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만들어주고 각본까지 써주는 생성형 AI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성도 높아진 오픈AI 기술에 창작업계 긴장
AI작가 솔루션 개발한 사이버필름 "‘작가들 돕기 위한 것"

텍스트 기반 비디오 생성형 AI인 소라가 만들어낸 동영상 갈무리.
텍스트 기반 비디오 생성형 AI인 소라가 만들어낸 동영상 갈무리.

[PD저널=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생성AI(Generative AI)는 할리우드 등 미국 창작 산업을 바꾸고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세상을 뒤흔들었고, 최근 등장한 텍스트 기반 비디오 생성 AI 소라(Sora)는 창작업계를 긴장시키기 충분했다.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1분 이내의 영상을 만들어주는 소라는 일반 카메라로 녹화된 영상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완성도다. 

소라는 메타나 구글,  AI비디오 스타트업 런웨이,  피카 랩스(Pika Labs) 등이 공개한 AI비디오 생성툴과 유사한 툴이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 이전 솔루션과 차이가 크다. 기존 생성AI 기반 비디오 제너레이터는 복잡한 장면을 정확히 시뮬레이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라는 이런 문제를 거의 해결했다. 

소라가 만든 영상은 진짜 영화처럼 느껴진다.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와이어드(Wired)의 스티븐 레비는 ‘영화적인 문법의 완벽한 이해(an emergent grasp of cinematic grammar)’라고 말했다.  운동과 중력, 시간에 따른 연속성 등 어린이가 생활 속에서 배우는 기본적인 물리학을 소라는 배우고 있다.

영화, TV 등에 종사하는 창작자들은 이런 AI의 발전을 마냥 반기기 어렵다. 악시오스는 챗GPT가 우리에게 영혼 검색과 소송(실제 왕좌의 게임의 조지 R.R 마틴은 저작권 침해 소송 진행)을 불러왔다면 소라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전율과 소름을 선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값비싼 특수 효과와 버츄얼 이펙트도 소라 하나면 PC로 가능하다. 

그렇다면 ‘AI가 인간 창작자를 지배할 것’인가. 물론 아니다. AI시대에도 인간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해진다. 사람의 온기가 담긴 작품은 AI의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작품보다 더 큰 인기를 끌 것은 자명하다. 

AI를 이용해 할리우드 크리에이터들을 도와주는 창작 툴은 상당히 발전했다. 사이버필름(Cyber Film)의 사가(Saga)도 그 중 하나다. 사가는 AI를 이용해 각본 초안을 쓰고 이를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작가)로 구성해주는 AI작가 솔루션이다.

지난달 다이렉트미디어랩이 온라인으로 인터뷰한 사이버필름의 CEO 러셀 팔머(Russell Palmer)는 AI 작가 솔루션은 인간의 일자리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더 좋은 작품을 쓰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트리밍 시대,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이 글로벌 오디언스와 만날 수 있도록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 인도,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에서 독립 영화 제작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가를 이용하면 작가들은 캐릭터 설정, 장르, 스토리 기본 구성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간단한 프롬프트만 입력하고 다양한 설정을 정리하면 새로운 작품 생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기본 드래프트를 만들 수 있다.

사가를 시연하는 모습.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AI개발자 출신인 팔머는 동생이자 영화 감독, 작가인 앤드류 팔머와 함께 사가를 만들었다. 때문에 할리우드 현장과 AI기술을 모두 잘 이해한다. 사가는 종합 대본 작성과 스토리보드 제작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완벽한 '대본 닥터'이자 글쓰기 동반자(script doctor" and writing companion)’ 라는 것이 사이버필름의 설명이다. AI학습 모델인 만큼 ‘오징어게임’ 등 유명 작품이나 장르 스타일의 각본을 쓰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이 앱은 사용자가 대본을 만들고, 캐릭터를 개발하고, 기존 작품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플롯을 만들 수 있도록 안내한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와 <베터 콜 사울>의 프로듀서인 스튜어트 라이언스는 보도자료에서 사가를 극찬하며 “당신이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It asks the questions you need the answers for)”고 말했다.

강력한 각본 작성 기능 외에 사용자들은 AI를 활용해, 자신들의 생각하는 콘셉트가 담긴 스토리보드도 만들어낼 수 있다. 자신들의 내러티브가 화면으로 잘 구현되는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컨셉 아티스트가 있어야 가능했던 일인데 비용이 한정적인 독립 제작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기능이 될 수 있다. 

러셀 팔머는 “사이버필름 AI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성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창작 활동을 보강하는 역할(CyberFilm AI envisions a future where generative AI strengthens the creative landscape, augmenting human intelligence without replacing it)”이라고 말했다. 

사가는 업계 전문가나 독립 창작자, 학생 등 모든 사람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전 세계 영화업계를 성장시키는 것을 바라고 있다. 팔머 CEO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영화 산업이 AI의 긍정적인 면을 잘 활용한다면 산업이 향후 10년 뒤에는 현재보다 100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엄청난 영화들이 매일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창작과 관련된 기술인 만큼 데이터 소유권과 개인 정보 보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이버필름은 제작자가 생성된 이미지와 텍스트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유지하고 앱에서 제작한 콘텐츠의 경우 AI모델을 재교육하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이버필름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한국어 등 지원 언어를 4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글루(Glue)라는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팔머 CEO는 “올해 안에  한국어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가에 애니메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소라처럼 실사 합성 비디오(photo-realistic synthetic video) 제작을 지원해 사용자가 소셜 미디어용 단편 영화나 콘텐츠를 바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가는 월 19.99달러(www.WriteOnSaga.com)에 이용할 수 있으며 3일간 무료로 써볼 수 있다. 러셀 팔머 CEO는 “독립 영화 제작자는 할인이나 AI서비스 쿠폰을 받을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이버필름은 프리 시드 투자를 받은 뒤 현재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금으로 스크립트 커버리지(Script Coverage)와 같은 자체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영화 대본이 완성되면 이를 검토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이버필름은 투자 이후 데이터 과학자와 더 많은 머신 러닝 엔지니어를 채용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