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에 두손 든 태영, SBS 지분 담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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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창업회장 "부족하면 TY홀딩스·SBS 주식 담보로 태영건설 꼭 살려낼 것"
채권단 압박에 "담보 제공 가능성 없다" 입장 번복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입장을 바꿔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워크아웃 추가 자구책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채권단 지원만 바라지 않고, 해야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채권단에 마지막으로 호소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890억원이 티와이홀딩스로 흘러들어간 게 알려지면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불신이 증폭된 상황이었다. 

태영그룹은 앞서 △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태영건설에 납입 △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 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등을 채권단에 자구 계획으로 제출했다.  

태영그룹이 소유한 SBS 지분 담보,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에 오너 일가가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태영 측은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4월까지 태영건설 유동성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은 33%가량이다. 윤석민 회장이 25.4%, 윤석민  회장 배우자가 2.3%, 윤세영 회장이 0.5%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지난 12월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TY홀딩스가 밝힌 입장과는 상반된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SBS의 경영과 미래가치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이라며 “지상파방송 허가 사업자인 SBS 주식의 매각이나 담보제공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회의적인 반응 속에 워크아웃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10여일 만에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TY홀딩스는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8일, 윤세영 회장의 딸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에게 SBS 주식 117만 2000주를 담보로 330억원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태영그룹이 SBS 담보 제공 가능성을 공식화한 만큼 3자에게 SBS 지분이 넘어가는 시나리오도 열리게 됐다. '책임 전가'를 경계해온 SBS 구성원들은 오는 11일 열리는 채권자협의회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정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필요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SBS 지분 담보 가능성이 열린 것만으로도 우려스럽다“며 ”3자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되는 경우가 문제일텐데, 지주사나 사측에 독립경영 보장과 SBS로 책임 전가는 안 된다는 요구는 계속하고 있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 등을 지켜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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