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들여다본 독도...늦기 전에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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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회 이달의 PD상 수상자 인터뷰] ‘독도 데이터 전쟁’ 연출한 포항MBC 박찬열 PD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포항MBC '독도 데이터 전쟁'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달의 PD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포항MBC '독도 데이터 전쟁' 유튜브 영상 갈무리.

[PD저널=이영광 객원기자] 284회 이달의 PD상 TV 지역 부문에 포항MBC에서 방송된 다큐 <독도 데이터 전쟁> 2부작이 선정되었다. <독도 데이터 전쟁>은 빅데이터를 통해 세계에서 독도를 어떻게 보는지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 작품이다.

<독도 데이터 전쟁>을 연출한 박찬열 PD는 “데이터 세상 안에서 독도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데이터 분야를 어떻게 활용해야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 잘 지킬 수 있을지 제안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독도 데이터 전쟁> 제작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5일 <독도 데이터 전쟁> 연출한 박찬열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일단 기쁘고요. 포항MBC는 방송 권역이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도까지예요. 매년 독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데,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분야인 데이터 세상에선 독도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었어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독도에 대해서 알아봤을 때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것보다 더 깊이 알 수 있었고요. 특히 일본인이 ‘다케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고요. 앞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독도에 대한 영유권 더 잘 지킬 수 있을지 제안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서 보람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도 데이터 전쟁> 2부작은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눈에 보이는 거 말고 더 깊이 독도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일본에 취재를 가면 일본인들은 다케시마에 관심이 없는 거로 보이거든요. 빅데이터로 일본인들은 다케시마를 어떻게 검색하는지 알아낼 수 있으면 진짜 일본인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다큐멘터리가 광화문에서 시작을 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데이터가 기록이자 증명이고 힘이라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세종대왕도 우리나라의 데이터고 이순신 장군도 우리나라의 데이터인데 우리 것이지만 우리 것이 아닌 유일한 것이 독도죠. 그래서 독도 얘기를 하려면 광화문에서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독도를 리앙쿠르락스라고 부르나 보던데 왜 이렇게 부를까요?

“미국 정부는 제3국 간의 영토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있는데요. 실제로 제가 보기에는 미국이 더 중요시하는 우방은 일본이에요. 리앙쿠르락스라는 명칭은 본래 프랑스 포경선이 1800년대에 왔다가 독도를 자기들이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름을 붙인 거죠. 이름 자체부터 이 땅은 한국땅이 아니라는 제국주의적인 사관이 묻어 있어요. 그래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독도라고 안 적고 리앙쿠르락스라고 적는 게 저희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거죠.”

-지리한정어를 어디로 표기할 것인지도 중요할 것 같네요.

“중요하죠. 결국은 저희가 조사했던 내용 중에 지리한정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다행히도 지금까지 독도는 한국의 영토, 한국의 관할 구역으로 적는 외국의 문서나 도서관이 더 많더라고요. 아직도 독도를 한국과 일본이 공동관리하는 혹은 분쟁 지역으로 표기해 놓은 나라도 많은데 그런 나라들이 대부분 다 힘이 있는 나라들이더라고요. 여기에는 우리가 홍보를 못한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이달의 PD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찬열 PD(왼쪽)와 정꽃님 작가.
이달의 PD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독도 데이터 전쟁'의 박찬열 PD(왼쪽)와 정꽃님 작가.

-역사적 자료를 보면 일본도 과거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했던데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뭔가요?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별로 없어요. 다큐에도 나오지만, 주장만 있지 근거는 없어요. 그래서 데이터가 공개될수록 일본의 주장은 약해지고 있어요. 데이터 세상이니 우리가 더 많이 공개하고 이 공개된 데이터에 더 자세한 주석과 설명이 달리면 일본이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일본이 자기네 땅이 아니라고 주장한 기록이 너무 많아요.”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커 보이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일본 정부는 일단 홍보에 비용을 많이 쓰죠. 그리고 독도에 대한 주장을 하는 한국 외교부의 독도 홈페이지와 일본 외무성의 다케시마 홈페이지의 영향력을 분석해 봤을때, 일본의 다케시마 홈페이지와 연결된 해외 기관, 대학, 학술기관의 수가 한국 외교부 독도 홈페이지에 비해 두배 정도 많았습니다.”

-해외의 분위기가 어떤가요?

“다큐에서는 다 얘기 못 했지만 실제로 일본 정부의 전략이 성공한 것 같은 게 독도를 분쟁 지역이라고 인식하는 외국인이 훨씬 많아요. 특히나 미국에서는 독도를 분쟁 지역이라고 인식하는 외국인의 숫자가 훨씬 많아요. 독도가 분쟁 지역으로 인식되기 전까지 독도에 대한 데이터 정책을 강화해야 된다는 게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대응이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당연히 우리 땅이고 우리가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땅인데 일본이 떠들든지 말든지 가만히 있자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고요. 저는 지금까진 이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데이터 조사를 해봤더니 잘못 알고 있는 외국인이 너무 많은 게 보였고요. 정보의 전파가 빠르다보니까 한번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 다시 주워 담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 됐어요. 일본은 다케시마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주장을 많이 뿌렸고 한국은 ‘이거 굳이 시끄럽게 할 필요가 없으니까 우리 조용히 있어’라는 입장을 보인 거죠. 그러다 보니까 ‘독도가 분쟁 지역이고 사실은 일본 땅인데 한국이 무력 점거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진 겁니다. 일본이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인터넷상에서 검색하면 그 답이 나올 수 있게 아주 촘촘하게 한국 정부나 한국의 독도에 대한 입장을 많이 뿌려놔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 정부는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잘 모르는 걸까요. 아니면 안 하는 걸까요?

“처음에는 중요성을 몰랐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윤석열 정부는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지금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목표는 한일관계 개선이니까 독도 이야기가 한일 관계에서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내년도 관련 예산도 많이 줄었습니다.”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사실 좀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고 큰 방송사는 빅데이터 조사팀 같은 것도 있어서 서포트를 많이 해주죠. 저희는 PD 1명과 작가 2명이 시작했는데, 다행히 지역방송 경쟁력 강화 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 2000년 포항MBC에 입사한 박찬열 PD는 <도발청춘> <힘내라 100만> <독도傳> <독도데이터 전쟁> 등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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