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방송 인건비 예산 반토막...PD연합회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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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국제방송

[PD저널=엄재희 기자] 한국 문화 홍보를 주로하는 아리랑국제방송의 내년도 정부 지원 예산 중 직원의 인건비가 116억에서 58억으로 50% 삭감된 가운데, 한국PD연합회가 예산 삭감에 명분이 없다며 추가경정예산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아리랑국제방송은 전체 예산의 60%를 정부 지원금으로 받고 있다.

한국PD연합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는 아리랑국제방송 직원들의 인건비 총액 50%를 삭감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대로 두면 아리랑국제방송의 직원 227명은 새해부터 생계의 벼랑으로 내몰리게 된다"며 "이 인건비 삭감안은 아리랑국제방송을 없애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황당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 대책 없이 인건비 예산을 절반으로 잘라버린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로,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용산 대통령실의 공기업 예산감축 방침에 기계적으로 순응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새해에 필요한 인건비 116억원의 딱 절반을 잘라 58억원으로 결정한 것은 예산안 책정 과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였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PD연합회는 "아리랑국제방송은 국가홍보를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국제방송의 선두기관으로, 지난 27년 동안 세계적인 K팝 그룹 BTS를 해외에 처음 소개하는 등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며 "K-컬처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높은 위상을 갖게 된 데는 아리랑국제방송 직원들의 노고도 큰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데, 인건비의 절반을 아무 이유 없이 하루아침에 삭감하는 이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아리랑국제방송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 이번 결정을 보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와 국회는 삭감된 인건비 예산안에 대한 복원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문 전문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는 아리랑국제방송 직원들의 인건비 총액 50%를 삭감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대로 두면 아리랑 국제방송의 직원 227명은 새해부터 생계의 벼랑으로 내몰리게 된다. 아무도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예산안을 작성한 기획재정부도, 관리감독을 책임지는 문화체육관광부도,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국회 문체관광위도 인건비 50% 삭감의 당위성을 주장하지 않았다. 이 인건비 삭감안은 아리랑국제방송을 없애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황당한 내용이다.

아리랑국제방송은 국가홍보를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국제방송의 선두기관으로, 지난 27년 동안 세계적인 K팝 그룹 BTS를 해외에 처음 소개하는 등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 세계 105개국 1억 4천명이 시청하는 아리랑국제방송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할 사람은 정부와 여야를 통틀어 아무도 없을 것이다. K-컬처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높은 위상을 갖게 된 데는 아리랑국제방송 직원들의 노고도 큰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인건비의 절반을 아무 이유 없이 하루아침에 삭감하는 이 정부는 누구의 정부이며 이 국회는 어느 나라의 국회인가.

아리랑국제방송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분투해 왔다. 각국은 국제방송 예산을 거의 100% 국가가 지원, 국제사회에서 자기 나라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리고 경제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 창구로 사용한다. 독일의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는 DW설치법에 따라 98%의 정부교부금을 받는다. 프랑스24(France 24)는 커뮤니케이션법과 공영방송법에 의해, 영국 BBC world는 BBC 칙허장과 협정서에 의해, 미국의소리(VOA)는 국제방송법에 의해 정부지원금 100%를 지원받는다. 이에 반해 아리랑TV는 전체 예산 678억원 중 60%만 정부지원금을 받고 40%인 270억원을 자체재원으로 충당해 왔으며, 국가를 홍보하는 비영리사업 기관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체 수익 확보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아무 대책 없이 인건비 예산을 절반으로 잘라버린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로, 예산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용산 대통령실의 공기업 예산감축 방침에 기계적으로 순응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새해에 필요한 인건비 116억원의 딱 절반을 잘라 58억원으로 결정한 것은 예산안 책정 과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였는지 보여준다. 감독 부처인 문체관광부도 팔짱을 낀 채 이 황당한 조치를 수수방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회 문체관광위에서 임금 10% 감축안에 여야가 의견 접근을 보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다시 50% 삭감으로 변경된 경위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용산 대통령실의 공기업 예산절감 압박에 호응하기로 여야가 막판에 담합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우리는 특히 거대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책임방기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정부 예산안의 타당성을 감시하고 합리적인 예산 편성을 위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야당 의원들 중 이 예산안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지적한 국회의원이 그렇게도 없었단 말인가? 모두 눈을 감고 표결한 것인가? 227명 아리랑국제방송 직원의 생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이들은 사람도 아니란 말인가? 이들의 생계를 벼랑으로 몰아넣은 채 아리랑국제방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므로 황당한 착오였다고 생각해 두기로 하자.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므로 일견 돌이킬 수 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저지른 실수는 사람이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자세가 있어야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희망도 되살릴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아리랑국제방송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추가경정예산을 포함, 이번 결정을 보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삭감된 인건비 예산안에 대한 복원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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