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잔치’… 방송의 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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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현업단체 공동개최 제의에 방송협회 ‘썰렁’

|contsmark0|방송의 날 행사는 언제까지 ‘그들만의 잔치’로 남을 것인가.지난 9월 2일 방송회관에서 열린 제34회 방송의 날 자축 리셉션도 예년과 다름없이 방송의 골간인 방송현업인들이 배제된 채 진행돼 현업인들이 크게 실망하고, 방송협회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국민의 정부가 서고 방송도 거듭 나야 한다는 일신의 분위기가 팽배하고, 방송협회 회장으로 명망있는 박권상 사장이 취임함으로써 올해 방송의 날이야말로 방송인들 전체의 잔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도 사실.그러나 지난 6월 23일 방송현업인단체를 총망라한 한국방송인총연합회(회장 허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방총련)가 출범한 후 박권상 방송협회장과의 면담에서 방총련 회장과 pd연합회장이 방송의 날 공동주최를 제의했으나 별다른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하고, 결국 방송협회만의 행사로 마감했다.신문의 날 행사가 1962년 제7회 때부터 한국신문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 공동, 1965년부터는 한국신문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기자협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되어 온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방송의 날 행사에 현업단체가 참여한다고 해서 기존의 행사가 크게 변할 것은 없지만 방송의 근간이 되는 현업인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일잔치에 ‘주인’으로 선다는 상징성의 측면에서 이는 그동안 현업단체들의 오랜 소망이었다.이에 대해 방송인총연합회 허윤 회장은 “방총련과의 공동주최 제의에 방송협회가 별 반응이 없어 8개 현업인단체장들은 방송의 날 행사에 전원 불참했다. 현업인들이 배제된 생일잔치에 들러리를 서줄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허 회장은 또 “현재까지의 방송의 날 행사는 정작 방송의 주인인 현업인들이 소외된 채 각 방송사 사장들의 정치권에 대한 생색내기로 일관했다.”고 평가하고, “말이 좋아 방송인들의 잔치이지 실제로 방송종사자들을 위한 어떠한 배려도 없었던 것은 방송현업인들을 인정하지 않고 현업단체를 경시하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발상이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mbc의 모 pd도 “세상은 바뀌어도 방송의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식 행태는 변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신문에 각 방송사 사장과 정치권 고위인사들만 연단 가운데서 축배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씁쓸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kbs의 한 pd는 “우리 방송시스템이 현업 중심의 제작자·전문인 중심의 시스템이 된 적이 없었던 상황의 반증이자 그 상징인 것이 방송의 날 행사”라고 폄하했다.pd연합회 정길화 회장은 “생래적으로 배타적이고 관료적인 폐쇄성이 있는 우리 방송은 이제 과거 권위주의 시대 방송사 사장들이 정권에 눈도장 찍고 충성을 과시하던 타성을 청산해야 한다”면서 “수십년간 답습해온 구태의연한 방송의 날 행사는 현업인과 함께 하는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방송인총연합회는 내년에도 방송의 날이 방송협회만의 생색내기 행사로 진행될 경우 독자적으로 방송현업인들만의 방송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방총련 허 윤 회장은 “방총련 회장단 회의를 조만간 열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다시 한번 방송협회에 정식으로 공동주최를 제안해 거절당할 경우 독자적으로 방송의 날 행사를 치를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 방송인들의 자축연에 데려온 자식처럼 푸대접받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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