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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윤동찬 신임 PD협회장
KBS방송제작가이드라인 편집위원 최훈근 PD
대전방송 이희중 신임 PD협회장
인천방송 양훈모 신임 PD협회장

|contsmark0|“what is life?”kbs 윤동찬 신임 pd협회장
|contsmark1|2년쯤 전의 일이다. kbs 본관에서 신관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 위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40대 초반의 한 남자가 고개는 반쯤 뒤로 제끼고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뛰어가며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친 것이다. “what is life?”what is life? 참으로 지독한 말이다. 어느 선배나 선생님들의 한마디에서부터 우리 몸속으로 전염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일기장을 더럽히면서 불면증, 과음 등의 병적증세들을 유발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가능한 한 외면하면서 살려고 노력한다.나 역시 이 질문을 공공연하게 내던지는 사람들과는 가까이 지내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이는 그 사람들로 인해 내 의식의 밑바닥에 꼭꼭눌러 놓았던 그 지독한 바이러스가 튀어 나오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윤동찬 선배. 그는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그리 뛰어난 편이 못된다. 사람을 확 휘어잡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요 자상하고 붙임성이 있어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가끔씩 상대를 당혹하게 만드는 언어와 행동으로 조금은 부담스런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앞서 말한 2년 전 소동의 주인공이기도 하다.이런 여러가지 사실들로 나는 그를 멀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가 그 나이 또래의 사람들처럼 허허 웃으며 다른 사람들과 안락하게 어울리며 살아가지 못하고 “what is life?”라는 지독한 번뇌를 달고다니며 그런 소동을 일으키는 그의 순수함 때문이었다.그런 그가 얼마전 “모든 pd들이 신입사원때 품었던 순수한 이상과 열정을 마음껏 펼 수 있는 pd사회를 만들고 싶다”라는 신입사원 같은 출마의 변을 들고 kbs pd협회장에 출마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그리고 협회장이 된 뒤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것을 유치하게 생각하지 않는 pd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묘수가 아닌 원칙에 입각한 정공법으로 임하겠다.”윤동찬 선배 그는 그런 사람이다. 항상 자기 자신을 향해 “what is life?”라는 지독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나는 kbs프로듀서협회에 작은 희망을 걸어본다. 그것은 그의 뇌리에 박혀있는 ‘what is life?’라는 말의 지독한 위력을 믿기 때문이다.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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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독도도사’에서 ‘제작원칙 길라잡이’로kbs방송제작가이드라인 편집위원 최훈근 pd
|contsmark6|사실 그의 이름 석 자보다는 [독도 365일]이라는 프로그램이 더 유명한 지도 모른다. 독도의 사계절을 영상에 담고자 조그만 무인도에서 꼬박 1년을 생활해 만들어낸 프로그램. 그 ‘독도도사’가 이번엔 ‘kbs방송제작가이드라인’의 편집위원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pd, 기자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11명의 편집위원이 참가했고 집필자만 52명에 이르는 이 책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방송 제작현장에서 지켜야할 규범과 원칙을 자세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크게 방송의 규범, 제작 실무지침, 프로그램별 제작지침, 방송 관리지침의 네 부분에 걸쳐 ‘방송의 자유와 제작자의 책임’, ‘취재와 인권’, ‘영상자료의 이용과 처리’, ‘시청자 서비스’ 등 38가지의 소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kbs의 기자와 pd 전원의 책상 위에 한 권씩 꽂혀 있는 ‘공인된’ 이 지침의 활용범위는 어디까지일까?최훈근 pd는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에는 이 제작가이드라인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있으나 한없이 부족한 것도 많다”면서도 “제작가이드라인이 강제사항이 된다거나 이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는 등 제작자에게 족쇄를 채우는 것이어선 안된다”고 못박는다.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판단의 보조자료로서 원칙을 제시해 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주어진 시간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미진한 부분도 많”아서 앞으로의 방송환경 변화에 따라 약 2년마다 개정판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그는 책의 아이템 선정, 책의 체제나 목차 등에서 bbc, nhk 등 외국의 사례를 많이 참조했으나 내용 자체는 우리 현실에 맞게 썼다고 자부한다. 프로듀서연합회보에 연재되었던 안상운 변호사의 프로듀서를 위한 법률교실이 딱딱한 내용을 서술하는 방법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해선 안된다” “∼해야 한다”를 되도록 안쓰고 “∼한다, 할 수 있다, 하도록 한다”로 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독도…]를 마치고 [다큐멘터리극장] 과 [역사의 라이벌]을 제작했던 최훈근 pd는 96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방송제작 석사과정을 공부한 ‘이론가’이기도 하다.그는 지금 이 책을 가지고 kbs 차장 이하를 대상으로 실시할 사내연수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올해안에 이루어질 파일럿 연수의 커리큘럼을 짜는 일이 지금 그의 당면과제다. <임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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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사람들 사이의 정을 낚는 사람대전방송 이희중 신임 pd협회장
|contsmark11|대전방송 창사 이래 3년만에 바뀐 pd협회장이었다. 막상 취임인터뷰를 하려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선배라는 생각이 들었다.차장이라는 호칭보다는 선배라는 호칭이 훨씬 잘 어울리는 선배(차장님?). 편집실에 앉아서 어떻게 할까 이리저리 프리뷰하고 있으면 나타나 기본을 강조하고는 옆에 있어봐야 부담만 된다며 자리를 뜨는 선배. 충청도 사람보다 더 느린 전라도 사람….강력한 카리스마로 일처리를 하기보다는 조화로운 흐름을 원하는 스타일이 어찌보면 그를 전혀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지도 모른다.얼마전 그가 조용히 낚은 대어도 홀뮴-키토산복합제를 이용한 간암치료를 다룬 “암정복-머나먼 여정”이라는 다큐멘터리였다. 원자력연구소의 연구성과와 그것을 응용한 사례를 따라간 이 다큐멘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쟁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때 느낀 것은 기실 우리가 연구단지라는 천혜(?)의 자원이 존재하는 한 늘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했을 것을 그는 아무 말 없이 혼자 하고 있었구나였다.그는 낚시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낚시는 사람들간의 정을 낚는 낚시였다. 그는 주변의 동료들에게 그의 전 직장이 있던 목포에 가 바다낚시를 하자고 제의한다. 물론 나는 그가 대어를 낚았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낚시를 가자고 할 것이다.참으로 다양한 경력과 이야기를 갖고 있는 지역민방에서도 이희중 pd는 더 특이하다.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공학도이면서 학창시절에는 클래식기타에 심취했던 그. 그래서 지금도 그의 집에는 수많은 클래식 음반들이 방문자들의 입을 다물어지지 않게 만든다.전체적으로 어려운 시대이고 또 지금도 그 와중에 있는 시기에 2대 협회장을 맡게 된 그의 표정에서는 근래 보기힘든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어찌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역민방이라는 복잡다단한 위치가, 또 그 안에서 끊임없이 지향을 찾아야 하는 pd들의 입장을 하나로 이끌어야 할 위치가 된 그가 아닌가.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말없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는 우리들의 조직을 그렇게 엮어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이제 2대 선장이 된 이희중 pd의 운항에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김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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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불가능을 모르는 젊은 카리스마인천방송 양훈모 신임 pd협회장
|contsmark16|아직도 프로듀서보다는 디렉터일 듯한 눈동자를 가진 사람. 뚜렷한 이목구비와 타고난 목소리로 주위에선 자꾸 카메라 앞에 서기를 종용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의 pd를 고집하는 사람. 내가 아는 우리들의 협회장은 양 차장으로도 양 선배로도 허물없는 젊은 오빠다.그러나, 젊은 데스크라고 만만히 봤다간 십중팔구 큰 코 다친다. 흔히 좋은 프로듀서를 말할 때 opm opb에 능한 사람이라고 한다. ‘other people’s money & other people’s brain’ 즉, 다른 사람들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와 다른 사람의 주머니를 잘 이용하는 것이 이른바 프로듀싱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imf로 전례없이 열악해진 제작여건에서는 더더욱 그 의미가 곱씹혀지는 요즘, 그 모범답안에 해당하는 인물이 바로 양훈모 pd이다.천만원 이상의 프로그램이 없는 인천방송에서 그는 미국생활에서 닦여진 철저한 예산관리력과 현업을 통해 얻은,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고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가에 대한 나름의 깨달음으로 후배들을 닦달한다.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프로그램으로 돈벌이를 생각한다. 공짜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것, 그에겐 꿈이 아니라 현실이 다반사다.그가 동년배도 없지 않은 휘하의 pd들에게 하나의 신화이자 유일한 큰형으로 군림(?)할 수 있는 까닭은 단지 좋은 프로듀서인 덕택만은 아니다.지난 여름 갑작스런 수해가 발생했을 때 인천방송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과 돈과 인력을 가지고 공중파 3사보다 앞서 특별모금생방송을 감행한 사고(?)를 저질렀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한 방에 날려버린 이 쾌거를 가능케 한 주인공이 바로 양회장의 카리스마다.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pd들이 그의 말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그 모습은…. 물론 댓병들이 소주를 원샷으로 들이키는 비인간적 카리스마도 겸비하고 있는 그이지만, 협회장 추대시 선후배pd들 모두가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었던 진정한 이유는 그가 협회장을 수락하면서 내민 출사표로 설명될 듯하다.“…야외공연 녹화를 마치고 새벽까지 청소하는 후배, 점심시간이면 각자 밥먹고 촬영나가는 후배, 편집기가 모자라 밤을 태우는 후배를 보며… 프로그램의 질과 제작비의 함수관계에 대한 미적분을 아직도 풀지 못하는 머리로 협회장이 되어 많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고민스럽다…”권지영|contsmark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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