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뛰어넘은 '성난 사람들'의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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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44] '성난사람들' 75회 에미상 8관왕

이성진(가운데) 감독이 1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피코크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로 작품상을 받은 후 출연진과 함께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성진(가운데) 감독이 1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피코크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로 작품상을 받은 후 출연진과 함께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AP/뉴시스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서비스부)] 2023년에 열릴 예정이었던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 파업으로 연기되다가 2024년 1월 15일(한국 시간 16일) 피콕 극장에서 열렸다. 폭스 채널을 통해 방송됐고, 국내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TV조선이 독점 생중계했다.

제75회 에미상은 <성난 사람들> 잔치로 봐도 무방하다. 미니시리즈 메이저 부문 7개 중에서 <작품상>을 포함하여 5개 부문, 전체에서는 8개를 수상했다. 이성진은 감독상과 연출상, 극본상까지 차지하였고, 영화 <미나리>의 스티브 연은 한국계 배우로서 이정재에 이어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스티븐 연은 지난 7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아시아게 배우 최초로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영어권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이 이민자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로 <오징어 게임>의 성과를 뛰어넘었다. 74회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은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받았다.

에미상 중계에서 황동혁 감독은 <성난 사람들>이 “한국인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문화적 감성과 코드가 안에 녹아있”고, "그런 독특한 지점들이…국적·문화·인종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사랑받는 '문화의 다양성'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는데, 이러한 점이 <성난 사람들>이 5관왕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미국에서 K-콘텐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대다수 한국계 제작 스태프와 배우가 포진한 <성난 사람들>이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부문 작품상은 드라마 시리즈 <석세션>(HBO), 코미디 시리즈 <더 베어>(FX), 리얼리티 경쟁 부문 <루폴의 드래그 그레이스>(MTV), 토크 시리즈 <트레보 노아의 데일리 쇼>(코미디 센트럴), 스크립트 버라이어티 시리즈 <래스트 위크 투나잇 위드 존 올리버>(HBO), 버라이어티 스페셜(생방송) <엘튼 존 라이브>(디즈니+)이 받았다.

이번 에미상에서는 넷플릭스 외에는 OTT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HBO가 프라임타임 메이저 27개 부문에서 압도적인 43개의 후보를 냈고, 넷플릭스 23개, 애플TV+ 17개, 훌루 13개 등이 뒤를 이었다. 수상은 HBO 9개, 넷플릭스와 FX가 6개이고, 애플TV+와 디즈니+가 각각 1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갔다.  

장르별로 특정 작품이 수상을 독점했다.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을 받은 <석세션>이 여우조연상을 제외한 6개 부문을 석권, 최다 수상을 기록하였다. 코미디 시리즈에서는 <더 베어>가 여우주연상을 제외한 6개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성난 사람들>이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시상식을 보면서 느낀 감상평은 먼저 장르별로 배우들이 나와서 코너를 구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회별로 연출과 작가가 달라 작가상이나 감독상 시상이 에피소드별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43초 안에 수상 소감을 해야해 수상자들의 소감도 간결했다. 추모공연도 인상적이었다. 2013년 <분노의 질주> 촬영 중 사망한 폴 워커를 추모하면서 삽입한 ‘씨유어게인(See you again)’과 시트콤 <프렌즈>의 오프닝 ‘아이윌 비 데얼 포유(I’ll be there for you)‘ 부르며 배경으로 나오는 매튜 페리 등 유명을 달리한 배우, 프로듀서, 작가 등의 사진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에미상은 1946년 시드 카시디(Syd Cassyd)가 설립한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 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가 1949년부터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관련된 업적을 평가하여 수여하는 방송계 최대의 상이다. 영화 부문의 아카데미상, 연극의 토니상, 음악의 그래미상에 버금가는 TV 분야의 최고상으로 불린다. 올해 심사 대상은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 사이에 편성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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