <과몰입 인생사>는 내달 새 시즌제 방송을 앞두고 있다. 

<과몰입 인생사>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21일 <과몰입 인생사> 연출한 손정민 PD와 전화 연결을 했다. 다음은 손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수상소감 부탁드려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보니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할 게 많은데다 XR 기술 등은 처음 해보는 시도예요. 낯설었지만 모르는 게 있으면 같이 배워가자고 한 팀원들 덕분에 제작이 가능했습니다. 정규 편성을 받게 되었는데 수상을 응원의 메시지로 삼아 열심히 제작하겠습니다.”

-<과몰입 인생사>는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어떻게 보면 미련한 마음에서 시작됐는데요. ‘내가 만약 그때 다른 선택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란 생각을 많이 할 때가 있어요. 나같이 평범한 사람 말고 위대한 사람들도 이런 순간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뒤돌아보는 번민이 보편적인 감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고민 끝에 역사 속 인생의 갈림길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한다는 점에서 1990년대에 인기를 끈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인생극장’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기획 초기에 이야기를 나눈 프로이기도 해요. 역사 강의 느낌보다는 시뮬레이션 게임 같이 체험적인 느낌을 주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는데요. ‘인생극장’도 좋은 예시였고 넷플릭스 <블랙미러: 밴더스 내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지?’란 고민의 순간을 주는 콘텐츠를 예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확실히 ‘선택의 갈림길’ 그리고 ‘그에 따른 상상’이라는 코드가 인간의 보편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선택의 순간에 두려움과 후회라는 강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최근에 SF 영화도 보면 평행우주의 개념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것 또한 그런 호기심, 어찌 보면 다시 바로잡고 싶은 후회 같은 것들이 현대적으로 해석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2부작으로 통해 마이클 잭슨과 오펜하이머의 인생을 본 거잖아요. 왜 이 두 사람을 선택했을까요?

“‘역사상 가장 어려운 선택을 내려야 했던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으로 오펜하이머를 만나게 됐어요. 핵폭탄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꼈던 딜레마와 또 그 선택 이후에 번민과 선택의 결과를 바로잡으려는 의지 같은 것들이 굉장히 와닿았어요. ‘한 사람의 선택으로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는 기획 의도와 맞닿는 지점도 커서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은 꼭 다뤄보고 싶었어요.

반면에 마이클 잭슨은 ‘세상에서 누가 제일 유명하지?’란 질문에서 나왔어요. 누구나 다 알지만, 또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화려한 인생사였던 만큼 등락이 컸고, 추가적인 취재를 통해 단순히 유명세를 넘어 이야기해 볼 만한 인물이라 판단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내달 정규 방송으로 돌아오는 '과몰입 인생사'
내달 정규 방송으로 돌아오는 '과몰입 인생사'

-두 인물을 공부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당사자가 남긴 기록들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먼저 파악하고, 그 사람을 잘 아는 사람들, 직접 만났거나 같이 뭔가 함께 했다거나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씀도 듣고 그 외에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최대한 정보 흡수하려고 합니다.”

-한국인은 생각 안 했나요?

“파일럿 2부작에서는 한국 인물을 다루지 못했는데 국적을 따로 제한하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12월 말 시작하는 새 시즌에서는 한국 인물도 나올 예정입니다.”

-스토리텔러로 나온 분이 배철수 씨와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가 출연했잖아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교수를 텔러로 출연시키는 데 다르게 한 건 차별화 때문일까요?

“스토리를 전달하는 ‘인생 텔러’는 객관성보다도 프로그램 이름처럼 살짝 ‘몰입’된 분이셨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 사람의 인생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 내지는 영감을 받은 사람이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궤도 씨도 과학자이시기는 하지만 그보다 오펜하이머에 대한 ‘팬심’이 있더라고요. 그런 진정성에서 오는 에너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실제로는 방송에 나오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교수님들과 소통하면서 제작하고 있어요. ‘평행우주 텔러’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는데 역사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체 역사를 상상하려고 하기 때문에 상의도 많이 드리고 출연도 요청합니다. 스토리가 감성의 영역이었다면 이때는 더 이성적인 접근에 방점을 두어요.”

-역사적 가정인데, 방송에선 단정적인 느낌도 듭니다. 

“이 프로그램의 세계관은 멀티 유니버스이기 때문에 ‘예측’한다기보다 다른 우주를 ‘상상’해 보는 느낌을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표현상에서도 가급적 ‘이런 가능성도 있다’보다 마치 우주 어딘가 ‘이런 세계가 있다’는 식의 SF적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방송을 앞둔 정규 시즌에서는 변화가 있을까요.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자 해요.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에는 국내 인물도 다루게 될 것 같고요. 긍정적인 방향의 몰입이 아닌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빌런들의 이야기도 다뤄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을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선택할 때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어찌 보면 그런 면을 극복해 내고 싶은 소망도 담겨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 봐주시는 분들께서도 앞으로 삶에서 마주하는 갈림길에서 외로운 순간들이 있을 텐데 선택하는 용기에 보탬이 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그냥 재밌게 봐주셔요!”

※ 2016년 SBS PD로 입사한 손정민 PD는 <영재발굴단>, <궁금한 이야기Y>, < TV 동물농장>, <모닝와이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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