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품에 안긴 슈퍼볼, 광고 효과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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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46]

[PD저널=유건식 언론학 박사(KBS 시청자서비스부)] 지난 7일에 열린 2023 아시안컵 축구(AFC)의 한국과 요르단 준결승전을 쿠팡플레이로 시청했다. 한국이 허무하게 졌지만, 하프타임에 나간 광고 2개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리즈 개막전이 고척돔 경기장에서 열리고 이를 쿠팡플레이에서 중계한다는 내용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 시리즈 2연전은 3월 20일과 21일 열리고, 티켓은 쿠팡 유료회원만 구매할 수 있다. 더 관심을 끈 건 전 세계 스포츠의 최고 이벤트인 제58회 미국 슈퍼볼을 쿠팡플레이가 2월 12일 독점 중계한다는 광고였다. 슈퍼볼은 KBS America 사장 재임시부터 주목하고 있는데, 이번 슈퍼볼 중계는 거실에서 쿠팡플레이를 통해 편안하게 시청하는 소확행을 누렸다.

제58회 슈퍼볼은 2월 11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아레나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2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맞붙었다. 치프스는 4쿼터 1분 53초를 남기고 19-16으로 밀렸으나 3초를 남기고 극적인 필드골로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선공인 포티나이너스에게 먼저 3점을 내주고 극적으로 터치 다운에 성공, 25-2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치프스는 2년 연속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5년 동안 앤디 리드 감독하에 3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치프스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는 30세 이전 우승 3회를 달성하여 전설의 트로이 에이크먼과 톰 브래디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운데)가 래퍼 아이스 스파이스, 디자이너 애슐리 아비뇽,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함께 11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Super Bowl)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AP/뉴시스
테일러 스위프트(가운데)가 래퍼 아이스 스파이스, 디자이너 애슐리 아비뇽,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함께 11일(현지시각)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Super Bowl)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AP/뉴시스

슈퍼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빅 스포츠 이벤트다. 이번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머문 VIP룸은 13억 원이 넘는다. 이번 경기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남자친구인 치프스의 트레비스 켈시를 응원하러 도쿄에서 콘서트가 끝나자마다 전용기로 날라오고, 켈시가 경기가 끝나고 프로포즈를 할 것으로 기대로 모으면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아쉽게도 경기장에서는 특별 이벤트는 없었다. 미국도박협회(AGA) 설문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도박 판돈이 231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입장권도 최저 6077달러(약 808만 원)에서 최고 12만 5992달러(약 1.67억 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OTT 업체도 슈퍼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피콕 등 기존 미디어가 출시한 OTT는 2021년과 2022년 슈퍼볼을 적극 활용했고, 이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로 넘어가는 양상을 보인다. 올해는 CBS가 경기를 중계해서 그런지 파라마운트+가 4번 광고했다.

다음으로 지난해 FAST 투비(Tubi)에 이어 10년 된 FAST인 플루토 TV가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진입했다. 플루토 TV는 슈퍼볼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하지만,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들어온 배경도 있을 것이다. 파라마운트는 파라마운트+, 플로투 TV, CBS 스포츠, 니켈로디언과 함께 라스베가스 현지에서 강력한 브랜드 입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애드택시(Adtaxi) 조사에 따르면, 제58회 슈퍼볼을 스트리밍으로 볼 의향은 36%이다. 이는 닐슨의 더게이지가 발표한 2023년 12월 스트리밍 시청시간 비율 35.9%와 일치한다. 기존의 TV 시청 방식은 감소하고 스트리밍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슈퍼볼은 미국 역대 시청률 톱10 프로그램 중 8개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는 아이스폿(iSpot)기준으로 1.18억 명이 시청했는데 올해는 10.9%가 증가한 1.27억 명이 시청했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 전개와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시청률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감소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콘텐츠의 힘에 좌우된다. 

그런만큼 슈퍼볼 30초 광고 단가도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는 647만 달러(약 86.1억 원)에 달해 지난해 583만 달러(약 77.6억 달러)보다 11% 증가하였다. 광고 금액이 이렇게 비쌈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집행하는 이유는 효율성, 높은 ROI(Return on Investment)에 있다. 칸타에 따르면 2022년 슈퍼볼에 1달러 광고를 하면 수익이 4.6달러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매 협회(The National Retail Federation)는 슈퍼볼을 보는 동안 먹을 맥주나 스낵부터 TV 구매까지 포함하여 173억 달러(약 23조 원)의 지출이 이루어졌다고 추정했다.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72억 달러보다 많은 금액이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2020년의 수치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가정별로 2024년 슈퍼볼에 사용한 금액은 86.04달러(약 11.6만 원)로 추정되는데, 이 수치는 팬데믹 이전의 2020년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도 스포츠 이벤트를 둘러싸고 기존 미디어와 OTT 서비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메이저 리그 인기가 증가하면서 중계권 비용도 급증하였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경우에는 과열 경쟁이 일어나서 중계권 금액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적자 이벤트로 전락한 실정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CJ ENM이 가져갔다. JTBC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권을 획득했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고 중계하여 시청자의 즐거움이 향상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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