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스트리밍 런칭 美 논객…‘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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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구독자로..소비자 유인할 만한 콘텐츠 관건
광고 기반 영상과 스트리밍 성공 공식 차이점 알아야 

전 폭스뉴스의 간판앵커이자 극우 논객인 터커 칼슨이 최근 런칭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메인 화면.
전 폭스뉴스의 간판앵커이자 극우 논객인 터커 칼슨이 최근 런칭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메인 화면.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전 폭스뉴스의 인기 앵커이자 보수주의 논객인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은 2023년 12월 11일 자신의 이름을 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연 72달러)를 런칭했다. 오리지널 정치 평론 콘텐츠나 인터뷰 등을 방송을 예정이다.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가 유료 콘텐츠를 내놓은 건 흔한 일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딴 유료 스트리밍을 런칭한 것은 처음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인과 팬들이 만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도 이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유명인들이 자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팬’들을 구독자로 바꾸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는 한국도 예상할 수 있는 비즈니스다. 

전문가들은 스트리밍이 이제 3세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1세대가 레거시 미디어들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시대였다면 2세대는 2010년 중반 이후 스트리밍 오리지널이 대세가 된 시기다. 이어 3세대는 셀럽 등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로 스트리밍의 문을 두드리는 시기다. 팬들이 핵심 구독자가 된다는 측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정치 홍보 플랫폼으로도 의미있게 작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omething big is coming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칼슨은 1년에 72달러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겠다며 팬들에게 구독을 요청했다. 폭스뉴스를 나와 자체 스트리밍 상품을 내놓은 그는 주중에 독점 인터뷰, 숏폼 비디오, 독백 등 포맷이 다른 5개 다른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있다. 터커 칼슨 네트워크는 온라인 웹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고, 일부 콘텐츠는 구독 없이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다. 

칼슨은 폭스뉴스에서 해고된 뒤 X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작해 큰 화제가 됐다. 폭스 뉴스를 시청률 1위로 올려놓았던 칼슨의 방송 본능은 X에서 멈추지 않았다. X에 콘텐츠를 올린 뒤 6개월 만에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했다. 그가 X에서 포스트했던 모든 프로그램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이자 대통령이자 대통령 예비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인터뷰도 제공된다.

터커 칼슨이 X를 통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출처=월스트리트 저널
터커 칼슨이 X를 통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출처=월스트리트 저널

칼슨은 스트리밍에 이어 팟캐스트도 준비하고 있다. ‘The Tucker Carlson Podcast’는 비디오 콘텐츠의 오디오 버전이 될 전망이다. 칼슨 TV 제작팀은 웹에서의 반응을 본 뒤 스트리밍 TV앱도 런칭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칼슨이 결국 FAST(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를 런칭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레거시 스타들이 TV나 케이블 등 전통 플랫폼을 떠나 뉴미디어에 조인하고 있다.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레거시 미디어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수익이나 오디언스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오디언스를 유인할 새로운 포맷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형 시스템에 익숙했던 빅스타들은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유료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름값만으로는 허들을 넘지 못한다. 

터커 칼슨은 폭스를 떠나기 전, 수십 개월 동안 TV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한때 7000만 가구에 달했던 폭스 뉴스의 도달율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승리 공식을 바꾼다면 해볼만한 싸움이다. 충성도 높은 칼슨의 팬들이 꾸준히 유료 구독에 머문다면 승산은 있다.

넷플릭스까지 진출한 TV 시리즈 '코코멜론'
넷플릭스까지 진출한 TV 시리즈 '코코멜론'

'코코멜론' 너마저

한편, 유튜브 스타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넘어오면서 고전하는 케이스도 있다. 유튜브에서 공개돼 수년 간 큰 인기를 끌다, 넷플릭스까지 진출한 인기 TV시리즈 ‘코코멜론(CoComelon)’의 제작사 문버그 엔터테인먼트(Moonbug Entertainment)가 직원들은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문버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30여 명의 직원을 10월 말 정리해고 했다고 밝혔다. 코코멜론의 글로벌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충격적인 발표였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제작비 축소가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코코멜론의 감원은 스트리밍 진출 이후 높아진 제작 퀄리티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영향이 가장 크다. 광고 기반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영상과 유료 스트리밍의 공식은 완전히 다르다.  

구조조정과 함께, 문버그는 인기 콘텐츠인 ‘코코멜론’의 내년 에피소드를 축소하고 스핀오프 제작도 늦추기로 했다. 문버그 미국 영업 대표 앤디 앳맨(Andy Yeatman)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콘텐츠 제작을 조금 줄이기로 결정했다”며 “문버그는 앞으로도 코코멜론에 많은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일부 자원을 비디오 게임과 음악 같은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버그의 감원은 할리우드 투자 축소와 트렌드 전환 등 구조조정에서 어떤 기업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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