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사극의 계절, 선택지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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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열풍 견인한 MBC '연인' 호평 줄잇는 KBS '고려 거란 전쟁'
JTBC ‘옥씨부인전’·넷플릭스 ‘탄금’·티빙 ‘우씨왕후’ 줄줄이 대기 중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한 KBS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 포스터 이미지.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한 KBS 대하 사극 '고려 거란 전쟁' 포스터 이미지.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사극이 연말 안방극장을 장악할 수 있을까. 상반기에 시청률 참패를 면하지 못한 사극이 최근 다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청률 부진으로 고민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정통 사극으로 승부수를 띄우는가 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외면받았던 사극이 다시 편성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방송된 사극인 MBC <꽃선비 열애사> 5%, <조선변호사> 4.4%,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시즌2 3.7%, <청춘월담> 4.9% 등으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낸 작품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파트2를 종영한 MBC<연인>이 사극 열풍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최고 시청률 12.9%(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드라마·OTT 통합 화제성 1위, 드라마·비드라마 전체 프로그램 화제성 1위를 차지(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하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거머쥐었다. 대중의 호응이 높아지자 방송 1회분을 연장하며 성황리에 종영됐다.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이장현과 유길채의 엇갈리는 로맨스를 촘촘하게 엮어낸 동시에 전쟁 속에서 버티고 살아남은 민초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 11일 방영을 시작한 KBS 새 대하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도 사극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고려 거란 전쟁>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KBS 대하 드라마 중 최초로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됐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극 초반 배우 백성현이 목종을 연기해 묵직한 연기를 보여줬고, 도순검사 강조를 맡은 배우 이원종이 대척점인 역할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1회 시청률 5%대에서 시작해 6회에서 최고 시청률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향후 시청률 추이가 주목된다. 마냥 나약해 보이던 현종의 성장과 전쟁 속 펼쳐질 강감찬(최수종)과 양규(지승현)의 활약은 극의 절정까지 이끌 것으로 보인다. 

<고려 거란 전쟁>은 정통 사극에 대한 고정 시청자들이 환영할 만한 작품이다. 100부작이 훌쩍 넘는 ‘대하 사극’이 제작비 문제로 꺼려지면서 그간 그 자리는 ‘퓨전 사극’으로 대체됐다. 유쾌한 스토리와 상상력을 내건 ‘퓨전 사극’ 홍수 속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따르는 정통 사극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고려 거란 전쟁>은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정통 사극이지만,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스케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과거 제작비 문제로 다소 빈약한 전투 장면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면, <고려 거란 전쟁>은 드라마 제목으로 앞세운 것처럼 전쟁이 주요 볼거리다. 사극치곤 짧은 32부작인데, 제작비는 약 270억 원을 투입했다. 제작진은 러닝타임만 30분에 달하는 귀주대첩의 CG에 역대 최대 제작비를 들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확실한 ‘볼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지난 24일 방송을 시작한 MBC '열녀박씨 결혼뎐'
지난 24일 방송을 시작한 MBC '열녀박씨 결혼뎐'

KBS는 <고려 거란 전쟁>과 함께 <혼례 대첩>을 내보내고 있고, MBC는 지난 24일부터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둘 다 코믹과 판타지, 로맨스를 결합한 퓨전 사극이다. 과거 KBS<연모>, MBC<옷소매 붉은 끝동> 등에서 상상력을 더한 사극으로 인기를 누린 것처럼 ‘결혼’이라는 키워드를 얼마나 흥미롭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방송사와 OTT 할 것 없이 내년 초까지도 줄줄이 사극 방영을 예고하고 있다. KBS<환상연가>, MBC<밤에 피는 꽃>, JTBC<옥씨부인전>, 넷플릭스 <탄금>‧<전, 란>, 티빙 <우씨왕후>‧<원경> 등이 대기 중이다. 웹툰을 극화한 사극부터 스릴러, 미스터리, 코믹, 로맨스를 적절하게 가미한 사극까지 다양하다. 정통 사극의 고정 시청층 확보뿐 아니라 사극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물에 비해 시청자 유입이 수월한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다시 사극 불패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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