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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톱10’부터 바꾸자

|contsmark0|프로듀서연합회보는 이번호부터 ‘방송계 리뷰’를 신설한다. 방송계 리뷰에는 방송계에서 발간되는 간행물에 실린 글이나 세미나발표문 등에서 현업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요약 또는 전재해 실을 예정이다.이 글은 한국방송개발원이 발간하는 ‘방송개발원’ 98년 9월호에 실린 글이다. 방송개발원은 제35회 방송의 날을 맞아 시청률 중심주의의 프로그램 제작 풍토를 바로잡기 위해 시청률만이 지배하는 한국 방송풍토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시도하기로 하고, 방송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청률 자료의 본질과 기능을 다시 짚어보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연구진을 통해 시청률 경향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재해석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여 방송현업과 시청자, 그리고 언론에 제공할 예정이다. ‘방송개발원’은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시청률 tip’이라는 연재를 시작했으며, 이 글은 그 첫번째 글이다.<편집자>
|contsmark1|강만석<한국방송개발원 방송연구실>
|contsmark2|이 글은 시청률에 중독된 한국 방송을 치유할 수 있는 해독제는 무엇일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시청률은 한국 방송문화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공적 키워드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인들 사이에서도 시청률은 이미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오죽하면 아침에 자신의 책상에 던져진 시청률 자료를 ‘저승사자’라 부르는 것이 한국 방송계의 세태로 되었겠는가.물론 시청률 자료는 방송사의 편성 기초자료로, 광고대행사의 전략 수립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중문화적인 차원에서 시청률의 실제적 유용성이 올바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구체적으로 말해서 언론이 대중적으로 유통시키는 ‘주간 시청률 톱10’ 형식의 정보는 방송문화의 다양성을 위협하는 해악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주간 시청률 톱10 안에 드는 방송 프로그램은 거의 드라마, 오락물, 선정적 시사물 등이다. 반면에 다큐멘터리나 진지한 토크 프로그램 등은 설 땅이 없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목표로 삼는 타겟 시청자의 성질과는 관계없이 전체 시청자의 양적 규모를 가지고 무분별하게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경쟁하는 관행을 주간 시청률 톱10이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이 방송의 시청률 혼탁경쟁을 비판하고, 뒤돌아서서는 양적 시청률 톱10을 보도하는 행위는 자기기만적이다. 이런 관행 아래서는 프로그램 장르의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게 되고, 대중문화의 획일화가 조장되며, 지상파 방송이 추구하는 종합 편성의 사회적 존재 이유가 설득력을 잃고 만다.따라서 편의적인 발상에서 마치 경마 중계하듯 언론에 실리는 주간 시청률 톱10 발표는 장르의 다양성을 전제로 하는 선의의 부문별 경쟁자료로 바뀌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사들은 msk가 제공하는 양적 시청률 자료를 액면 그대로 공개하기보다는 꼼꼼하게 심층의 흐름을 파악하는 재해석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예를 들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경우를 <표>에서 살펴보자. 먼저 정통다큐멘터리보다는 변형된 유사 다큐멘터리가 월등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mbc가 변형 다큐멘터리의 경향을 주도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는 모두 주시청시간대밖에 편성되어 있고, 외주 프로그램의 경우 제일 낮은 시청률을 보이며, 마지막으로 정규 편성에 비해 특별기획 형식의 프로그램이 많다는 구조적 특성을 알 수 있다.시청률 조사 및 공표가 더 이상 숫자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편집증적 방송문화를 조장하는 역기능으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시청률의 심층적 경향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다양한 프로그램 장르에 대한 질적 평가 및 개선방안에 관한 논의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다시 광고를 위한 방송이 아니라, 방송문화 그 자체의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contsm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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