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노리는 OTT, 비즈니스 모델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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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43] 2024년 트렌드 전망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서비스부)] 2023년 미디어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2019년 구독모델(SVOD)이 본격 도입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미디어 시장은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섰다. 상당한 수익을 창출한 넷플릭스를 포함해 모든 OTT 서비스들이 가격을 인상(스트림플레이션)하고, 광고 모델(AVOD)을 도입했다. 

2024년에도 넷플릭스 주도의 성장, 수익성 증대 노력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집필한 <OTT 트렌드 2024>를 중심으로 올 한 해 동안 전개될 OTT 시장의 흐름을 전망해 봤다.

첫째, 넷플릭스가 2024년에도 OTT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2023년 헐리우드의 작가와 배우 노조의 동반 파업에도 넷플릭스 가입자는 3분기까지 1640만 명이나 증가했다. 2024년에도 광고 요금제와 아이디 공유 제한, 베이직 요금제 폐지 정책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실시간 공연과 스포츠 중계, MD 상품 개발 등의 노력을 통해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이다. 다른 OTT 서비스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따를 것이다.

둘째, OTT 서비스들이 수익성 확대를 위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OTT 서비스들이 2023년에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디즈니, CJ ENM 등이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등의 사업자들은 새해를 ‘흑자 전환의 해’로 선언하였고, 이 기조에 따라 OTT 시장도 움직일 것이다. 유료 가입자에게 광고 없이 제공하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올해부터 광고를 삽입하기로 했고,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추가로 매월 2.99달러를 내야 한다.

셋째, 신규 오리지널 제작이 감소할 것이다. 2023년에는 헐리우드의 파업으로 콘텐츠 제작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적자 해소와 노조 합의사항 이행 비용 등으로 오리지널 제작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동일한 상황이다.

넷째, OTT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할 것이다. 지금까지 OTT는 독점 콘텐츠 확보를 통한 구독모델이 중심이었다. 여전히 타당한 전략이라고 판단된다. 그렇지만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했음에도 가입자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변화는 여러 OTT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OTT 번들링이다. 번들링은 스트리밍 앱들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 통합하는 하드 번들(Hard Bundle)과 2개 이상 구독할 때 할인을 제공하는 소프트 번들(Soft Bundle)이 있다. 파라마운트는 쇼타임과 합쳐 ‘파라마운트+쇼타임’을 런칭하고, 디즈니+와 훌루(Hulu)도 2024년에는 통합되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다섯째, FAST 시장의 성장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2028년 미국 FAST 시장 규모는 98억 달러이고, 한국은 8.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ABC, NBC, CNN, 구글TV, 컴캐스트 등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FAST를 내놓고 있다. 이 경향은 2024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FAST는 무료이면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으므로 전통적인 TV 모델의 귀환으로 볼 수도 있다.

필자가 공동집필한 'OTT 트렌드 2024'
필자가 공동집필한 'OTT 트렌드 2024'

여섯째, 챗GPT로 활용이 급증한 AI를 OTT에서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이미 넷플릭스나 로쿠뿐 아니라 폭스도 FAST 서비스 투비(Tubi)에 AI 추천 검색 기능을 넣었고, 국내 방송3사가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코코와(KOCOWA)에서도 ‘AI 키토크’라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선택하는 데 1시간(닐슨 발표 10.5분)이 소요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을 탈피하기 위해서 이러한 서비스는 시청자 편익을 증대시킨다. AI는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디지털 광고회사 인필리온(Infillion)에 따르면 광고 에이전시의 70% 이상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일곱째, 국내 OTT 시장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지난해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왓챠도 매각을 추진했다.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한다면, 워드 시장의 아래아한글과 검색시장의 네이버처럼 넷플릭스와 경쟁할 힘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이전 칼럼에서 밝혔듯이, 넷플릭스에 대한 콘텐츠 공급, 특히 동시 공개를 제한하는 전략이 절대 필요하다.

여덟째, 그럼에도 국내에서 넷플리스에 대한 의존은 심화할 수 있다. 방송사의 콘텐츠 제작 감소에 따라 제작사들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글로벌 OTT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도 수익성을 위해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여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홉째, 스포츠 콘텐츠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미국 시청자의 29%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스포츠를 시청하고 있다. 프라임 비디오는 NFL(미국프로풋볼) 목요일 경기를, 유튜브TV는 일요일에 하는 NFL 경기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넷플릭스도 ‘넷플릭스컵’ 골프대회를 생중계했다. 국내에선 쿠팡이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열째, 불법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2023년 콘텐츠 저작권자는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서비스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024년에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이 요금을 인상한 상황에서 이용 금액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는 불법서비스의 유혹에 더 노출될 수 있다. 누누티비 이용이 증가하면 국내 OTT 가입자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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